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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내인생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서 성장하다
2014-02-25 16:31:40최종 업데이트 : 2014-02-25 16:31: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글쓰기 수업,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_1
글쓰기 수업,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_1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내인생의 글쓰기' 수업을 1년째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글쓰기 기초, 글쓰기 입문과 같은 내용으로 일반인들이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수업으로 시작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글쓰기 과정이 진행되고 1년가까이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가족과 같은, 인생 친구와 같은 관계가 열리고 있다. 수강생과 강사의 관계를 넘나들면서 친구같은 언니 동생같은 관계가 맺어졌다. 어떻게 배움을 얻는 수업이 깊은 인간 관계로까지 가능할까?

글을 쓸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나의 글이 어떻게 남들에게 보일까를 두려워한다.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다. 그래서 처음 온 사람들이 수업에서 무언가를 배우게 하기보다는 이 수업에 친숙함을 갖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과목보다 글쓰기는 심리적인 문제가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첫 시간부터 관계지향적인 수업으로 함께 알아가는 과정으로 내용을 진행한다. 자기소개 및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등의 테마로 이어진다. 주제는 다양하다. 

가족, 어린시절, 행복했던 기억, 좋아하는 취미생활, 글쓰는 이유, 요즘 관심사, 좋아하는 음식, 부모님에 대한 기억, 어릴 때 살았던 고향 이야기, 명절의 추억, 좋아하는 장소 등 일상적인 자신의 사소한 일부터 글을 쓰기보다는 '말'을 하게끔 한다. 그래서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얻고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게끔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감을 얻는 '말하기'는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크다. 

 '내 인생의 글쓰기' 종강파티 모습 

물론 수업 후 과제로 글쓰기 숙제가 이어진다. 주제를 주고 그것에 대해서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는 것. 글을 쓰면서 또 한 번 자신의 인생이 정리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수업 후기를 반드시 작성한다. 

수업후기는 그날 수업에서 있었던 모든 사건들을 정리하는 것인데 공부할 때 '복습효과'가 후기 쓰기에 있다. 다시금 머릿속에서 정리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했던 말, 행동 등을 곱씹어 보는 효과가 있다. 후기쓰기만으로도 글쓰기가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함께 수업이 끝나면 함께 밥을 먹고, 놀이를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날이 좋을 때는 광교산이나 인근 공원으로 소풍을 간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기보다는 삼삼오오 마음과 시간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 

글을 쓰는 것은 삶을 함께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밥을 먹는 식구 사이가 되니 마음이 열리고,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도 좋을 것 같은 심리상태가 되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놀랍다. 강사가 가르치는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스스로 변화하는 수업이 된다. 

글쓰기 수업,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_3
글쓰기 수업,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_3

한 학기 수업을 마친 후 항상  '문집'을 만들어 자신의 책 한 권을 만든다!!

4학기의 수업을 마친 후 종강파티를 했다. 종강날에는 한 학기의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진다. 자신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느낌, 소감, 아쉬운 점, 배운 점 등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후회와 만족이 교차하면서 다음번에 어떻게 글을 쓰고 싶은지를 이야기한다. 계속 수강을 하면서 글을 쓰는 분들도 있고, 한 학기 수업으로 그만두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자기 인생에서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갖게 되는 것으로도 만족한다. 

종강파티 때는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음식을 한 가지씩 내 놓고, 풍성한 먹거리와 함께 칭찬들이 이어진다. 음식을 잘 못하시는 분들은 과일이나 과자, 막걸리, 음료수를 들고 오기도 한다. 아니면 그냥 맨 손으로 와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면서 친밀감이 더해지고, 그날의 추억이 쌓인다. 글은 이렇게 추억과 함께 쓸 거리가 있어야 생각이 열리게 된다. 

수업과 함께   서로 음식을 나누면서 정을 더한다

1년동안의 '내인생의 글쓰기' 수업이 끝났다. 2014년 3월부터는 새로운 학기, 새로운 분들과 또다시 글쓰기 수업이 이어진다.  강사인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수업, 오히려 수업료를 지불하고 내가 배우는 것 같은 인생 수업이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고, 남은 인생 무언가를 시도할 동기부여를 얻게 된다면 그것만으로 족하다. 더불어 수업에 오신 분들과 또 하나의 가족, 또 하나의 인생 친구가 되는 것. 그래서 삶이 덜 외롭고 의지할 누군가가 생기는 것은 덤으로 얻는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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