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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방송 박수치러 가기
여자가 모르는 세상 보고 왔어요.
2013-03-25 12:02:35최종 업데이트 : 2013-03-25 12:02: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오래 전에 몇번 가보았는데 우연히 인터넷 다음카페에 가입이 되어 있다 보니 쪽지가 와 있었다. 
'내일 죽을 지라도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자'는 스피노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나는 현재 무조건 움직이고자 한다.그래서 시작한 녹화방송 박수치러 가기.
케이블채널에서 방송하는 '여자들이 모르는 세상(신세계)' 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첫 방송이라 녹화시간이 꽤 길었다.

녹화방송 박수치러 가기_1
녹화사전 준비가 철저하지요

녹화방송 박수치러 가기_2
초밥을 먹었는데 넘 예뻐요

출연진들이 낯설지 않고 눈에 익어서 나에게는 좋았다. 믿기지 않지만 10대부터 50대까지 환영합니다 하고 가보니 요즘 10대들이 20대 같기도 하고 해서인지 20대 자리에 딸이 앉았고 30대 자리에는 내가 앉았다.

40대 하고도 후반인 내가 30대에 앉은 이유는 30대 인원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 않았을까 좋게 생각은 하는데 딸과 함께 한 나를 보고 딸을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젊어 보인다 해서 그 또한 어색했다. 나이가 많아 질 수록 물론 자신의 나이보다 어리게 보인다는 소리가 나도 싫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내 나이에 맞게 알맞은 대접과 또한 알맞은 대화면 좋겠다 싶다. 그 나이만큼의 연륜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방송국 녹화현장 간답시고 얼굴에 맛사지 잘 안하다가 하고 마요네즈로 머리카락에 발라 팩도 하고 향수 뿌리고 나름 진지한 것도 좋지만 주부가 어디를 향해 떠난다는 그 자체가 행복하고 좋긴 때문에 그런데 가고보니 프로그램 주제 내용이 너무 진지하다.

왜, 아내는 여자일 수가 없나, 또는 왜 예쁜 여자를 선호하는가 남자들은 하는 생각을 나 또한 녹화장면을 보면서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은 아내들이 집에서 결혼과 동시에 집안일을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아내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로 봐 줄수가 없단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남편이 출근할 때 똑같은 모습 남편이 퇴근해도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집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 부시시한 머리카락 그리고 갈아 입지 않는 듯한 옷들이 남편이 보기에는 여자로 느낄 수가 없단다. 사실 나를 두고 하는 표현같기도 해서 뜨끔하기도 했다.나 또한 나름 반성도 해보지만 방송국 간답시고 며칠 조금 차려입고 꾸미고 보니 아내보단 여자로 대접받도록 내가 무엇을 노력했는가 싶었다. 

녹화방송을 가보았지만 나에게도 절박하게 다가오는 말들이 많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적인 면과 내면적인 면이 상충되지 않고 골고루 합쳐지면 금상첨화이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도 노력에 의해 분명히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잘 차려 입은 사람들 보면 속내면을 떠나서라도 나쁘게 보는 편견은 또 없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내면이 다 옳곧다는 판단을 한다가보다는 우선에 보기에는 그 사람을 쉽게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내이지만 여자이고 혹은 남편이지만 남자이기 때문에 서로 인정하고 받아 들인다면 좋은 부부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녹화현장에 참여하면서 부부는 정말 정반대의 사람이 만나 서로 알아 가는 사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성향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살다 보면 이리 저리 부딪히는 것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결혼 이십년이 넘은 나는 부부싸움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할 수 있다면 해서라도 서로의 생각을 끄집어 내고 소통하여 다시는 그런 오류를 즉 불신이나 혹은 오해하고 닫혀져 있던 마음들을 싸움을 통해서라도 알게되어 그 다음 단계는 퇴보가 아닌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으로 치닫게 만들어지는 것을 내 경우에는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잘못했을 때는 사과하고 또 상대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미안함이 들도록 더 잘해주라고 말이다. 그래서 부부싸움을 안하고 살 수는 없지만 하게되면 서로 상처받고 속상해서 오래동안 후유증도 생긴다. 그렇다 해도 그것은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임을 눈비맞으면서도 버티고 이겨내었기에 나뭇가지들도 새순이 돋아 다시 탄생된 것처럼 말이다.

어느 곳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그 자체으로도 삶은 행복이고 기적이라는 것은 정말 참 명제같다. 원인 모를 일이 터지지만 예측불허한 일들속에 마냥 불행만 존립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 견디다 보면 분명 좋은 날 온다는 것은 작은 일상 간단한 일들속에서도 가만 멈춤하고 들여다 보면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방송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일성 해설위원의 마지막 멘트가 아직도 귓전을 때린다. 부부란 "팽이 돌리기 아닐까요? 팽이가 가만있으면 멈추고 쓰러지지만 자꾸만 채찍에 의해 돌리다 보면 잘 돌아가고 멈추고 쓰러지지도 않는다" 그렇다. 시련과 단련속에 분명히 화려한 꽃 혹은 열매는 반드시 결실이 되어 돌아 온다.

부부가 되었든 사제관계든 교우관계든 직장동료든 그것은 어떤 관계든 그렇지 싶다. 영화보러 가면 한번 더 본
딸이 혹여나 미리 말해 줄까봐 불안 불안하고 재미없을 것 같았다. 나 또한 녹화방송에 참여하여 먼저 알게 된 내용이지만 미주알 고주알 고해바치면 재미 없을 것 같아서 내용은 많이 옮기지 못하고 내 생각만 끄적여 본다.

일상의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싶다면 방송의 현장도 한번 참석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약간의 시간과조금의 부지런함 그리고 가족들이 동의를 해 준다면 말이다. 녹화시간을 본방송 처럼 정해진 것이 아니다 보니 넉넉하게 시간을 확보한 다음 간식 좀 챙기고 봄나들이 하듯이 가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혼자라고 하지만 혼자는 절대로 없다. 갈때는 혼자였지만 집을 나서는 것과 동시에 주변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라는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 그러고 보면 외롭다고 느끼는 그 자체가 외롭지 않다는 반어법이 솔직하게 들려 오는 것도 그 이유인 것인지. 그 정도로 할일도 많고 일상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지금 이순간 적어도 사과나무는 심지 못하다라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멋진 상상은 분명히 필요한 것 같다.

녹화방송 방청객, 박수, 아내, 남편, 여자, 남자, 그래도 행복, 시민기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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