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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개떡이 먹고 싶어 방앗간을 돌고 돌아
가래떡 만들어서 꽃개떡도 만들고
2013-03-26 15:03:38최종 업데이트 : 2013-03-26 15:03: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말린 쑥을 선물 받았다. 말린 쑥으로 달여서 차로 마셔야지 하다 보니 차일피일하였고 그러다 보니 날씨도 제법 따뜻해져버렸다.

봄이 되면 쑥이 여러 군데서 보이는데 쑥넣은 개떡이 먹고 싶었다. 그렇다. 쑥을 넣고 가래떡으로 뽑으면 가래떡 채 썰어 떡국도 해 먹고 개떡처럼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아침부터 쌀을 불려 놓고 쑥도 깨끗이 세척하여 담가놓고 오후에는 불린 쌀과 불린 쑥을 건져내어 갖고 갔더니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일 쉬는 날이고 또 떡은 하루 전에 갖고 와야 해준다고 한다.

불린 쌀이라 내일은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떡집을 찾아 나섰다. 무엇보다 개떡이 먹고 싶은 열망으로 무거우면 가다가 쉬면된다 하고는 들고 가는데 또 한곳을 발견 마침 상중이란다. 괜히 걱정도 되었다. 그러면서 또 괜찮아 다른 떡집을 찾으면 된다하고는 걸어갔다.

눈에 보이는 곳이 있어 바로 들어갔더니 이번이 떡집을 세 곳을 경유중인데 떡만 드는 아저씨께서 나가셨단다. 그리고 오전에 작업을 끝낸다고 한다. 아뿔싸..그래도 그 옆에 또 있겠지 하고는 무거운 것을 들고 걸어갔다.

불린 쌀 한말 8킬로그램, 물이 들어가서 인지 더 무거운 것 같고 서서히 팔이 저려온다. 그래도 마지막 네 번째 떡집으로 들어갔다. 아저씨께서 혼자 계셨다. "저 가래떡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지금 해 드릴게요."

어쩜 좋아. 우와 고생한 보람이 있다. 그것도 기대도 안했는데 바로 해 주신다고 하니. 그러고 보니 특이하다. 아저씨 말씀으로는 다른 집도 그렇겠지요. 하면서 오히려 겸손해 하신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이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 소금 간을 하는데 그 소금을 저울에 달아서 정확한 그램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 불린 쌀을 저울에 올려 잴 때는 반말 한말 기준으로 품삯을 받으시니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건 보통 내 눈에 예사롭게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가래떡 만드는 과정도 잠시 제대로 보게 되었다. 바로 해 주신다니 나는 끝까지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보통 불린 쌀을 가지고 가면 몇 번 기계에 돌려서 빻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쑥이 함께 있어서 더 많이 기계에 분쇄시키나 보다 했는데 그런 생각 중에 아저씨께서는 "쑥을 갖고 오시면 몇 번 안하면 되는데 이 쑥은 말린 것이라 더 분쇄합니다. 그리고 이다음에 오시면 삶아 갖고 오시면 더 부드러운 가래떡을 드시겠지요." 하는 꼼꼼한 설명까지도 해주신다.

쑥 개떡이 먹고 싶어 방앗간을 돌고 돌아_1
너무 정성껏 만들어 주십니다.

사실 첫 번째 떡집에서는 말린 쑥을 한번 삶아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마지막 떡집아저씨는 다 된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고객이 어느 곳을 이다음에 또 갈까 생각하니 개인적으로 단골 찜했다고 생각하고 가래떡 맛이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쑥은 손발이 차가운 여성에게 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딸과 내가 손발이 유독차서 말린 쑥을 감사히 잘 받았었는데 아저씨께서 또 한 말씀 하신다. 분쇄를 여러 번 하시고 나서 찜 기계에 올려놓고 떡으로 만드는 시간 동안 "어떤 위암이 4기라나 말기 환자분이 있었어요. 남자분이신데요. 할머니께서 봄이 되면 쑥을 뜯어서 개떡을 만들어서 자주 먹게 했대요. 그런데 세상에 그분이 나중에는 위암이 싹 나았다는 말을 우리 집에 오시는 할머니가 하시네요."

"쑥은 사람마다 효과가 정말 다른가 봐요. 다 그렇지는 않지만 ..곧 또 개떡하신다고 나오실 때 되었어요. 쑥이 나오는 봄이니 쑥 캐서 갖고 오시겠지요.."

하시는 것이다. 개떡을 만들려면 불린 쌀과 쑥을 넣고 분쇄를 해서 갖고 오면 집에서도 손쉽게 수시로 만들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할머니는 아주 큰 보람을 갖고 계실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병을 낫게 만든 쑥의 효능을 제대로 아셨기에 얼마나 쑥을 캐고 행복해 하실지. 

여자에게 더 좋다고 하지만 그것은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떡집 아저씨를 만나려고 그렇게 몇 번이나 가는 곳마다 일이 생겨버렸는지 정말 신기하고도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무겁다고 집에 갖다 주신다고 하여 먼저 집에 왔더니 아저씨께서 한 시간 후 갖다 주셨다. 갖고 온 가래떡을 펼쳐놓고 일단 개떡이 먹고 싶어 모양을 만들었다.

쑥 개떡이 먹고 싶어 방앗간을 돌고 돌아_2
금방 나온 가래떡으로 쑥꽃개떡완성

직접 만든 개떡은 아니지만 그래도 쑥개떡. 꽃개떡. 쑥꽃개떡. 어떤 이름이 좋을까. 저녁상에 접시에 올려놓고 식사도중 아이들이 꽃잎을 먹는 기분이라니 몇 개는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딸이 아침에 혹시나 아침식사를 거를 때 쑥꽃개떡 하나 봉지에 담아 건네주면 학교가면서라도 먹게 하면 든든할 것도 같고.

그리고 어젯밤을 보낸 가래떡이 썰기 딱 좋게 말랐다. 떡국 떡으로 모두 썰어서 봉지 봉지 넣었더니 안 먹어도 배부르고 갑자기 아저씨 이야기까지 듣고 보니 손발도 차가운 것이 없어져 버린 것 같고 또 위암 치료에도 탁월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방도 될 것 같아서 올해 봄은 쑥으로 인해 더 진중해진 느낌이 든다.

, 손발 차가운 곳, 여성, 위암, 개떡, 쑥을 넣은 떡국, 떡집 아저씨,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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