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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2013-04-17 23:10:01최종 업데이트 : 2013-04-17 23:10: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동네 주택가 한가운데 커피집이 생겼다. 상가가 밀집된 곳도 아니고, 주차가 편리한 한적한 곳도 아니다. 골목길 사이로 들어가야 있는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위치다.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괜찮은 카페인 것 같아서 들어가 보게 되었고, 주인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걸어갈 수 있는 집 근처에 커피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우선 좋다. 거기다가 주인 부부의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씨에 감동했다. 

무엇보다도 우선 커피맛이 훌륭하다. 커피 원두 로스팅을 하는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던 주인은 자신의 커피집을 차린 것이다. 카페 내부 한켠에는 원두를 로스팅하는 기계도 있고, 매일매일 신선한 커피원두를 볶는다. 당연히 아침시간에 가면 골목 바깥까지 그윽한 커피 향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최상의 커피 원두를 쓰기 때문에 맛은 그만큼 보장을 하는 셈이다. 거기다가 주인의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 때문에 제대로 커피가 로스팅이 되지 않을 땐 아낌없이 버리고만다. 언제나 최고의 원두로만 커피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2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2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시면, 정말 풍미가 진하다. 커피 향이 진하고 향기롭다. 커피를 좋아하거나 조금이라도 커피 맛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골목길 사이에 있는 커피집이라도 일부러 찾아올 만한 맛이다. 당연히 핸드드립이기 때문에 여유있는 마음으로 느릿느릿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가치가 있는 훌륭한 맛이다. 

최고급의 원두를 특별한 기술로 로스팅한 커피 때문에, 핸드드립으로 정성껏 만드는 마음 때문에 맛이 좋다. 거기다가 나이 드신 손님들이 많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모과차나 대추차, 오미자 등 전통차까지도 손수 만들고 있다. 저녁마다 대추를 다리는 향도 달큰하니 차 한잔을 마시고 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준다. 그래서 생각보다 골목길 안에 위치한 카페임에도 언제나 사람들이 테이블에 삼삼오오 앉아 있다. 

부부가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두 분의 마음씨나 운영원칙이 놀랍다. 무엇보다도 특별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손님을 위한 마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차를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도 들려주고, 손님들과 편안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지닌 분들이다. 그래서 동네 단골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1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1

역시 장사도 사람의 마음, 진심이 통해야 한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할 때 오래갈 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일지라도 결국은 이상하게도 느껴지게 마련이다. 특히 커피라는 상품은 한 잔에 담겨있는 음료를 사는 행위가 아니다. 기호품이지만어떤 문화를 향유한다는 의미로 커피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팔고 사는 행위를 넘어서 맛과 멋, 분위기를 함께 소비하게 된다. 

동네 커피집이어서 그런지 한 잔의 커피를 정가를 주고 팔지만, 사람들에게 맛을 보라고 새로운 커피로 리필을 해주기도 한다.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좋은 서비스로 사람들을 뜻하지 않게 감동시킨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면 손님들에게 내놓기도 한다. 커피 이외에 쿠키나 머핀, 떡 류도 판매를 하는데 동네에 사시는 분이 수제로 만들어서 파는 매우 품질 좋은 것들이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으로 장사를 하니 자연히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 같다.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3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3

동네에서 장사하기가 어쩌면 더 힘들기도 하고 쉬울 듯도 하다. 이윤만을 추구하려고 하면 오히려 장사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자신만의 정직한 태도를 갖고,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알아보게 된다. 
이제는 외국계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아니라 토종 커피집, 자신만의 이름을 내건 전문 바리스타들의 커피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품질과 서비스,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서 이제는 마을 속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마을 가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우리동네 커피집 이야기 _4
저랑 우리동네에서 커피 한 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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