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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농사지은 것들로 식당 영업을 한다니
고색동 토박이 식당에서 건강한 밥 한 끼를 먹다
2014-02-14 09:56:35최종 업데이트 : 2014-02-14 09:56: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하마터만 지나칠 뻔했다. 고색동에 위치한 35년된 일반 백반집이다. 고색초교 네거리 산업단지 초입에 있는 허름하기도 하고, 별스럽지 않아 보이는 그냥 오래된 동네 식당 같은 분위기다. 테이블도 5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밥집이다. 이곳에서는 특별한 밥상 한 그릇을 6천원에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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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째 한 자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색동 토박이 주인 할머니

시골백반 6천원, 그 속에 얼마나 특별한 반찬들이 있을까? 이곳에서 제공하는 모든 반찬과 쌀, 고기, 김치는 주인장 할아버지 혹은 그 아들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것들이다. 거기다가 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 류는 할머니가 직접 요리한 것이다. 아주 토속적인 반찬, 시골 장아찌 류의 한 상 가득한 밥상으로 온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이곳의 정겨운 풍경 중 하나는 할아버지가 직접 농사 지으신 농산물을 봉지로 묶어서 팔고 있는 코너이다. 정직하게 농약 치지 않은 유기 농산물을 자신이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재배한다. 이를 소비자들에게도 소량씩 판매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 나가는 손님들이 한 봉지씩 나물류나 곡류를 사기도 한다. 가격은 시중 중국산에 비하면 비싸겠지만, 어찌 내 몸에 나쁜 재료로 만든 먹거리를 넣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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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농사지은 것들로만 식당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의 모든 상호 및 메뉴판 등은 할머니가 직접 종이에 글씨를 쓴 것이라서 더욱 인상적이다. 할머니의 정겨운 손 글씨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아내며, 어떤 음식을 우리가 먹는 것인지 정보를 알게 된다. 어떤 농부가 만든 것인지, 어떻게 재배된 농산물인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밥상을 받기 전부터 마음이 푸근해진다. 

고색동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왔다는 할머니는 태어나서 지금껏 고색동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자리에서 35년째 장사하고, 대부분 일가 친척들이 이곳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그만큼 믿을 수 있는 먹거리라고 자부할 수 있는 곳이다. 멋들어지고 유명한 맛집은 아니지만, 내 식구들 먹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성으로 만든 반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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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모두 손수 글을 적어서 상품설명을 해 놓은 모습이 정겹다, 할아버지가 직접 농사지은 것들이라 한다

한 상에 가득 차려진 반찬들은 20가지가 넘는 장아찌류다. 직접 할머니가 담그신 것이라고 한다. 민들레, 감잎, 깻잎, 고들배기, 매실, 명이잎, 호박잎 등등 이름도 다 알 수 없는 야채들이다. 일일이 갈무리 하여 마음을 듬뿍 담아 장아찌를 만든 것이기에 하나라도 버릴 수가 없었다. 
결국 남은 반찬들을 모두 싸 왔다. 그만큼 할머니의 손길과 사랑이 담겨있는 밥상이라고 느껴진다. 청국장과 콩비지도 진하고 구수했다. 재료 본연의, 당연히 조미료를 하나 첨가하지 않은 건강한 밥상이다. 

"이거 내가 만든 들깨강정이야. 이거 하나 먹으면 오메가3 영양제 안 먹어도 돼, 하루에 하나씩 먹어봐!" 하면서 한움큼 또 가져다 주신다. 인심도 넉넉한 주인장 할머니. 얼마나 먹는 것이 소중한지, 내가 하루하루 배를 채우는 밥상이 다른 약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다.
할머니의 손맛, 시간이 만들어낸 정성스러운 밥상을 기대하고 싶을 때는 이곳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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