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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여행기 '혼자 떠난 후쿠오카 배낭여행'
2014-03-26 13:24:10최종 업데이트 : 2014-03-26 13:24:10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주변사람들 걱정 속에 시작된 여행

한비야 만큼 용감한 대한민국 아줌마의 후쿠오카여행이 끝나고, 이제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려한다. 
아직 여행의 흥분이 남아 머릿속에는 하카타역의 화려한 야경과 그림 같은 긴린코 호수의 모습이 맴돈다. 

1월 23일, 항공사티켓을 덜컥 예약해버림으로 시작된 나의 첫 해외여행. 대한민국 밖으로는 한 번도 나가 본적이 없는 아줌마가 첫 해외여행을 혼자, 그것도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으로 계획하면서 나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항공사 할인 이벤트는 선착순 몇 명 식으로 하기 때문에 보는 즉시 예약하지 않으면 마감이 되어버려서 누군가와 상의를 하거나 동행자를 구할 수도 없이 예약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가족들의 격려로 본격적인 일본여행의 준비가 시작된다. 가장 먼저 여권을 만들고 호텔을 예약하고 후쿠오카에서 운행되고 있는 국내여행사의 투어버스도 예약을 한다. 인터넷의 도움을 받으며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통해 가 볼만한 곳과 교통편,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들까지 공부를 한다. 

일본어를 배워 본적도 없는 아줌마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여행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가족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일본을 몇 번 다녀 온 적이 있는 지인은 일본지하철의 복잡한 노선에 대해 걱정을 한다. 오히려 나는 태평하다. 가는 날까지 꿈에서조차 걱정 해 본적이 없다. 사람 사는 세상이야 어디나 똑같겠지 하는 무작정 샘솟는 자신감과 일본여행을 자주 가는 동료의 격려와 정보가 큰 힘이 된다. 

인천공항, 드디어 나도 떠난다

항공권을 예약하고 두 달 후인 3월 23일,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한다. 해외여행이 처음이니만큼 공항에서 필요한 모든 수속도 처음이라 동료에게 공부한대로 머릿속에 정리를 하면서 공항을 한번 둘러본다. 
먼저 여행자보험 가입과 휴대폰 로밍신청을 한 다음 항공사 카운터를 찾기 위해 지나가는 공항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참 검색을 하더니 알려준다. 워낙 넓은 곳이라 직원들도 검색을 해야 알 수 있을 정도니 혼자 힘으로 찾는다고 헤매고 다녔으면 어느 세월에 찾았을까 싶다. 

첫 해외여행기 '혼자 떠난 후쿠오카 배낭여행'_1
항공사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받는다
 
탑승권을 받고 가방은 수하물로 보내고 나니 몸도 가뿐, 마음도 가뿐하다. 누군가를 보내거나 마중하면서는 여러 번 와본 곳이지만 출구너머로는 한 번도 가본적이 없으니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이제는 나도 당당하게 신비의 세계로 들어 가본다. 
앞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서 출국심사까지 마치고 드디어 만나 본 곳은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진 듯 없는 게 없다. 이름만 들어도 주눅이 드는 명품매장부터 식당, 커피점등 이곳이 공항이 맞나 싶을 정도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잠시 들러 관람 할 수 있도록 작은 규모의 전시관도 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별 감흥이 없지만, 외국인들에게 짧은 시간 한국을 알리기에는 참 제격이다 싶은 대표적인 문화재가 소수 전시되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비행기들을 보면서 이곳이 공항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탑승권에 적힌 번호대로 출발게이트를 찾아간다. 

드디어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서

드디어 비행기에 오른다. 저가항공사라 좌석사이의 간격은 비좁은 편이다. 드디어 이륙, 짧은 거리의 여행이기 때문에 창가 쪽 좌석을 선택했는데, 비행기 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이 신비롭기만 하다. 
파란색과 흰색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하고 경계를 지으며 함께 하기도 한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기장의 설명으로는 고도 9천400피트, 시속 800km로 비행중이라고 했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비행기가 그대로 멈춰서 있는듯하다. 우습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정신없이 창밖세상을 구경하고 기내식으로 준 스낵 한 봉지와 주스 한잔 마시고 나니 벌써 후쿠오카에 도착했단다. 인천공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후쿠오카공항에서의 입국은 아주 많은 시간이 걸렸다. 
착륙을 기다리는 비행기가 많아서 내가 탄 비행기도 몇 분 동안 선회를 했기 때문에 탑승객이 몰린 이유도 있지만, 외국인과 일본인의 입국심사를 분리해 하면서 외국인의 경우는 지문날인과 얼굴사진까지 찍느라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니 어쩌겠는가. 

