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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
2013-04-22 17:42:49최종 업데이트 : 2013-04-22 17:42:49 작성자 : 시민기자   차미정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1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1

이상기온으로 목련과 개나리, 진달래에 벚꽃까지 한꺼번에 꽃을 피워 올해는 벚꽃축제에 별로 볼 것이 없겠구나 하고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열린 '2013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에 가보니 그런 염려가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가지마다 늘어지게 열린 벚꽃은 볕을 받아 하얀 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 벚꽃을 구경하느라 삼삼오오 짝을지어 나온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꽃을 들여다보며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해마다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축제가 열리는 경기도청을 찾았지만, 올해처럼 평일 낮 시간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1박 2일'때문이 아닐까?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은지 온 김에 수원 화성도 보고가자며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를 먼저 갈까 의견을 교환하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어딘가 음악소리가 들려 찾아가 보니 무대에서 아름미소팀의 통기타 공연이 한참이다. 객석에는 어르신들이 박자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겹게 무대를 즐기고 계신다. 무대 옆으로는 경기도 각 지자체를 대표하는 특산품 판매 부스가 있어, 화분을 구경하고, 장애인 생산품을 살펴보느라 여념이 없다. 

튤립 정원에서는 서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방송촬영 및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들,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고, 가족끼리 혹은 연인들이 모두 나와 축제의 생동감을 즐기고 있다. 단둘이 손을 잡고 나온 연인들은 서로의 머리에 꽃을 꽂아주며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 도청으로 유모차를 끌고 꽃구경을 나왔다는 세 식구의 단란한 모습, 축제도 보고 운동도 할 겸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는 사이클 동호회 회원 등 꽃 구경하랴 사람 구경하랴 정신이 없다.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2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2

이후 팔달산으로 이어진 벚꽃의 행렬을 따라 계속 걸어가 보았다.
축제가 열리는 경기도청 뿐만 아니라 이 곳 팔달산의 벚꽃도 장관이다. 도청 인근만이 아니라 팔달산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된 것 같다. 거리를 가득메인 사람들의 행렬과 뽀얗게 빛을 뿜어대는 벚꽃이 뒤섞여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굳이 진해나 여의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집 근처에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힐링이 따로 없었다.

돌아오는 길, 일찍이 혼잡을 피해 화성행궁에 주차해 두었던 차를 가지고 나와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팔달산 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집으로 가려면 그 쪽이 빠른 길이라 습관적으로 방향을 그렇게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팔달산 일주도로쪽은 통제하지 않으니 그냥저냥 지나갈 수 있을게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 

로데오거리에서 팔달산 쪽으로 향하는 길이 뚫려 있기에 생각 없이 올라갔더니 팔달산 일주도로쪽이 꽉 막혀있었다. 이젠 되돌아 갈 수도 없었다. 불법 주차한 차량들과 이제 불법주차를 하려고 길을 막고 있는 차들, 그리고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과 유모차, 자전거가 한 데 뒤섞여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었다. 

'견인지역'이라는 도로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좁은 도로 양방향으로 차가 주차되어 있어 겨우 차량한대 정도 지나갈까말까한 공간만 남아있었다. 그 공간으로 지나가는 차와 꽃을 구경나온 사람, 그리고 유모차와 자전거가 서로 불평하며 먼저 가려고 하고 있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막히더라도 장안문쪽으로 돌아가는 건데...!'이미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차라리 팔달산 아래쪽부터 통제를 했더라면 이렇게 복잡하지는 않았을 텐데...'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되돌릴 수가 없으니 그냥 차량의 행렬을 따라 느릿느릿 갈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힘들다고... 이거 웬만하면 걸어오지 뭐 이런 데까지 차를 끌고 와!!"
"그러게 젊은 사람들이 좀 걸어 다녀요. 복잡한데 차 끌고 오지 말고..."
"아유~ 복잡해 죽겠네. 안 그래도 사람 많은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원망 섞인 말을 들으며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특정구간에서는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었다. 불법 주차한 차량과 벚꽃축제를 노리고 장사진을 치고 있는 노점상으로 인해 나의 작은 차 마티즈조차 지나갈 '각'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 이거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난감했다. 상황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더욱 더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냈고, 어쩌다 겨우 한 사람정도 지나갈 틈이 생기자 차 앞으로 우르르 몰려 아예 차를 사람들이 둘러싸 버렸다.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3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3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4
경기도민 한마음 벚꽃축제, 불법주차심각_4

'이러려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
어쩔 수없이 창문을 열어 머리를 굽실거려가며 중앙도서관에서 좌회전을 하여 도로를 빠져나왔다.

휴...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시계를 보니 화성행궁주차장에서 팔달구보건소쪽으로 나오는데 평소 5분이면 왔을 길을 무려 40분이나 걸려서 왔다. 다른 축제와 다르게 꽃 축제는 '보는 축제, 걸으면서 감상하는 축제'이다.

다른 말로 '걸으며 감상할 공간'이 확보된 축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벚꽃나무 아래 주차된 차를 보고 즐거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꽃나무를 따라 줄지어 주차된 차를 보려고 이곳까지 찾아온 것은 아닐 것이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꽃 축제는 꽃을 보기 편안하고, 꽃이 잘 보여야 하는 것. 그게 기본 아닌가? 그리고 대중교통이용이라는 주최 측의 권장사항에 따라 자가용을 집에 두고 걸어서 혹은 버스를 타고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단속도 통제도 없이 불법으로 주차되어있는 차량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래서 생각했다. 앞으로 도청 벚꽃축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혹은 올레길을 걷듯 수원 화성을 따라 걸어 내려와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어쩌면 우리 각자의 행복을 위해 축제에 참여한 이 작은 행동이 지역경제와 문화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내년 벚꽃 축제 때는 불법주정차 단속이나 도보감상로 확보를 위한 자원봉사를 신청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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