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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
2013-03-26 21:47:38최종 업데이트 : 2013-03-26 21:47:38 작성자 : 시민기자   이미진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완연한 봄 날씨를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도 봄이 되었으니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좀 펴고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일요일 엄마와 함께 칠보산에 가기로 했다.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귀찮기도 했지만 어제 계획했던 것이니 지키자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일기예보대로 꽃샘추위로 인해 바람이 꽤나 차가웠지만 막상 밖에 나오니 나름 상쾌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금곡초등학교 쪽의 도로에 차를 세우고 무학사 쪽으로 올라가기로 하였다. 지난해에 등산을 거의 하지 않았고 겨우내 움직임이 적었기 때문에 칠보산도 정상까지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약수터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천천동으로 이사를 오기 전 금곡동에 살 때에는 가끔 칠보산에 가서 익숙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등산은 오랜만에 간 것이기도 했고 최근 호매실동과 금곡동이 개발공사를 많이 진행하여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를 지나 흙길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큰 나무들을 베어내고 고른 땅으로 공사를 하고 있어 생소한 기분이었다. 

차가운 바람을 막으려 마스크를 끼고 따스하긴 하지만 봄 햇살의 자외선을 차단해야 했으므로 모자, 장갑까지 갖춘 뒤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광교산에 비하면 정말 낮은 산이라서 험하진 않지만 등산화를 가지고 있지 않는 내가 오르기에는 칠보산이 훨씬 더 좋았다. 

산으로 가다보면 칠보와 당수동 사이의 길을 지날 때 유치원 아이들이 감자나 고구마를 심고 캐는 현장학습을 하는 넓은 밭이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근처에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어 새로운 길을 내느라 넓은 밭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당수동으로 가는 버스와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건너 산에 오르니 겨우내 얼었던 땅이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걷기 좋은 흙길이 나왔다. 며칠 전 비가 온 탓도 있겠지만 먼지가 풀풀 나는 마른 땅이 아니어서 좋았다.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을 오르다 보니 무학사 근처에 있던 초록색의 이동식 화장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두 칸짜리 깨끗한 화장실이 있었다. 내가 칠보산에 오지 않은 동안 화장실도 바뀌고 소나무 모습을 한 커다란 전봇대도 생겼다. 바뀐 칠보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눠도 대화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오르막이 이어지자 숨이 차고 땀도 났지만 아직 잎이 없는 마른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많이 불어와서 시원했다. 약수터로 가는 길에는 중간 중간 평평한 장소에 벤치가 있어 힘들면 쉴 수 있고 운동 기구도 있어 심심하지 않게 등반할 수 있었다. 

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_1
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_1

칠보산에는 엄마와 나처럼 가벼운 차림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무래도 낮은 산이기 때문에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등산을 할 수 있어 가방을 메지 않고 오른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들, 혼자 운동하러 온 사람도 있고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도 등산을 하셨다. 갈림길에서 조금 더 높이 가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슬슬 배가 고파 와서 그냥 약수터까지 다녀와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_2
깨끗하게 정비된 칠보산 약수터
   
출발한 지 1시간이 조금 넘었을 때 약수터에 도착해서 쉴 수 있었다. 약수터는 학교의 수돗가처럼 새로 공사를 해서 아주 깨끗해져 있었다. 지난번에 갔을 때에는 없었던 공원 같은 쉼터도 조성되어 있었다. 작은 연못도 있었는데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쉼터 주변에 꽃도 피고 구경거리가 더 많아질 것 같았다. 

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_3
당수동이 가까운 약수터 앞의 쉼터

여기 저기 새로운 곳을 구경하고는 엄마와 벤치에 앉아 물도 마시고 가져갔던 귤도 먹고 약수터 근처에 있는 운동기구도 한 뒤에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춥다고 집안에만 있는 날이 많았는데 산에 가보니 기분도 상쾌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동네에서 느끼지 못했던 봄이 칠보산에는 조금 더 먼저 온 것 같았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가까운 산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봄 오는 소리 들리는 산으로 가자_4
용화사 입구에 있는 '토성'에서 먹은 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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