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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간 노동자 가족 깊은 산골에서 만나다
아내의 고향, 룸자타(rumjatar, 해발1358미터)에 다녀오다(5)
2013-04-01 19:59:24최종 업데이트 : 2013-04-01 19:59: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살다보면 당연한 듯한 누구나 한 번쯤은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는 말이다.' 매우 흔한 이야기지만 뜻하지 않은 자리에서 그런 인연을 만나는 것을 흔한 일만은 아니다. 네팔과의 인연이 10년이 되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이 처가와 이웃이었다. 물론 그는 지금도 한국에서 살고 있다

가족들은 모두 소식도 없이 지내다 시민기자의 방문을 통해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 이웃들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을 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내가 잘 알고 지낸다 했더니 형제처럼 반가워했다. 그리고 그 가족은 두 차례 날 집으로 불렀다. 처음에는 내가 인사차 찾았으니 세 차례 그 집을 찾은 것이다

결혼을 한 이후 한국에 갔고 아들
, 딸이 이미 결혼을 해서 손자, 손녀도 있었다. 그런데 가족 모두의 얼굴도 아직 못 보았다고 한다
손자, 손녀의 얼굴도 모르고 며느리와 사위의 얼굴도 못 본 채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대체 사는 것은 무엇인가? 시민기자도 결혼한 지 얼마 안되어 아내와 잠시 떨어져 지내지만, 가끔은 안타까운 그리움이 가득하다. 밀려오는 그리움이란 노랫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국에 간 노동자 가족 깊은 산골에서 만나다_1
집을 짓기 위해 흙벽돌을 만들고 있다. 네팔 산골에는 많은 흙집들이 있다.

한국에 간 노동자 가족 깊은 산골에서 만나다_2
아들 대신 온 손님으로 반겨주신 촌부와 그의 손자, 손녀들이다. 며느리는 20년이 넘도록 아들을 만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20년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지낸 한국에서의 삶, 얼마나 행복한가? 다시 만나면 묻고 싶다
어려워도 견디며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나 또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살면서 다시 묻는다

룸자타의 가족들을 차례대로 인사하고 농토를 둘러보았다
. 장인께서 지닌 농토와 처제들의 농토를 보았다. 흙빛은 한국이나 네팔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룸자타는 지형도 한국과 닮았고 흙빛 또한 마찬가지인데도 얼굴 생김새도 닮았으니 모든 게 신비롭다.

네팔에 머물며 한국어를 가르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 이곳에 학생도 내게 배운 학생이 있었다. 시민기자의 강의는 웅변조의 강의였다. 그래서 학생들이 매우 불편해했다. 수업에 집중력이 떨어지면 격하게 야단을 치기도 하고 한국인의 습관이나 문화에 대해 강조하다보면 목청이 높아지곤 했었다

우연히 이 깊은 산골에서 만난 사람이 카트만두에 있는 아들과 통화했는데 아들이 날 가르치신 분이라고 꼭 불러 식사대접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 고마운 일이다

한국에 간 노동자 가족 깊은 산골에서 만나다_3
산골 동네 아이들, 한국의 아이들과 많이 닮은 표정이다. 어린 시절 시골풍경이 연상된다.

한국에 간 노동자 가족 깊은 산골에서 만나다_4
룸자타 처제네 가족들을 만났다. 처제 남편 큰아버지의 아들이 카트만두에서 내게 한국어를 배웠다면 식사 초대를 해왔다.

당초 알지 못했던 룸자타의 가족들
, 두 사람의 아내에 큰 아버지가 있었다. 결혼식전에 인사를 오지 못했고 아내에게서도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아내의 사촌들과 처제네 가족들, 한국에 일하러 간 사람들의 가족들이다
일주일간의 일정은 오래된 만남 속에서는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하늘과 바람과 구름, 별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깊은 산골에서는 하루가 일주일처럼 길고 긴 시간이기도 하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서로를 바라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룸자타의 하늘아래서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네팔어와 한국어, 영어로 번역된 나의 동화책 50권을 기증했다. 산골 아이들에 꿈을 키워줄 선물이었으면 한다.

룸자타, 김형효, 먼주 구릉, 한국어 교육,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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