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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 모인 저녁식사, 일주일에 몇번 하세요?
점점 개인시 되어 가는 가족 구성원
2013-04-23 21:27:54최종 업데이트 : 2013-04-23 21:27:5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된지는 이미 오래전이고, 가족 수가 평균 4명인 가정에서 서로가 한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게 되는 횟수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마 온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심을 제외한 아침이나 저녁시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고, 출근을 위해 바삐 서두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건너 뛸 수밖에 없다.

그저 일찍 일어나서 여유롭게 출근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혼자 우두커니 식탁에 앉아서 아침 식사를 할 뿐이다. 우리 집도 일찍 기상 하시는 아빠만 아침 식사를 하시고, 엄마는 학교를 가는 동생을 챙기느라, 또 자기 자신도 출근을 하랴 바쁘기 때문에 식탁에 앉을 시간조차 없으시다. 

그렇게 각자 하루 일과가 시작되고, 점심은 회사나 학교에서 해결하게 된다. 저녁에 오붓하게 몇 안 되는 가족끼리 모여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 나누며, 식사를 기다려 보지만, 저마다 이유들이 있어서 같이 먹는 날이 일주일에 2번이면 많은 것이고 보통 하루 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저번 주는 모두 모여 저녁식사를 한 적이 없다. 아버지의 회식이 3일 있었고, 엄마의 회식이 하루, 그리고 동생이 시험기간이라 학원에서 10시에 끝나기 때문에, 나 혼자 먹었던 적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다.

한 집에 살아도 이렇게 밥 먹기가 힘든 것인지 모르겠다. 가족 간의 대화는 참으로 중요한데, 이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장 쉽게 되는 곳이 바로 '밥상머리' 앞인데 밥상머리 앞에서 가족들을 대한지 오래 됐다.

가족 모두 모인 저녁식사, 일주일에 몇번 하세요?_1
가족 모두 모인 저녁식사, 일주일에 몇번 하세요?_1

오늘도 혼자 먹겠구나 싶어서, 라면 한 봉지를 꺼내서 물을 끓이고 있던 차에,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 수진아, 아빤데 오늘 저녁에 닭갈비 먹으러 갈까?" 

점심때만 해도 아무 말 없으셨던 아버지가 이런 연락을 하시다니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있으셨나?, 나는 개인적으로 닭갈비 킬러라서 당연히 바로 yes라고 답했지만, 그 외 가족들의 스케줄이 문제였다. " 엄마는? 동생은?." 요즘에는 카톡이라고 하는 휴대폰 메신저를 잘 쓰기 때문에, 아빠가 벌써 가족들한테 전체 카톡을 보낸 뒤였고, 모두 yes라는 승낙을 받았다고 했다. 

부모님은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맞벌이를 하셨다. 그래서 특히나 가족 외식이란 건 우리가족에게 드문 일이었다. 생일 같은 것도 특별히 챙기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넘어 갈 때도 많았다. 지금 생각 해 보면, 가족 외식을 한 적이 '졸업식' 말고는 기억이 잘 안 난다. 가끔 하긴 했지만, 너무 가끔 해서 기억이 안나는 것을 보면,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요즘 어느 가정에서나 각자 가족 구성원들이 바삐 살아가기 때문에,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힘들 것이라고 예측 해 본다.

나는 아주 오랜만의 외식에 콧노래를 부르며 닭갈비집을 가서 아주 마음껏 먹었다. 행복이란 것이 별거 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체가 행복인 것 같다. 

그렇게 저녁 외식 자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도중에 막내가 권유를 했다. 이렇게 기분 좋은 날 사진 한 장 남기자며, 모두 브이를 하자고,, 그래서 닭갈비를 먹다 말고 수저를 놓은 뒤에 모두 손으로 브이를 그렸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계속 브이는 안하시고, 웬 삼지창을 손가락으로 만드시는 것인지... 

막내가 " 아빠 삼지창 말고, 브이! 브이 있잖아. 사진 찍을 때 하는 브이!." 하지만 소주가 약간 들어가신 아버지는 브이도 좋고, 삼지창도 좋다 시면서 아무렴 어떠냐고 하셨다. 

아버지도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았다. 옆 테이블에서 저 사람들 지금 밥 먹다 말고 뭐 하는 거지? 라고 이상하게 쳐다봐도 좋다. 행복했던 순간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서 우리는 인증 샷을 남겼다. 각자 많이 바쁘더라도, 아주 가끔씩은 가족을 위해서 저녁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노력쯤은 조금씩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럴수록 가족의 유대감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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