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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대한민국의 아줌마
혼자 떠나는 후쿠오카여행
2014-02-15 00:36:01최종 업데이트 : 2014-02-15 00:36:01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퇴근 후, 저녁시간. 큰길에서 버스를 내려 도청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오른다. 살짝 호흡이 가빠오지만 기분만큼은 날아갈 듯 가볍다. 여권을 찾기 위해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경기도청 언제나 민원실을 방문하는 길이다.

나는 용감한 대한민국의 아줌마_1
생애 처음 가져보는 여권

내 나이 내년이면 50. 40대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처음 가져 보는 나의 여권이다. 얼마 전, 일본 후쿠오카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면서부터 나의 첫 해외여행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촌스러운 아줌마가, 처음 나가는 외국여행을 겁도 없이 자유여행으로 계획하며 비행기 티켓부터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티켓 예약 후,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면서 말을 꺼냈는데 남편도 흔쾌히 다녀오라고 하며, 아이들은 우리엄마 대단하다며 오히려 부러워한다. 이번 여행은 갑자기 결정 된 것이지만 그동안 늘 여행을 해보고 싶어 하던 나의 소망을 아는 터라 혼자만의 여행을 이해해주는 가족들이 고맙다. 

동생이 몇 년 동안 외국에 살면서 한번 다녀가라고 했을 때도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의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서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지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하고 나면 또 금방 익숙 해지나보다.

처음으로 아이들을 떼어 놓고 우리 부부만의 여행을 갔을 때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여행기간 내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일부러 떼어놓고 간 것은 아니었고 아이들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음에도 말이다. 그랬는데 이후로는 아이들 없는 여행도 곧잘 다니고는 한다. 

부부 둘만의 여행은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쉽게 떠날 수 있으며 여행 중에도 먹는 것, 잠 자는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국내여행이야 1박 2일정도로도 가볍게 다녀 올수 있지만 외국여행은 오고 가는 시간 때문에 조금 더 길게 잡아야하기 때문에 남편과도 일정이 맞질 않아 아예 접어두고만 있었던 소망이다. 

가끔 저렴하게 나오는 항공사티켓을 보면서 혼자라도 가볼까 하는 생각은 간절했지만 한 번도 해외엘 나가본 경험이 없어 두려운 마음도 생기고 무엇보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의 여행이 나를 망설이게 하고는 했다. 

그럼에도 여행사를 통한 여행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이유는 주위에 있는 직장동료의 영향 때문이었으리라. 30대 중반의 싱글인 동료는 혼자만의 자유여행을 자주 다닌다. 항공사티켓도 반짝세일 처럼 잠깐씩 저렴한 금액으로 판매 할 때가 있는데 그때 예약을 하면 저렴한 경비로도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은 국내여행만큼 자주 가는 편이며 멀리 유럽여행도 혼자 다녀오는 멋진 친구다. 동료의 말에 의하면 일본은 굳이 일본어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한국어 안내표지판도 잘되어 있으며, 치안도 안심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되어있기 때문에 혼자 여행 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평소에 혼자 다니며 여행 하는걸 즐기는 편인 나도, 동료덕분에 혼자만의 외국여행을 꿈꾸며 계획해보기 시작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지만, 혼자 하는 여행의 장점도 한참 열거해야할 정도로 많다.
무엇보다 내가 관심 있는 것들을 마음대로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 싶은걸 보고 있노라면 몸이 피곤하고 힘든 것도 모른다. 몸이 힘든 것보다 정신적인 즐거움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나의 첫 해외여행을 혼자만의 자유여행으로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모든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저마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주면서도 참 대책 없는 아줌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히려 당사자인 나는 태평스럽다. 
외국에서의 가장 큰 문제인 언어는 그 나라 말을 못해도 손짓, 발짓, 눈짓으로 소통 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물론 조금 답답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대책 없는 용감함으로 시작한 여행의 준비가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 

나는 용감한 대한민국의 아줌마_2
후쿠오카 호텔 예약확인증

항공권예약과 함께 여권을 만들었으며, 여행기간동안 묵게 될 호텔예약까지 마쳤다. 후쿠오카에서의 일정도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자료를 통해 내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정해 놓았다. 아줌마는 용감하다. 용감하고 씩씩한 대한민국 아줌마의 첫 해외여행을 위한 준비는 오늘도 하나하나 진행 중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처럼 나 또한 오늘을 알차고 보람되게 살 것이다. 도전 하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내가 꿈꾸는 것들을 위해 나아가는 데는 나이도 두려움도 모두 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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