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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
생태교통주민추진단 류선 녹색생활분과장을 만나다
2013-04-03 10:26:27최종 업데이트 : 2013-04-03 10:26: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나의 아내도 2년 전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어요. 나도 낼 모래면 여든이니 내 인생 또한 여기서 끝나지 않겠어요? 나는 가면 그만이지만 모두 내 자식 같은 자손들이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 이유는 단지 이것뿐이에요."

반가운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지난 화요일(2일) 오후, 오는 9월 '생태교통 수원2013페스티벌'을 앞두고 분주한 행궁동을 찾았다. 
이곳에서 40여년 살고 있다는 류선 생태교통주민추진단 녹색생활분과장과의 만남을 위해서다. 사업의 주체인 행정추진단의 추진상황 파악도 중요하지만 이 시점에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신풍동의 오랜 주민 류선 분과장을 찾은 이유다. 

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_1
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_1

'오래된 역사' 내 가슴에

"여기가 군량고 길입니다. 옛길이 저기에서 이쪽으로 쭉 이어지죠. 우리 집이 저기까지 나와 있었는데 신작로가 생기면서 마당이 없어졌어요. 이 주변이 모두 밭이었는데... 저기는 곧 쌈지공원으로 조성됩니다."
유선 분과장은 마을 곳곳을 돌면서 오래전의 역사를 끄집어냈다. 옛 수원시교육청자리며 나혜석 생가 터 등 지난 역사를 또렷이 기억해 냈다. 옛길과 함께 오래된 건물이 과거에 무슨 자리였는지, 이전한 곳은 또 무엇으로 바뀌었는지까지도. 

1999년 교단에서 정년퇴임을 하면서 다른 곳으로의 이사를 고려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마을을 지키기로 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집을 장만할 때 집값이 꽤 나갔어요. 여기가 수원의 중심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집 화장실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게 되었지요. 그러니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낙후된 동네로 전략할 수밖에요."

그는 마을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신안발전연구소(신풍· 장안· 북수동을 합쳐서 예전에는 신안동이라 칭함)' 등을 만들어 행복한 마을로의 회귀를 꿈꿨다. 현재 분과장을 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이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서야

신풍동, 장안동, 팔달로 일원에서 펼쳐질 '생태교통 수원2013페스티벌'을 앞두고 특화거리 조성, 옛길 재정비, 쌈지공원 조성, 통신· 전주 지중화 등 사업들이 지난3월부터 진행 중이다. 
그런데 시범지역 내 몇몇 주민들이 반대를 표명하거나 축제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보고회에 참석해 보면 답답할 때가 있어요. 살만한 동네, 행복한 동네로 조성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정말 모두가 좋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들만의 합당한 이유가 있지요. 예를 들면, 기사식당은 차가 못 들어오면 정말 생계에 지장을 준다 말입니다. 그러니 행정에서 꼭 조치를 해줄 부분이지요. 물론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30만원을 준다고 하는 등 말도 안 돼는 유언비어가 돌고 있어 강력하게 추진해야하겠지만, 먼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설득하는 것이 필요해요. 무조건 밀어붙이면 된다는 그릇된 소신은 접어야 합니다."

상생위한 협력 필요

지난 2월 집행위원 위촉에 이어 공동 조직위원장(수원시장, 경기도지사, 중앙정부, 국회의원,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과 집행위원회(행정, 의회, 시민단체, 주민단체, 기업 등) 그리고 실행단(생태교통추진단, 주민추진단, 기업추진단) 등 조직위원회 발족을 앞두고 있다. 주체별 역할에 따라 점차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오는 9월 행궁동일원에서 펼쳐질 세계최초 생태교통 페스티벌은 석유고갈로 자원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한 달 동안 동력 없는 이동수단으로 생활하는 교통체험 행사다. 현재 시(市)에선 기반시설 조성과 함께 운영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시범지역 인구는 약 2천200세대 4천300여명이고 차량 보유대 수는 1천500여대에 달한다.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야 축제로 받아들이겠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한 달 동안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추진배경이 여러 가지 건축제한과 규제로 인해 침체된 도심을 재정비하여 모두가 살고 싶은 생태마을로 전환하고 더불어 지역상권의 부활에 있다하더라도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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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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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이 행복한 행궁동이 됐으면 해요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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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 분과장은 저녁시간이니 함께 식사나 하자며 시민기자를 이끌었다. 생태교통 추진지역에 위치한 '기사식당'이다. 
이곳은 반대의사를 표명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이해를 이끌어 내기위해 일부러 찾은 것이다.

"저기 봐요. 기사님들의 차가 계속 들어오잖아요. 그러니 차가 못 들어온다면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지요. 단골들이 끊어질 수도 있거든요. 개인의 목소리도 소중히 듣는 자세와 함께 이와 유사한 곳은 합당한 조치를 해주는 등 모두가 상생하는 협력이 필요합니다." 

류선 분과장은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시조시인이자 평생을 교육에 헌신하면서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존경받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경기문학상과 한국시조시인협회상, 황산시조문학상 등을 받은 바 있으며 10여권의 저서를 출간함으로써 문단에 이름이 알려져 있는 분이다.  

그럼에도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을 위해 오늘도 현장으로 나선 그 뜻을 많은 주민들이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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