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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영혼처럼 빛나는 밤하늘 별을 보다
아내의 고향, 룸자타(rumjatar, 해발1358미터)에 다녀오다(4)
2013-03-28 02:22:07최종 업데이트 : 2013-03-28 02:22:0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이다. 깊고 깊은 산중에 깊은 협곡으로 사방이 둘러싸인 곳이다. 긴 구렁이처럼 늘어진 길이 굽이굽이 늘어진 높은 산을 끼고 룸자타에 도착한 어둑한 시간이다. 마을 어귀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 장인어른과 처제의 남편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처제의 딸들도 함께...

짚차로 15시간을 달려온 피곤에 지쳐 곧 짐을 풀었다. 한 잔의 술을 마시지도 못하고 식사를 마친 후 곧 잠에 들었다. 자다 깨어 바라본 룸자타의 밤하늘에는 숱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안나푸르나나 랑탕 히말라야 기슭에서 본 적이 있는 그런 휘황찬란한 별빛이었다. 이 깊은 산마을에 깊은 협곡에 숱한 사연들이 살아있고 숱한 사연들이 묻혀 있을 것이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바라본 하늘, 참 곱다. 어린 날의 시골 밤과 많이 닮았다. 맑고 청량한 웃음이 피어나는 마을, 아마도 우리들의 어린 날이 그랬을 것 같다. 그런 환경 속에서 헐벗은 어린 날이었지만 푸른 봄날의 새싹처럼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리라. 

맑은 영혼처럼 빛나는 밤하늘 별을 보다_1
오컬둥가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는 감자와 양파 등 농산물이 가게에서 팔리고 있다. 시장은 어느 곳이나 생동감이 넘친다.

맑은 영혼처럼 빛나는 밤하늘 별을 보다_2
아침 아내의 집을 찍었다. 오래된 흙집인데 2층 집에 장모님과 장인께서 살고 계신다. 오른편 집에서 아내가 태어났다고 한다.

네팔의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맑은 영혼을 간직하며 살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살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한국의 많은 아이들은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도 이런 하늘을 바라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런 밤하늘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어찌 거친 세상의 흐름을 이겨내랴. 거친 자연과 싸울지언정 어찌 질곡이 넘치는 현대문명사회의 이기와 싸워 이길 것인가? 
그러나 원하던 원치 않던 이제 네팔의 산중 사람들도 그런 삶에서 이겨내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 지구상의 많은 나라에서 특히 개발을 체험한 나라에서 청량한 거리를 갖고 살기는 힘들어져 가고 있다. 철저히 자연이 자연을 보호하겠다는 일념 같은 모습으로 겹겹이 둘러싼 산중에 네팔에서나 오래도록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맑은 영혼처럼 빛나는 밤하늘 별을 보다_3
이른 아침인데 벌써 바쁘게 일을 시작했다. 우리네 같으면 지게에 바작을 짊어진 모습이다. 네팔에서는 바리라고 한다.

맑은 영혼처럼 빛나는 밤하늘 별을 보다_4
돌담길이 굽이굽이다 물결같이 흐르는 돌담길을 걷는 마음이 참으로 안정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침이 밝았다. 아내의 집 이층 창에서 멀리 동터오는 산봉우리가 보인다. 깊은 산중에서 보는 일출이다. 산등성이에서 떠올라 산등성이로 넘어가는 해다. 
아침 여섯시 이 깊은 산중마을에서도 외국으로 떠난 동서가 보내준 커피가 있다며 처제가 커피를 마시러 오라 청한다. 
네팔 대부분의 산중마을이나 시골에서 아침에는 당연히 네팔 전통 찌아를 마신다. 나는 특별한 초대 손님이 되어 아침 이른 시간에 처제 집을 찾았다. 

처제의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도 만났다. 
낯선 만남이지만 언제나 인간의 고향은 농경사회의 품속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하는 순간이다. 인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룸자타의 따뜻한 돌담길은 또 다른 정을 느끼게 한다. 길을 걷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다시 이웃을 만나러 간다. 또 다른 처제의 집이다. 그 아랫집은 아내의 큰아버지네 집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많은 가족들과 또 시민기자가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맺은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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