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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2013-04-06 15:32:45최종 업데이트 : 2013-04-06 15:32:45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봄비 내리는 주말, 코끝에서 느끼는 바람 냄새는 분명 향긋한 봄의 냄새다.
조용히 눈과 귀를 집중시킨다. 노란개나리 꽃을 시작으로 진달래, 동백꽃, 목련, 매화....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내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부터 내린 빗물이 땅에 스며들어 힘찬 생명의 싹을 움트게 하는 봄은 어디서 오는 걸까? 봄이 우리 곁에 왔다는 사실을 어디서 알 수 있을까?

유난히 춥고, 폭설로 길었던 겨울의 긴 터널을 헤치고 소리 없이 조용히 우리 곁에 다가온 새봄... 아침밥상 쑥국에서 봄이 왔다는 사실을 느낀다.
비오는 주말 늦잠을 마음껏 즐긴 가족들이 아침 겸 점심밥상에 차려진 쑥국의 향긋한 향기에 "그래, 이 냄새가 살아있는 봄의 냄새다. 오늘 메뉴선택은 최고야"고 한마디 하자. 집사람은 "봄이 당신을 변화시키네요, 밥상머리에서 음식칭찬을 다 하시고" 하며 빙긋 웃는다.

베란다 화분에 핀 꽃들이 봄이 왔음을 알리고, 거리에 나온 여인들의 옷차림과 가벼운 발걸음이 봄을 왔음을 알린다.
내리는 비의 강도가 약해지자, 집안에 있던 아이들이 하나 둘 아파트 벤치로 모여든다. 모여든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함박웃음소리에서 봄이 우리 곁에 왔음 느낄 수 있다.

세탁소...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_1
봄의 전령 개나리가 활짝 피어 봄이 시작됨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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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_2
아파트 화단에 핀 목련에서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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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_3
집안 베란다 화분에도 화사한 새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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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_4
겨울옷...세탁소에서 새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소리 없이 새봄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느끼는 곳이 또 있다. '세탁소'가 그곳이다.
겨울 내 따뜻함을 전달해온 무채색의 겨울옷이 밀려나고. 그 자리에 알록달록 원색의 아름다운 옷들이 차지했다.
집안에 있는 겨울옷들이 세탁소로 갈 준비를 한다. 4인식구의 겨울옷 그 무게도 만만치 않다.
"아니 토요일 세탁소 문을 여남"하자, 집사람은 "봄맞이 겨울옷 20% 세일기간이 아마 오늘 마지막 날일걸요"하며 겨울옷을 가지고 세탁소에 함께 갈 것을 주문한다.

세탁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웃들이 겨울옷들을 한 아름 들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장님 주말에 문을 연 이유가 있었네, 이게 도대체 뭐요. 줄을 서야 되는 겁니까?"하자 여사장님이 활짝 웃으시며 "오늘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봄맞이 세일기간이잖아요. 봄이잖아요. 봄..봄..."라고 봄을 몇 번 반복하며 바삐 뛰어 다닌다.

"사장님 이 와이셔츠 화요일 입어야 하는데 가능한가요?" 이웃 한분이 질문하자 "죄송해요 최소한 3일은 잡아야 하는데...." 며 "이번 주부터 겨울옷들이 밀려들어와 급한 손님들에게 미안합니다. 겨울옷들이 정리될 때까지 이해해주세요." 사장님의 활력 넘치는 말에 이웃은 "사장님이 문제가 아니죠, 겨울옷이 문제인가, 아니면 봄이 문제인가"한다.
사장님과 이웃들이 세탁물과 봄을 소재로 나누는 구수한 대화에 봄의 맛이 물씬 풍긴다.
세탁물을 한 아름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세탁소 풍경에서 새봄이 우리 곁에 왔음 느낄 수 있다.

이곳저곳 우리생활 깊숙한 곳까지 화사한 새봄이 찾아왔음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주말이다.
아파트 화단에 봄비를 먹은 꽃봉오리를 보면 새봄의 힘찬 생명력을 느끼며 눈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잠깐의 여유를 갖고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눈으로, 소리로, 향기로, 입맛으로, 가슴으로 느껴보는 주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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