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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
11일, 영통 메가박스 업무개관식 및 협약식 가져
2013-04-12 11:19:42최종 업데이트 : 2013-04-12 11:19: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_4
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_4

11일 저녁 7시,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60-1 롯데쇼핑플라자 5층 메가박스 앞은 취재진들과 일반인들, 그리고 영화감독과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수원의 중심가도 아닌 영통, 그곳은 분명 수원의 외곽에 속하는데 무슨 일이 있기에? 

그것도 세계적인 감독이자 우리 시대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박정범· 김동원· 전규환· 이승준· 이성규 등 이른바 독립영화감독들과 조재현 경기영상위원회 집행위원장 등 무수한 별들이 집결된 것일까?

알고 보니 전국 최초로 '다양성 영화산업 기반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 및 개관식이 이곳 메가박스에서 열린 것.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영화감독들, 그리고 이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기업 상영영화에 밀려 다양성영화(저예산영화· 독립영화)가 갈수록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힘을 모은 것이다.

'멀티플렉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어느 날 '멀티플렉스'가 우리 앞에 나타나자 환호했다. 아이스크림의 홍보마냥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실컷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영화마니아층은 그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곧 알아챘다. 
지난해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급 영화관(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스크린 독과점으로 저예산영화들의 침몰이 문제시 되면서 발의된 '피에타 법'. 

'피에타'는 김기덕표 영화로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을 받으며 언론의 찬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상영관의 입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당시 함께 상영되고 있던 영화 '도둑들'은 재벌 상영관 다수에 걸리면서 끝내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천만관객 속 명암을 뼈저리게 체감한 김 감독은 "도둑들이야말로 진짜 도둑"이라며 쓴 소리를 했다. 그는 훌륭한 예술영화나 국내 감독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며 딱 4주간만 개봉한 후 내려 버렸다. 

이후 피에타법 발의라는 핫이슈가 대두되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듯 했지만 여전히 교차상영, 조기종영을 넘어 아예 개봉도 못하는(2011년 제작된 다양성영화 48% 미개봉)영화가 부지기수다. 
영화인들은 재벌가가 만들고 배급하고, 그들이 소유한 영화관에 유통하기까지 그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다양성 저예산영화들의 비애

우리에게 독립영화의 지평을 연 단초는 아마도 '워낭소리'가 아닐까 싶다. 저예산영화는 대중영화와는 달리 지루하고 딱딱하고, 볼거리가 없음(?)에도 소위 잘난체하는 인간들만 보는 영화로 인식할 무렵 진짜 인간적인, 휴머니즘 다큐멘터리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독립영화로는 소위 대박을 터트린 영화였다. 

작은 연못, 똥파리, 풍산개, 파수꾼, 북촌방향, 송환, 무산일기, 혜화.동, 범죄소년, 달팽이의 별....저예산영화들로서 모두가 작품성은 높이 인정하지만 흥행에 성공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예들 들면, 탈북자의 삶을 그린 영화로서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는 수작으로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영화전체의 흥행 비율로 따져본다면 아쉽기만 한 성적에 불가하다.

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_3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과 함께 한 시민기자

다양성 영화관 개관의 의미

"영화로 통하는 영통에서 국내 최초 '다양성영화관 개관'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작가주의를 표방한 감독들의 예술영화를 다 함께 누리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다."
"수원, 고양, 남양주, 평택 멜티플렉스 영화관 4곳과 고양과 성남 영상미디어센터 2곳 총 6개관에서 매일 저녁 프라임시간대인 저녁 6시부터 3회 연속 상영된다. 오늘을 기점으로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길 희망한다."
"전국 상영관의 5% 즉 100관정도 상설 상영관으로 지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발돋움한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도 작가정신을 추구하면서 독립영화 제작부터 시작했다. 창의적인 감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일 중요한 관객, 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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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 왼쪽부터 김기덕 감독, 조재현 위원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다양성영화 개관식이 갖는 의미다. 영상미디어의 발전은 문화융성을 의미한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식사에서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이라면서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게 하고 문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치유하자고 했다. 이른바 문화적 격조를 강조한 문구다. 
영상미디어의 중심 영화산업! 그 안에 있는 저예산 영화 이른바 독립영화들의 스토리엔 사회공동체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것이 가족 사랑이건 남북분단이건 모두가 따뜻한 영화들이다.

이날 개관식과 함께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다양성영화감독 대표로 나선 김기덕 감독 그리고 여환주 메가박스 대표가 나란히 MOU(상호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_1
수원에 '다양성 영화 전용관' 탄생_1

그리고 바로 다양성영화 '공정사회(감독·이지승)' 관람으로 이어졌다. 이즈음 사회문제로 떠오른 성폭행을 다룬 이야기다. 보는 내내 우리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확인하면서 울분을 터뜨리는 시간이었다. 비록 상업영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문제를 직시하게 만든 임펙트 있는 영화였다. 

호불호(好不好)가 강한 21세기의 사람들인 만큼 '저비용고효율' 다양성의 영화로서 관객과 마주하기를 주문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제작비와, 관객들의 영화사랑이 필수다. 그들이 끊임없이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저예산영화사랑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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