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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임산부를 위한 독서태교교실
2013-04-11 07:43:44최종 업데이트 : 2013-04-11 07:43:4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배가 부른 임산부 22명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반짝이며 강사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를 듣고 있다. 
뱃속에 있는 아이가 듣고 있다는 마음 때문일까, 그림책의 그림과 책 본문에 완전히 빠져든 모습이다. 그림책을 처음 접해본다는 임산부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아이에게 책과 관련하여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지 꿈을 꾸게 된다.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1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1

4월 10일 수요일에 진행된 임산부 독서태교 교실의 모습이다. 장안구 보건소에서는 임산부들을 위한 건강 및 태교를 위한 교실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역에서 반응도 좋아 대기자가 10명 이상 될 정도로 많은 임산부들이 보건소의 태교교실을 이용한다. 강좌도 무료일뿐더러 배우는 내용 역시 출산 후 효과적으로 도움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예비엄마를 위한 장안구 보건소의 출산준비교실에서는 순산을 위한 체조, 임신과 분만 모유수유에 대한 정보 등을 배운다.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건강증진 및 예방, 순산을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영통, 팔달, 권선구 보건소와 달리 장안구 보건소에서는 독서태교교실을 포함시켰다. 6주차로 진행된 출산준비교실에서 아이와 엄마의 정서적인 부분을 다루는 유일한 강좌이기도 하다. 

1주차 -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해 및 태교, 임산부 체조 
2주차 – 분만과정과 분만 호흡법, 임산부 체조 
3주차 - 산후회복과정과 산후조리, 산후우울증 예방 관리, 임산부 체조 
4주차 - 성공적인 모유수유 전략 및 자세교정, 임산부 체조 
5주차 – 신생아관리 , 임산부 구강 ․ 영양 관리 교육 
6주차 – 독서태교교실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2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2

우선 '그림책이란 무엇인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두 가지 다른 예술 영역이 만나 독특한 창작물로 빚어낸 장르가 바로 그림책이다. 글과 그림의 행복한 결혼이라고까지 이야기하는 학자가 있다. 

대부분 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림책이라는 분야는 엄마들에게 낯설기도 하다.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 읽어주어야 할지 고민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 낳고 덜컥 집으로 찾아온 영업사원의 소개로 전집류의 책을 들여놓고 독서교육을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어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림책을 읽어주고 선택하는 것은 엄마들의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단순히 텍스트만 읽고 내용만 전달하는 식으로 읽는 것으로는 제대로 그림책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3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3

첫 번째 예비 엄마들에게 읽어준 책은 바로 그림책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다. 
그림과 글의 환상적인 조화 및 작가의 섬세한 측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림책 연구자들에게 보석과도 같은 책이다. 한 권의 책 속에 담긴 그림 및 텍스트의 상징을 통해서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강의를 진행한다. 

또한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정 및 읽은 전후의 느낌 변화 등을 나누어보라고 말한다. 그림책은 읽는 것뿐 아니라 느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창조한 새로운 세상에서 자신만의 상상의 괴물들을 펼쳐 놓아 자신의 욕구대로 놀이를 진행해나가는 내용은 아이의 내면세계를 잘 그리고 있다. 
잘 만들어진 그림책은 논리적 연결과 흐름이 자연스럽고, 한 장 에서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책의 그림을 잘 읽는 방법, 텍스트와의 조화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 효과적인 그림책 감상 방법 등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나면 그림책을 보는 재미에 빠져든다. 
독서태교에서는 그림책의 이론 뿐 아니라 실제로 짧은 스토리의 '손바닥 그림책'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a4 종이 한 장으로 8면의 미니 북 형태의 책을 만들어 자신의 아이에게 쓰고 싶은 메시지를 담는 것이다. 

약 20분 동안 이루어진 활동에 예비 엄마들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면서 완전히 몰입한다. 아이에게 쓰고 싶은 메시지를 담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다짐을 적는 분도 있다. 엄마가 열심히 무언가를 하면 뱃속의 아이 역시 성실성과 태도를 닮지 않을까. 

참가하신 분들이 생전 처음으로 그림책을 접하게 되면서 아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아이와 엄마가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말한다. 
장안구 보건소의 독서태교교실이 앞으로 쭈욱 이어지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이번 강좌를 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건소의 정책상 독서태교보다는 건강관리와 출산에 대한 성과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보건소에서 독서태교에 대한 강좌를 들을 수는 없겠지만, 많은 임산부들이 그림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 좋겠다. 

보건소에서도 이런 강좌가? _4
참여한 예비엄마가 만든 손바닥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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