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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믿음은 가장 큰 성장 에너지가 된다
가족의 긍정의 말 한마디의 힘
2014-03-26 01:57:49최종 업데이트 : 2014-03-26 01:57:49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지난 주말 동생네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갔다가 같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곧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만기라서 도시에서 계속 살지 외곽으로 나가 살지에 대한 고민을 말하면서 늘 돈보다는 가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나를 보고 동생과 올케는 참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거 같다며 희한한 사람 취급을 한다

지금도 불철주야 상업의 최전방에서 의류를 만들고 판매하며 하루에 잘 되는 날은 몇백만원의 매상을 올리는 동생네가 보기에 나는 가난한 이상주의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하지는 않는다
내가 하고 있는 품앗이 육아모임이나 독서모임, 책읽어주기 강의 등에 대한 일들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낌없이 지지해주고 인정해준다. 다만, 그것이 내 밥그릇 챙기기에 매우 부족해보여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
누나는 뭘 해도 잘 하고 살 거야."  
계속 너무 이상적으로 당장 해야 할 일이 뭔지 모르고 설치는 거 아니냐고 핀잔을 주던 남동생이 뜻밖의 긍정의 말을 던져주었다. 비록 당장 돈이 되는 일이 아닐지라도 분명 가치 있는 일이고 누구보다 누나를 믿고 누나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표현이었다

그 한마디 때문에 갑자기 기분이 으쓱해졌다. 남동생을 따라 계속 좀더 다른 돈 될 만한 일을 찾아보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도 '도시 살이'는 무조건 고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던 올케도 조용히 하던 이야기를 멈췄다

가족의 믿음은 가장 큰 성장 에너지가 된다_1
언제나 곁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줄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동생의 그 한마디로, 가족이 내 생각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준다는 것은 얼마나 큰 힘인지에 대해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글쓰기와 책읽기를 좋아하는 딸내미를 보며 언제나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 딸도 글 쓰는 거 좋아해요."라고 말해주는 아빠
아빠는 내가 27살이던 지난 십년 전에도 중국 어학연수에 다녀왔을 때도 힘들게 돈 벌어 다녀온 중국 어학연수인데 중국어 잊어버리는 아깝지 않느냐면서 주변에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에게 일부러 말을 걸거나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우리 딸과 중국어로 얘기하는 친구가 되어 보지 않겠냐고 중매쟁이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었다

"누나, 내가 00영화감독이랑 일하는 메인작가를 알게 됐는데 언제 누나 소개 시켜줄게!"
변변하게 글을 잘 쓰지는 않지만 늘 그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를 염두에 둔 남동생의 뜬금없는 전화에 웃음이 나면서도 하나뿐인 누나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는지 잘 아는 동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든든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당신 작가 되고 싶었어?"
남편은 남동생의 전화가 너무 쌩뚱맞은 게 아니냐는 듯 되물었다. 집에서 살림이나 잘해주고 아이들 케어만 잘하면서 간간히 기사 몇 편이나 써서 반찬값을 벌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은 내가 그런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다는 표정이다

아무렴 어떠하랴. 그래도 내 주변에는 여전히 나와 같은 관심사로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꿈을 그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물론, 남편도 간혹 그런 내가 못마땅하다고 하지만 그런 자리에 참석해야 해서 양해를 구하면 이유불문하고 두 아이를 홀로 기꺼이 봐주는 자상한 남편이다
너무 현실주의에 내 이상을 그저 과대망상쯤으로 치부하고 마는 남편이라고 서운해 할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나의 행복을 위해 잔소리를 섞을지언정 늘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주는 넓은 마음을 가진 남편이 있기에 나는 나로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나의 가족들은 암암리에 나의 장점을 인정해주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끊임없이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있다. 때때로 핀잔어린 걱정과 비수 같은 말들이 날아오기도 하지만 그 조차도 나를 사랑해서 하는 말들이기에 당시에는 서운해도 도리어 돌아서서는 나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족이 되어주는 것, 그리고 그 가족이 나를 잘 안다고 해서 가볍게 무시하지 않고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넌 무엇을 해도 잘 살 것이다."라고 긍정의 말로 고개 한번 끄덕이고 인정해주는 것은 살면서 무엇보다 큰 에너지이자 버팀목이 된다. 적어도 그런 나의 가족들에게 실망스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내 남은 삶을 남다르게 더욱 뜻있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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