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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아내의 화려한 귀환
2014-02-23 10:18:18최종 업데이트 : 2014-02-23 10:18:18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소치 동계스포츠에서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벤쿠버에 이어 연속 금메달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객관적 실력면에서 뛰어나다. 그러나 심판들의 판정은 아쉽게도 은메달에 머물게 하였다. 이제 연아 키드들이 선배의 꿈을 이루어주리라.

피겨계에 연아가 있다면 우리집에는 아내가 있다. 헉, 이게 무슨 말일까? 교사 아내의 화려한 귀환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교사에서 교감이 된다는 것, 보통 노력 갖고는 이루기 어렵다. 쉼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때론 개인의 행복을 잠시 접기도 한다. 도대체 승진이 뭐길래!

아내와 결혼한 지 24년째다. 그 동안 거주지 가까이에서 교편을 잡았다. 자녀 교육도 있고하여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없었던 것. 그러다보니 승진이 멀어져간다. 근평을 잘 받아도 다른 가산점이 없으면 승진이 어렵다. 도시에서 학교운영의 핵심부장이면 무엇하나?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교사 아내의 화려한 귀환_1
"와, 운전석만 빼놓고 짐이 가득하네!" 자취생활을 하던 아내의 짐이 도착하였다.

4년전 농촌학교로 떠났다. 이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는 남편이다. 아내도 통근하느라 육체적으로 피로하다. 통근 거리가 60km가 넘으니 유류비와 고속도로비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승진이라는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감내를 해야 한다. 남편도 기꺼이 동참해야 한다.

아내는 근평 때문에 학교를 한 차례 더 옮겼다. 승진을 하려면 가산점과 근평을 동시에 챙겨야 한다. 교직원 숙소에 기거하면서 학교 일에 전담하니 학교로서는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의 배려로 주말부부 대신에 주중 주말부부가 되었다.

주말부부 좋은 점도 있지만 남편으로서는 불편한 점이 더 많다. 우선 아침과 저녁 해결이 어렵다. 월요일 아침밥이 여러 날 간다. 먹던 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 먹다보니 식단이 변함이 없다. 자연 매식에 의존하다 보니 영양 상태가 부실해 진다. 남편이 요리를 배워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체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아파트 8층 계단을 오르면서 뱃살이 얇아졌다고 자랑을 했지마는 실상은 영양부실이 아닐까?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흰머리가 희끗희끗하여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은 아내의 사랑이 부족한 것이 원인은 아닐까? 몸무게가 3kg 줄어든 것은 다이어트 효과가 아니다.

처음엔 자유가 좋았지만 '아내의 구속'이 그리워진다. 어느 때는 한용운의 시를 중얼거려 보기도 한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하다 하지만은 나는 복종을 좋아해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객지 근무생활 4년을 하던 아내가 화려한 귀환을 했다. 상위 자격연수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내신을 하여 집 가까이 발령을 받았다. 승용차로 10분이면 학교 도착이다. 이제 아침과 저녁, 메뉴를 바꾸어 가며 방금 요리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 그게 바로 남편의 작은 행복이다. 아내도 남편이 잘 먹고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행복 아닐까?

얼마 전 아내가 교직원 숙소에 있는 짐을 한 차 가득 싣고 왔다. 짐이 얼마나 많은지 조수석, 뒷좌석, 트렁크에 짐이 가득하다. 아내 말로는 자동차가 펑크가 날까 보아 조심조심 서행했다는 것이다. 하기사 2년 6개월 동안 함께 했던 것이니 그럴만도 하다. 짐을 아파트 거실로 옮기니 새로 이사 온 집 같다.

아내의 귀환을 환영한다. 이제 따듯한 잔소리도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아내와의 대화가 아닐까? 가정일이나 직장일, 혼자서 결정하는 것보다 아내와 의논하면 좋은 결정이 된다. 우리네 인생, 더불어 사는 것이 삶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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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아내, 맞벌이, 부부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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