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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 이남자..거중기 만들고, 아이들 가르치고, 연극까지
화성박물관 토요일 프로그램 진행자 고영익 씨
2013-03-25 14:28:43최종 업데이트 : 2013-03-25 14:28: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뭐니? 이남자..거중기 만들고, 아이들 가르치고, 연극까지_1
뭐니? 이남자..거중기 만들고, 아이들 가르치고, 연극까지_1

지난 토요일(23일),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번지에 위치한 수원화성박물관은 '호떡집에 불난 듯'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웠다. 거중기와 녹로가 있는 잔디밭은 물론이고 우측 야외공연장까지 단체관람객으로 북적거렸고 실내 또한, 기획전시회를 찾은 사람들과 어린이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로 가득했다. 

2월말과 3월초 2주 연속 'KBS 해피선데이-1박2일 수원화성편'이 방영된 후 관광객이 증폭하면서 그 여파가 박물관까지 미친 결과다. 
요즘 박물관의 전국적인 트렌드가 복합문화공공시설임을 감안할 때 화성박물관은 그에 합당하다.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이 되는 기획전시실을 중심으로 영상교육실, 어린이 체험실, 세미나실 그리고 휴게 공간 카페테리아와 뮤지엄 숍 등 쉬는 공간과 함께 볼거리까지 갖추고 있으니. 게다가 도심 한가운데 있어 바로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강점도 지닌다. 

뭐니? 이남자..거중기 만들고, 아이들 가르치고, 연극까지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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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라면 별로 소개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곳은 이의동에 있는 수원박물관과 함께 인문학의 중심으로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두루 공부할 수 있는 강좌들이 계절별로 다양하게 열린다. 수원화성에 관한 전반사와 지역학까지 살피는 성인강좌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함께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참 재밌네~ 거중기 만들기

"야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 빨리 나와!"
"나도 알아. 이게 거중기라는 거야. 그냥 돌려보고만 나갈 거야!"
토요일 오후 2시 '화성축성교육-거중기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관하기 위해 어린이 체험실로 들어설 즈음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의 대화가 들려왔다. 이 교육프로그램은 가족단위로 미리 인터넷으로 접수를 한 후에야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두 친구가 미리 접수하지 못함에 따라 아쉬움을 드러내는 대화였던 것이다.

실제로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체험실에 있어봤다. 참여한 이들 모두가 매우 즐거워하고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반응이다. 놀라웠다. 어른들도 흥미로운 몸짓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렛대를 세우고 원통과 몸통, 사다리와 도르래 등의 원리를 선생님으로부터 차례차례 습득하면서 거중기 만들기에 힘쓰는데, 정말 즐기는 것이 아닌가. 가족단위라 더욱 보기 좋았다. 

뭐니? 이남자..거중기 만들고, 아이들 가르치고, 연극까지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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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민아~ 줄 끝에 잡고 엄마랑 균형을 잡으면서 돌려야 해요. 돌이 떨어지면 저기 사람처럼 쓰러져요."
"어~신기하다. 무거운 돌이 정말 쉽게 올라가네!"
"돌이 서로 평형이 되게 자기 몸 쪽으로 감으세요. 힘이 안 들지요."
체험에 나선 어린이와 어른들 그리고 강사의 목소리가 강의실 공간을 메우더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거중기 해체 전, 가족들 간에 서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책으로만 보다가 직접 만들고 분해하면서 신이 났던 것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화성축성의 가치 알리고 싶어

엘리베이터 도르래의 원리와 같다는 거중기 만들기! 
2009년 박물관 개관과 함께 어린이교육프로그램의 선봉에 서있는 사람이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화성축성 이념을 알리고 싶어 거중기만들기 프로그램을 제안했다는 고영익 씨다. 그를 잠깐 만나봤다.

- 저기 전시된(체험실 안) 거중기가 직접 만든 작품인가?
"난 사실 기계공학 전공이다. 전공을 살려 2003년까지 모자동차에 12년간 근무했다. 그런데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나의 고향 수원으로 돌아왔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평소에 손재주가 뛰어나니 수원화성의 상징을 담은 관광상품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건축 설계도면을 보는 것처럼 고증을 한 후 컴퓨터로 실사를 뜨고 축소해서 거중기를 완성했다. 그것이 2005년, 경기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입선됐다. 그때부터 화성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 본격적인 수업시작 전에 화성축성 이념을 소상히 설명하던데?
"수원화성의 가치인 '효의 정신, 애민정신, 과학정신, 기록정신'을 가르친 후 거중기 만들기를 가르쳐야 수원화성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때문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알기 쉽게 화성을 바라볼 수 있도록 쉬운 말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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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익 씨(왼쪽 위)와 그가 만든 작품들

- 기계로 만들면 쉬울 텐데.
"난 수작업을 고집한다. 저기 전시되어있는 녹로도 나의 작품이다. 매우 정밀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만든 정약용의 거중기는 기록에 의하면 1만 2천근의 돌 무게를 들어 올렸다고 나온다. 현재 무게로 환산하면 7천2톤이다. 이는 도르래의 원리에 따른 정교함이 만든 극치다. 그래서 지금도 늘 시간을 쪼개서 수원화성축성에 사용된 각종 기구들을 만들어 본다. 늘 정밀하게 다듬는데 열정을 바친다."

그는 박물관 어린이체험교실뿐만 아니라 (사)화성연구회 회원이자 찾아가는 방문교사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수원시민극단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오는 4월13일엔 '파리의 그 여자(극단 성)'란 작품으로 청소년문화센터 무대에도 선다. 

아이들 가르치랴, 거중기 만들랴, 평생 사모해온 연극판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배우로 활동하랴 너무나도 바쁜 고영익 씨. 그가 있어 화성박물관이 빛을 더하리라.
수업이 끝날 무렵 저학년으로 보이는 꼬맹이가 선생님 앞으로 종종 걸어간다.
"선생님 목 아프시죠. 이것 드세요!" 알사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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