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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다
2013-04-28 06:39:17최종 업데이트 : 2013-04-28 06:39:1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대부분 초등학생들중에 특히 남 아이들을 보면, 축구공을 잘 가지고 논다. 어릴때부터 성별에 따라 이미 노는 방식이 달라져버리기 때문에, 여자보단 남자가 좀 더 과격하게 노는 것 같기도 하다. 축구공이며 농구공이며 밖에 가지고 나와서 쉴새 없이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꼭 어릴 때 내 남동생을 보는 것만 같았다. 

어릴 때 한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그 당시 아파아파트 옆에 바로 놀이터가 있었다. 그래서 아파트 측면 벽에 그렇게도 많은 축구공 자국들이 찍혔었는데, 나중에는 아이들이 공을 너무 벽에 차대니까, 경고조치 차원에서 벽보까지 붙여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 외 아파트 내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1층 유리창이 깨지고 한 적도 몇 번 목격했다. 한마디로 어린 아이들이 애교수준의 시설물파괴를 해 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도 별 반 다른 것 같진 않은 것 같다고 느낀 것이 어제의 일이었다. 슈퍼를 가려면 통과를 해야만 하는 길이 있고, 그 곳에는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부르며 지나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축구공 하나가 나에게 날아왔다. 너무 놀라서 진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하늘에서 공 하나가 나를 향해 돌진을 했기 때문에 하마터면 정통으로 나의 머리에 맞을뻔 했는데, 아주 가까스로 나를 피해 튕겨져 나가는 축구공이었다. 어?어! 아이들의 소리는 지나가는 행인이 축구공을 맞을까봐 한 걱정의 소리가 아닌 자신들이 갖고 놀던 축구공의 이탈로 걱정의 소리였다. 
그나마 나는 축구공에 맞지는 않았으니까, 아이들에게 뭐라고 따질 이유는 없었다. 잠시 놀란 가슴을 가라 앉히고 다시 가던 길을 가는데, 무리 중에 한 놈이 축구공을 다시 가지고 와서는 아파트에 대고 차는 걸 목격했다.

딱 어릴 때 내 남동생이 아파트 측면 벽에다가 축구공을 차던 모습과 일치했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공을 찼으면, 무슨 파이프 관 같은 곳에 칠해진 페인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었다. 
그게 가스관인지 아님 밖으로 설치된 배수로인지 확인 할 길은 없었지만, 중요한건 시간의 지남에 따라 노후도 한 몫을 했지만, 외부에서 물리적인 압력을 받아서인지 여기 저기 페인트 칠이 벗겨진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다_1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다_1

주변에 딱히 축구공을 갖고 놀만한 넓은 운동장이 없어서 아이들이 아파트 주변에서 놀다보니 생기는 현상 같았다.
뭔가 유난스럽고 정신없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남자 아이들이다 보니 저리 과격하게 노는데, 그런 시설물들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나마 학교 운동장이 그 역할 수행을 하는 편이지만, 어제와 같은 주말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차원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곳이 많아서, 어쩌면 아이들이 맘 놓고 편하게 운동하며 놀 수 있는 곳이 현실적으로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최후로 결정하는 장소가 아파트 공터이고, 아니면 지나가는 길목인 것 같다.

놀이터가 소규모로 있지만, 여기에선 운동을 할 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렇게 공을 차대며 해맑게 놀고 있던 아이들은 내가 슈퍼에서 장을 보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놀고 있었다. 
그 옆을 지나가는데 이제는 무섭기까지 해서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면서 그 길을 지나가다가 한 아이한테,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목에서는 이렇게 축구공으로 놀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네~!라고 대답은 잘 했다. 오직 대답만 잘하고 다시 공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애들은 애들이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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