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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방송은 어렵고 힘든일이야
2014년엔 수원 하모니 기타 앙상블 동아리의 봉사활동을 원하는 단체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2014-01-25 13:38:14최종 업데이트 : 2014-01-25 13:38:14 작성자 : 시민기자   이경
"수원방송에서 동아리 연습시간 촬영 나옵니다."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12시. 수원시 가족 여성회관 201호는 10명의 동아리 회원들이 평소대로 연습중이다. 한 시간 먼저 나와 점심을 함께 먹고 여유롭게 방송 관계자를 기다렸다. 그동안 공연을 많이 해 온 담력 때문인지 방송 촬영인데도 불구하고 평온함 뿐이다.

역시 방송은 어렵고 힘든일이야_1
수원 하모니 기타 앙상블 단원과 민병석 선생님
약속된 시간에 맞춰 수원방송 최병희님이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젊은 청년이 혼자 넉살좋게 다가와 이런저런 방송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다.
수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들을 찾아 방송으로 홍보해주는 프로그램이란다.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해도 좋다는 표현을 여러 번 해준다. 약 8분정도로 짧은 영상이지만 여러 가지 모습을 담으려면 두 시간 이상 촬영을 해야 하고, 인터뷰도 있을 거란 예고도 한다. 막상 시간이 되자 몇몇은 부담스런 눈빛이다. 
서로 인터뷰를 못하겠다는 거절로 소란스럽다. 

"기타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가족들이 엄마가 기타 치는 걸 어떻게 보죠?"
"동아리 활동하면서 좋은 점은 뭐예요?"
"수원 하모니 기타 앙상블을 소개해 보세요."

평소 쉬는 시간에 주고받은 이야기로도 충분한  질문이다. 카메라만 없었으면 누구라도 술술 말문이 터질 준비된 사람들이다. 긴장했나보다. 인터뷰는 두 번씩 반복되었고 웃음도 여러 번 터져 나왔다. 
매주 동아리 연습 시간 가장 소란스럽던 난 방송체질이 아니라고 뒤로 빠지길 여러 번이었다. 오늘 막내 역할은 최악이 되었다. 

여성회관 교육 팀장님이 오시고 방송을 위한 관람객이 들어섰다. 급하게 마련된 갤러리 무대에서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6월 2회 정기공연을 위해 연습중인 '겨울 2악장 라르고'를 먼저 선생님의 지휘에 맞춰 들려주었다. 아직 완성된 곡이 아니라 여기저기 낯선 음들이 튀어나오고 박자도 맞지 않자 선생님은 당황하셨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공연 때마다 즐겨 부른 '베사메 무초'와 '언덕에 올라'를 불렀다. 앵콜 곡으로 '울릉도 트위스트' 까지 부르고 무대는 정리되었다. 급조된 관람객의 열띤 호응이 있었기에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예상했던 2시간이 지나며 동아리 식구들 모두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10분도 되지 않는 방송분량을 위해 아직 1시간을 더 촬영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누군가 짜증 섞인 표현이 나올법한데 아무도 말이 없다. 역시 방송은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애써 에둘러 말해본다. 
"편집이나 잘해주세요. 다른 동아리보다 더 길게 방송해주세요~"
애교 많은 김예란 언니의 말에 모두 한바탕 웃어본다. 수원에서 오래 살아 아는 사람이 많은 언니는 방송 후를 걱정했었다. 동아리를 위해 이도저도 다 포기했나보다. 체념한 듯 촬영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언니 바람대로 좋은 영상만을 기대해본다.

역시 방송은 어렵고 힘든일이야_2
수원방송 최병희님과 함께
3시 30분쯤 최병희님이 촬영을 마치고 돌아갔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커피와 점심먹거리로 준비된 김밥을 대접했는데 부족하지 않았나 뒤늦은 걱정을 했다. 촬영 분량을 편집하느라 고생할 텐데 과일을 더 챙겨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카메라맨이 돌아가자 동아리 분위기가 평소대로 시끌벅적 해졌다. 여기저기 말문이 터지기 시작해서 인터뷰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한보따리 쏟아졌다. 

"엄마랑 아들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대화가 통해서 좋아요"
"가족간에 대화거리가 풍성해지고 예술을 논할 수 있어서 인생이 조금 럭셔리해지는 느낌!"
아들과 함께 기타를 치는 어윤선 언니의 답변이다. 

"일주일에 두 번 3시간씩 모여 연습하고 웃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혼자 있어도 노래할 수 있고 둘만 모여도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지죠.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한마디도 못하고 머리 아프기만 했던 나의 뒤늦은 인터뷰이다. 하지만  다시 기회가 와도 못할것 같다.

오늘의 영상은 수원방송에서 2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방송된다. 월~금 오전 9시 수 목 금 저녁 6시 토 일 오후 4시 30분.
e수원뉴스의 기사에 이어 수원방송의 영상도 동아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 같다. 2014년엔 수원 하모니 기타 앙상블 동아리의 봉사활동을 원하는 단체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수원시 가족 여성회관 수원하모니기타앙상블 수원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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