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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
2013-04-17 11:14:23최종 업데이트 : 2013-04-17 11:14:23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남쪽에서 올라온 벚꽃 소식이 드디어 수원 화성에도 도착했다. 봄꽃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진해의 군항제나 하동의 매화꽃은 이른 봄 새 희망 같은 소식이라 하더라도 먼 거리와 경비가 부담되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섬진강 유역의 벚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지인의 말이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 것을 느끼며 화성으로 향했다.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1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1

항상 그랬듯이 오늘도 지동시장에서 화성 투어가 시작되었다. 멀리 우뚝 선 동북공심돈이 보인다. 벚꽃이 팝콘처럼 팡팡 터지고 있다. 꽃놀이를 빙자한 화성 투어였지만 이번만은 목적 있는 걸음이었다. 
지난 식목일에 화성을 돌면서 보았던 청소 도구 보관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확인하는 목적이 있었다. 동포루 창틀 옆에 눈을 치우는 넉가래가 숨겨져 있고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던 모습이 못내 신경이 쓰였던 것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동포루의 청소도구는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고 동북포루에 있는 빗자루와 쓰레받기는 가지런히 정리되었다. 보잘 것 없는 주민 신고였지만 개선되는 모습을 보며 관과 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럼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꽃놀이다. 
벚꽃으로 가려진 동북공심돈을 지나가니 가슴이 탁 트이게 연무대가 펼쳐진다. 군사를 지휘했던 동장대는 바닥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유월까지 공사라니 멀리서 찾아오는 관광객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겠다.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2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2

바람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하더라도 샛바람의 얄궂은 기는 다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뿌연 하늘이 성곽 따라 걷기에는 체적의 조건이었을까. 유독 유치원생들의 행렬과 초등학생들의 많았다. 방화수류정으로 들어가는 암문 계단에 초록 원복을 입은 유치원생들이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에 두 귀를 쫑긋하고 있다. 
군사시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방화수류정과 용연의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아직 잎사귀가 다 크지 않은 버드나무의 연녹색의 흔들거림이 과히 유경이라 명명됨에도 한 치의 부족함이 없다. 

화서문을 지나 팔달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활짝 핀 개나리가 눈부시다. 개나리가 만개한 길을 따라 화성 열차가 달린다. 붉은 어가의 색깔과 노란 개나리의 조화가 원색의 꽃길보다 더 아름답다. 맨 뒷자리에 앉은 아빠와 동행한 아이는 연신 손을 흔든다.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3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3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4
수원 벚꽃, 이번 주말이 절정이래요_4

중턱으로 접어들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꽃바람에 일렁거린다. 소나무 숲 속으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진분홍의 진달래가 한창이다. 참꽃이라 하여 화전도 만들어서 먹고 어린 시절 입술이 까매지도록 꽃잎을 따 먹던 진달래다. 몇 년 전 묘목을 이식한 것도 자리를 잘 잡아 바닥에 분홍 물결이다. 

팔달산의 정상인 서장대 밑으로 원색의 옷을 입은 상춘객들과 어울려 누가 사람이고 누구 꽃인지 모를 지경이다. 진달래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예뻐서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도 뒤뚱뒤뚱 걷지만 마음은 붕붕 날아갈 듯하다. 

효원의 종을 지나 도청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팔달산 앞자락의 활짝 핀 꽃에 비하여 아직 꽃봉오리를 터뜨리지 못했다. 붉게 물이 오른 꽃가지마다 작은 방울방울들이 매달려 있다. 도청 입구의 벚꽃은 팝콘처럼 팡팡 터졌다. 하지만 도청을 둘러 싼 많은 벚꽃은 주말쯤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흔히 꽃구경은 여러 방면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차지였다. 멀어서 못가고, 시간이 없어 못 간다. 하지만 꽃구경이란 것이 꼭 멀리 돈 들여서 갈 필요는 없다. 우리들은 얼마나 복 받은 도시에 살고 있는가? 교통체증의 걱정거리도 날려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번 주말에는 도청으로 꽃놀이 가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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