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구입 강요’, 어떻게 봐야 하나
한 대학의 문제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
2013-04-11 10:37:57최종 업데이트 : 2013-04-11 10:37:5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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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마광수 교수가 자신의 저서를 강매했다는 뉴스가 중심에 올랐다. 보도에 의하면, 마 교수는 올 1학기 수업계획서에 수강생은 자기 저서 구입 영수증을 붙여야 한다는 공지를 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중간시험 대체 리포트로 저서에 대한 독후감을 요구하면서 책을 구입한 영수증을 첨부해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저서 구입 강요', 어떻게 봐야 하나 _1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생들이 학문 탐구 의지가 많이 줄었다. 대학이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니라 학점을 적당히 얻고, 취업 준비를 하는 곳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대학은 학생들을 입학시키고 무엇을 했나. 우수 학생을 입학시키기 위한 입학 전략 및 사업은 거대했지만, 정작 공부시키는 문화는 형성하지 못했다. 사실 대학 교수가 자신이 쓴 책을 교재로 수업하고, 그것을 학생들이 읽게 하는 것은 여러 모로 멋있는 일이다. 다른 서적을 소개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그대로 집대성한 책을 교재로 선택하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 대학가에서 교수가 자신의 책을 권하는 문화는 조심스럽다. 사람들의 단세포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책을 권하면 바로 책장사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피땀으로 이룬 지식의 업적을 한 순간에 뭉개버린다. 그런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지식을 권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평면 비교하기 어렵지만 필자도 책을 낸 사람으로 남에게 내 책을 선전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리고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필자도 그런 시도를 못한다. 책장사로 오인 받는 것이 싫다. 지금 대학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사서 읽는 문화에 멀어져 가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하고, 필요하다는 인식은 높아지는데 정작 책은 시도는 하지 않는다. 책을 사서 보는 문화는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책을 사서 보면 출판문화가 산다. 출판문화는 우리 사회에 비타민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책을 사서 보면 대학 교수를 비롯해 저자들이 연구 의욕이 증진된다. 독자들이 지식이 넓어지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마 교수는 국내 유명 대학 정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 분은 학문적 업적으로 보나 사회적 지명도로 보나 자신의 책을 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할 분이 아니다. 오직 교육에 대한 신념에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방법이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겠다는 열정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이번 문제는 한 대학의 사례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에 깔려 있는 문제다. 공론화해서 바람직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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