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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사니 신데렐라가 된 것 같다
2013-04-06 22:17:16최종 업데이트 : 2013-04-06 22:17: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아주 오래전 구입한 남편 구두였는데 수원역 애경백화점에서 수선한 구두를 찾게 되었다. 구두를 맡길 때 "피부가 장난이 아니시네요.." 라는 칭찬한마디에 만약 구두를 사게되면 그 남자직원이 있는 매장의 브랜드 제품을 신어야지 하고 있었다. 단지 그 한마디에 기분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선을 맡기면 수선 보관증을 주는데 수선 보관증을 보여 주지 않았는데도 나를 금방 알아보고 얼굴도 화색이 돌았다.
많고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 구두 매장에서 구경도 하고 분주히 움직이는데 나를 기억하다니 기분 참 좋다. 꼭 저 직원에게 구두를 사야지 또 한번 다짐을 하고 기다리는데 구두를 갖고 오더니 수선비가 무료라는 것이다.

그래서 놀라서 이 구두 구입한지가 7년이 된 것 같은데 하였더니 "당연히 고쳐드려야지요" 해서 또 한번 더 놀랐다.
뒷축의 가죽이 벗겨져서 맡긴 것이었는데 완벽하게 수선이 되었고 구두앞축은 반질 반질 했다.

구두를 사니 신데렐라가 된 것 같다_1
7년 신은 구두 수선비 무료

보통 상대에게 칭찬을 해 준다는 것은 아주 좋은 영업방침이긴 한데 터무니없는 칭찬은 오히려 반대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 칭찬으로 그 남자직원도 행복했을 것 같다.

나 또한 듣기도 좋고 행복했지만, 칭찬을 하고 보면 정말 기분이 우아하고 좋아진다. 역으로 속상한 일을 토로하면 나부터 기분이 나빠진다. 말하는 동안도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호흡도 가파름을 느끼고 또한 격분과 동시에 모든 배신감과 함께 밀려오는 것들로 안좋은 말과 갖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영화속 장면처럼 또한 스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직원의 얼굴에 미소가 없었다면 내게 칭찬을 했다고 해도 기억하였을까? 그리고 오래동안 신은 구두였는데도 수선비 들고 간 나에게 수선비 무료라고 하니 그동안 잘신었고 또 앞으로도 고치면 되니 정말 제대로 된 구두하나 잘 사 신고 다니는 것 같다. 

남자직원이 구두를 가지러 간 사이에  나는 내가 신을 만한 구두가 있나 살펴보고 있었다. 수선구두 갖고 나오면서 꼭 사러오겠다고 말도 하면서 굽이 높은 것보다 평소에 바지든 치마든 입고 다녀도 편한 구두말이다. 그런데 내눈에 그런 구두가 보이는 것이다.

안되겠다. 구두가 필요하면 일단 구두를 먼저 그려보아야 한다. 그리고 저 구두가 내 구두가 되도록 무조건 간절히 원해야 한다. 그래도 안오면 오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열심히 절약해서라도 구두를 사야한다는 것이다. 하면서 구두를 핸드폰으로 찍어 몇번이고 보았다.

구두를 사니 신데렐라가 된 것 같다_2
저도 구두 샀어요.

저녁이다. 구두 생각에 잠이 안온다. 잠자리에서도 핸드폰에 찍은 구두를 꺼내 본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남편에게 카톡으로 구두를 찍은 사진을 보냈다.
아무 답변이 없어 내심 기대도 안했다. 그리고는 오늘 아이들 고모들과 큰집가족들과의 점심식사가 있었다. 모임 장소로 가는 동안에 신발이 이쁘다고 신고 싶다고 했다. "사요, 사세요." "뭔 걱정이야, 그대신 당신 돈으로.."한다. 그런데 가만보니 나보고 사라는 이야기다.

알겠다고 했다. 내가 잘 쓰는 말 당신돈이 내돈이지 하면서 가족식사모임을 마치고 구두매장으로  갔다. 신고 싶은 구두앞에 섰다. 남자직원이 다가오더니 깜짝 놀랜다. "어 정말 사러 오셨네요"

말과 행동이 이렇게 팍팍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래도 좋다. 내 발에 맞게 구두를 다시 만들어 준단다.집으로 받기로 요청을 하고 나오는데 기분이 말도 못하게 좋다. 사실 우리 주부들이 하루 종일 아이들 챙기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남편 출근시키고 또는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는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한다해도 아내는 바쁘고 자기 관리 치장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데렐라처럼 이쁜 구두를 신지 말라는 법도 없고.  아니 오히려 더 전업주부이지만 주부처럼 보이지 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집의 내무부장관으로서 온갖 집안을 다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남편과 공존하고 의논해야 그 결과는 더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 주머니에 돈이 나와서 구두를 사도 그건 다 열심히 살고 그 댓가로 수입이 발생하여 구두를 사는 것이니 사주는 사람도 기분 좋고 구두 신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야 한다.

저렴한 구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호화 명품구두는 더더욱 아니다. 그래도 남편구두를 7년째 신어도 서비스 무료로 해주는 것을 보면 돈준 만큼의 제값을 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신데렐라처럼 살림살다 이쁜 구두신고 수선이 필요시 서비스도 잘받고  잘 걸어 다니고 건강하게 다녀야 겠다. 이쁘기도 하지만 신었을 때 발이 편해야 한다. 

그리고 견고하면 좋고 무엇보다  서비스를 잘해주면 더 좋고 7년동안 신은 구두를 수선을 맡겼는데 수선비가 안나갔다는 것이 너무 큰 신뢰를 주게 되었고 매장 남자직원의 친절한 말과 미소까지 함께 삼박자가 맞다보니 그 구두가 내곁에 오게 된 것 같다. 

구두가 집으로 올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야지. 그리고 나도 남편구두보다 더 오래 신어야지.


구두매장직원, 친절한 말한마디, 무료수선, 7년된 구두, 미소,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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