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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
2013-06-04 09:37:55최종 업데이트 : 2013-06-04 09:37: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2012년 6월 9일, 남수문 지동교 위에선 9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남수문 복원기념을 위한 '정조의 숨결 화성을 잇다'란 부제로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남수문은 정조대부터 남북으로 가르는 수원천의 수문으로서 북쪽의 화홍문과 함께 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수원의 상징으로 남아있었다.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1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1

그러나 1846년과 1922년 대홍수로 2차례나 유실의 아픔을 겪으면서 일제시대를 거쳐 완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후, 1997년 수원화성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남수문 복원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에 힘입어 드디어 이날 90년 만에 복원이라는 명예를 부여받게 되었다.

남수문 복원 1년에 즈음하여 지난 주말, 수원천변을 따라 걸어보았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환상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나의 곁을 지나치는 이름 모를 사람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현재 나의 역사와 지나간 역사를 되새기며 미래의 수원을 그려보기도 했다. 결론은 이렇다. 현재 '수원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보다 좋은 순 없다'라고.

남수문의 위용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2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2

복원 후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불평 아닌 불평들이 쏟아졌다. 90여 년 만에 위용을 드러냈다고 하기에는 너무 멋스럽지 못하다고.
두 차례나 유실된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기존의 모습에다가 별도로 수로박스 등을 만들고 애쓴 공력이 보이지만 외벽처리 돌들이 너무 인위적이라 정조대 위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남수문의 원래 위치는 버드내(수원천)를 타고 화홍문을 지나(750보) 곧장 내려온 지점이다. 옛날 남수문 밖에는 작은 산이 하나 있어 거북산이라 불렸다. 그래서 버드내 상류 용연(방화수류정)에선 용이 살고 있고, 하류엔 거북이 살고 있다 하여 수원은 용과 거북의 보호아래 사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개발로 인해 그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구천동(남문) 인근에 거북산당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남수문 복원은 실로 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그러니 남수문이 현대의 과학적인 공법으로 지어진 연유로 다소 멋이 없더라도 지켜볼 일이다. 원래 흰색의 돌이 비바람을 맞으며 세월이 흘러야 누런빛을 띄듯 복원에 있어서 문화재보존원칙에 어긋나지 않았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들여다볼 일이다. 구간수문이 지닌 의미와 더불어 화성축성의 이념까지 생각하면서.

생태하천으로 각광받는 수원천

남수문 복원과 함께 2009년부터 진행된 수원천 복원사업.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생태환경조성이란 미션아래 진행된 수원천 복원사업은 매교~지동교 (총789m)구간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을 모두 걷어버렸다. 복원된 수원천에는 지동교, 구천교, 매교, 수원교 등 차량 통행용 교량과 지동시장교, 영동시장교, 구천보도교 등 보행용 교량이 함께 건설되고 하천 양쪽으론 산책로로 조성되었다.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3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3

서울의 청계천과는 달리 수질개선에 힘쓰면서 초록습지, 생태정원, 풍경마당, 치유의 길, 기억의 정원, 아트 월 등 조경사업도 함께 조성됨으로서 수원시민들의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원의 중심을 관통하는 수변로이다보니 수원시청 인근사람들은 물론 세류동· 연무동 시민들까지 수원천변을 따라 남문 시장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엄청 많아졌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느긋하게 걷는 맛이 적이 즐거워 '수변로의 매력'에 빠져 든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확산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담쟁이 넝쿨식물과 수초들 사이로 유영하는 청둥오리도 보고 자동차 오염냄새도 없으니 기쁨이 충만할 수밖에.

또 다른 관광명소로 태어나

남수문 복원과 함께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수원천은 수원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이즈음 수변로를 걷노라면 진정한 아름다움에 취함은 물론이요 수원화성의 철학을 담은 옷을 입고 걷는 듯 행복하다. 친환경적인 분위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4
남수문 복원 1년 후, 수원천변을 걸으니_4

짙은 녹음은 눈을 맑게 한다. 천변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은 느림을 가르친다. 늘 흥분과 성냄으로 살았던 시간은 잠시 멈추라고 이름 모를 꽃들이 손짓한다. 바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흙을 밟으며 여유를 가지라고 속삭인다. 느림의 미학을 가르치는 수원천의 속살들이다. 오늘 퇴근 후 혹은 일부러라도 수원천변을 걸어보시라. 구간은 상관없이 태양이 저무는 시간이면 더더욱 멋지다. 수원의 또 다른 명소로 떠오른 수원천변으로 나가 남수문의 운치도 느껴보자. 복원 딱 1년째 되는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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