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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2013-04-12 07:42:15최종 업데이트 : 2013-04-12 07:42: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마을 이름이 '산수유 마을'이다. 산수유가 얼마나 지천으로 널렸으면, 산수유 마을일까. 구례에도 산수유 마을이 있고, 양평에도 산수유 마을이 있다. 아마 지역의 특산품으로 마을이 형성된 때문이다. 수원에서 가까운 거리인 이천에도 역시 산수유 마을이 있다. 바로 오늘부터 (4월12~14일) 이천 산수유 마을은 축제가 열린다. 축제 전날 이천시 백사면의 산사유 마을을 찾아가보았다.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1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1

이천 시내에서 약 10킬로 정도 떨어진 거리. 수원에서는 약 60킬로 정도다. 고속도로를 타고 50분 정도 달리면 이천 산수유 마을에 닿을 수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도 꼬불꼬불 옛 시골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산수유 마을의 축제가 14년째 지속되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마을이 되다 보니 축제 기간에는 정말 성황이다. 

아직 축제전인데도 각종 홍보단체들이 부스를 만들어놓고, 약재나 식품 등을 팔기 위해 준비중이다. 입구에서부터 파전집과 막걸리집들이 즐비하고, 묵이나 비빔밥 류의 음식점도 많다. 
산수유 마을이라 해서 고즈넉하고, 조용한 시골 작은 마을을 상상했건만 입구의 분위기는 다소 산만했다. 하지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 좁다란 시골길과 아기자기한 집을 구경하며, 지천으로 널린 산수유가 반겨줄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2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2

이천 산수유 마을을 찾는다면 등산복에 등산화 차림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 정도를 생각했는데, 산수유 마을에서 인근 둘레길은 트레킹 코스로도 괜찮다. 마을 안의 산수유 길을 걸으면서 꽃구경하는 정도로 두어시간 보내도 좋고, 둘레길을 걸으면서 가벼운 등산을 해도 좋을 코스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산수유 마을의 유래가 된 정자가 있다. 바로 도립리 육괴정이라는 곳이다. 이름은 정자인데, 모습은 사당이다.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로 조광조를 중심으로 이상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신진사류들이 크게 몰락했고 난을 피해 낙향한 엄용순이라는 사람이 지은 곳이다. 육괴정이라는 이름은 당대 피신한 선비 중 여섯이 우의를 기리는 뜻을 정자 앞 못을 파서 연을 심고 각각 한 그루씩 6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현재는 3그루의 느티나무가 남아있다. 육괴정이라는 소담한 사당같은 곳이 마을의 중심지와 같은 곳이다. 당대 사회를 피하기 위해 이천의 백사골로 흘러들어온 선비들은 농사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산수유를 심었다고 한다. 매화와 같이 산수유 역시 선비를 상징하는 꽃이다. 그리고 각종 병에 효험이 있는 한약재이기도 하다. 

이천 백사골은 산 아래 있는 산골짝 같은 곳이어서 넓은 평야가 아니기 때문에 벼농사를 지을 만한 여건이 안된다. 그래서 선비들은 산수유를 심고 지금은 수 백 년 된 산사유 나무들이 즐비한 '산수유 마을'이 되었다. 현재 이천 산사유 마을에는 1만천그루의 산사유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례의 산사유도 유명하지만, 이천의 산사유 마을도 역시 유명하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알게 된다.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3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3

육괴정에서부터 시작된 마을 길은 정말 아름답다. 지금 산사유가 한창인 계절이어서 그런지 세상 온 천지가 노란색이다. 노란 개나리와는 또다른 노란 빛깔이 온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어 놓는 듯하다. 걸으면서 이 마을의 특이한 모습 중 하나는 화가들이 길거리 곳곳마다 많이 있다는 점이다. 
산수유 꽃이 피면 곳곳의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모여든다고 한다. 주로 여성 화가들이 많았는데, 손바닥만한 작은 스케치북에 그리는 분도 있고, 커다란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고, 수묵화로 화선지 같은 종이에 그림 그리는 분도 있었다. 산수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직접 여행을 온 것이라고 한다. 매년 오시고 자주 오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멋진 풍경을 보고, 애정을 듬뿍 담아 그림을 그리는 모습 그 자체가 또 역시 그림이었다 .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4
노란 꽃물결이 흔들리는 곳, 이천 산수유마을 _4

마을은 천천히 걸으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자연 그대로의 풍광이 좋다. 너무 인공적으로 꾸미지 않아서 자연스럽다. 
'연인길'이란 명칭으로 돌담 사이를 걸어갈 수 있는 산수유 사잇길은 아마도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가 아닐까. 산수유 열매를 바닥에 깔아 놓아 밟고 지나가면 사르륵 소리도 난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연인길에서 포즈를 취한다. 노오란 산수유 꽃에 취해 세상 천지가 노랗게 보이는 듯했다. 

마을길을 따라서 주민들이 산수유 막걸리도 팔고, 산수유 차, 액기스, 한과 등 산수유로 만든 각종 먹거리를 팔고 있다. 또 마을 주민들이 축제기간에는 음식 장사나 농산물 장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산수유 열매의 효능은 한의학으로도 매우 뛰어나다. 콩팥과 신장에 특히 좋기 때문에 이뇨작용을 원활히 하고, 남성들의 정력에 좋은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모 식품회사 사장이 직접 광고에 나와 산수유 건강식품에 대해서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라고 멘트를 하면서 광고를 한 것도 생각이 난다. 관절염, 고혈압, 감기예방에도 좋은 천연건강식품으로 산수유가 매우 탁월하다고 한다. 그래서 산수유 마을에 관광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50대 이상의 분들일까. 

노랗고 앙징맞은 산수유가 이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다. 산수유가 커다란 나무에서 피어나는 것도 처음 보았다. 수 백 년 된 산수유 나무는 정말이지 장관이다. 산수유 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었는데, 마을 곳곳 벤치도 많이 갖다 놓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노란 산수유 꽃 그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났으면... 

꽃을 보니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다.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면서 만물의 생명들이 일제히 깨어나는 봄의 정기를 받는 듯하다. 그래서 봄꽃을 꼭 보아야 하는가보다. 이천 산수유 마을은 가까우면서도 산수유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봄 여행지로 최고인 것 같다. 연인과 함께 산수유 길을 걸어도 좋으며, 친구들과 함께 산수유 꽃에 취해 산수유 막걸리에 취해 정겨움을 나눠도 좋겠다. 짧기만 한 봄, 더 짧은 산수유 계절은 금방 가버린다. 
이천 백사면 산수유 마을에서는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산수유 축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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