몇 겹으로 기다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말과 중국말을 사용한다.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고급스러운 공항의 느낌은 전혀 없고 어수선한 어느 여객터미널의 모습 같다. 비행기를 이용한 외국나들이가 그만큼 일반화 되었다는 뜻 일게다. 
후쿠오카공항은 국제선터미널에서 국내선터미널까지 셔틀버스로 이동 한 후, 그곳에서 시내로 가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되는데 미리 공부한대로 자동발매기에 동전을 넣고 티켓을 사는데, 화면에 한국어, 중국어, 영어를 선택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나 같은 초보자도 쉽게 표를 살 수 있다. 

하카다-다자이후-캐널시티 뚜벅이 여행

지하철 타는 방향이나 정차역도 한문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고 안내방송으로 나오는 단어들도 익숙해서 큰 어려움 없이 숙소가 있는 하카타역에 도착한다. 
호텔에 짐을 맡긴 후, 바로 다자이후로 이동한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40분 정도를 가야하는 곳이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텐만궁 이라는 신사가 유명한 곳이다. 학문의 신을 모신 곳인 만큼 수험생과 가족들이 와서 합격을 기원 하는 곳이다. 

내가 방문한날은 일요일로 휴일이어서 정말 많은 학생들이 합격을 기원하는 절을 하거나 우물물을 마시면서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신사입구에서 만난 몇 명의 젊은이들은 머리에 띠를 하나씩 두르고 기합소리도 요란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 요즘 문제가 된다는 극우파인가 싶어 살짝 긴장을 하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본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친해진 그들이 두르고 있는 띠에는 합격이라고 쓰여 있다. 

첫 해외여행기 '혼자 떠난 후쿠오카 배낭여행'_2
합격이라고 쓰여 있는 머리띠를 두른 일본 학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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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여행기 '혼자 떠난 후쿠오카 배낭여행'_3
물 마시는 방법이 설명과 함께 그림으로 그려져있다.
 
신사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은 상점들이 즐비한데, 우리나라의 유명한 절 입구와 비슷하다. 다만 건물양식과 파는 내용물들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이곳에서만 판다는 우메가와 모치라는게 있는데, 매화무늬가 새겨진 찹쌀떡으로 합격을 기원하며 먹는 떡이라고 한다. 
배가 고프던 차에 먹으니 맛있다. 내가 대학입시를 보던 고3시절, 그때만 해도 모찌라고 부르던 찹쌀떡을 후배들이 방앗간에서 한광주리를 만들어와 실컷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입시철이면 습관적으로 선물하는 찹쌀떡도 일제의 영향인가 싶어 씁쓸해진다. 

친절했던 일본인의 인상..재미있고 신났던 배낭여행

돌아 가는 길, 다시 몇 번씩 지하철을 갈아타고 긴 시간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지친다. 그래도 힘을 내서 출발한다. 후쿠오카의 유명한 쇼핑몰인 캐널시티를 가기 위해서는 하카타역까지 갔다가 다시 몇 정거장을 돌아와야만 한다. 
일본의 거리풍경도 볼 겸,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린 후 캐널시티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가기 전, 다운받아놓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가는 방향을 몇 번씩 물으며 캐널시티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유명한 하카타라멘을 먹고 이번에는 일본의 밤거리를 구경하며 다시 호텔까지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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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도움을 받은 번역기
 
일본인들은 듣던 대로 참 친절하고 상냥하다. 내가 못 알아듣는 것 같으면 직접 안내를 해준다. 결코 곱게만 볼 수 없는 일본이라는 나라, 하지만 한 사람 한사람 개인으로 만나면 미워 할 수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무서운 나라일까. 

처음으로 도전해 본 일본여행은 정말 재미있고 신났다. 묻고, 혼자 터득하면서 어딘가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내 나라를 벗어나서 또 다른 세상을 접해본 경험은 나의 시야를 넓혀주는 살아있는 공부인 것이다. 
이제 여행의 기억은 추억으로 곱게 간직하고 다시 주부로, 엄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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