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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와 19세기 간극을 달리다
아내의 고향, 룸자타(rumjatar, 해발1358미터)에 다녀오다(1)
2013-03-22 14:29:17최종 업데이트 : 2013-03-22 14:29:1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네팔은 연일 시위다. 봄날의 향기를 체감하기도 전에 시작된 시위로 한 주일이 그냥 갔다. 이미 시민기자가 쓴 네팔번다(네팔총파업)를 이해하시는 분들은 익숙한 일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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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지금은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가게 문은 연다는 것이다. 또한 오토바이는 다닐 수 있다. 네팔의 지인들과 웃으며 농담을 했다. 네팔총파업도 이제 많이 발전했다고... 전에는 가게나 오토바이 등 모든 것이 정지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에게 말해왔다
. 하늘도 바람도 사람도 다 살아서 눈을 떴는데 네팔 사람들의 일만 정지되었다고 말이다
사람은 눈을 뜨고 일어났고, 밥을 먹고 찌아를 마시고 말을 하는데, 사람들의 일만 정지되어 모두가 놀자판이 된 형국이라고 말해왔다. 과거를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런 변화 덕분에 아내 먼주구릉(41세)의 고향 가는 길에 준비를 좀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카트만두에서 15시간 짚차를 타고 가야하는 오지다. 생필품(치약, 비누, 식용유 등)을 선물로 준비했다. 한국산 이불도 준비했다

21세기와 19세기 간극을 달리다_1
네팔번다로 겅거부 사거리에서 시위대들이 몰려 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공산주의의 이념이 주요한 이즘인가 싶다.

21세기와 19세기 간극을 달리다_2
새벽 세시에 짚차를 타기 위해 고피크리스나 영화관 근처로 갔다. 4시쯤 짚차 정류소를 찾았다. 멀리 가는 짐을 짚차 지붕 위에 운전기사가 정리하고 단단히 밧줄로 묶고 있다.

밤늦은 시간 한국에서 손님이 오는 관계로 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11시에 도착한 손님을 모시고 한국문화센타에 잠자리를 준비해주었다
한국 손님과 함께 온 네팔인이 술을 좋아해서 네팔에서 유명한 시그네처란 양주를 마셨다. 새벽 세시에 짚차를 타기로 해서 한숨도 못자고 택시를 불러 고피크리스나영화관 근처에 오컬둥가, 룸자타, 솔루쿰부로 가는 짚차 정류소를 향했다. 흔히 네팔리 타임이라고 하는 시간 때문에 두 시간을 맥없이 기다렸다

세시 출발이라던 짚차는 다섯 시가 되어서야 출발했다
. 카트만두에 볼일을 보러 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인 관계로 짐들이 많아 짚차 지붕 위에 짐을 정리하는데 40분은 소요된 듯하다

카트만두 시내를 달리는 도중 나는 이미 깊은 잠에 빠졌다
. 짚차에는 10명이 탔다. 운전기사까지 여덟명 정원의 짚차에 짐짝처럼 실려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짚차에서 깨어난 것은 수차례 망치질을 하듯 짚차 유리창에 머리를 얻어맞은 후다
눈을 뜨니 엄청난 낭떠러지가 보인다. 운전기사는 수많은 곡선을 사색할 겨를 없이 거침없이 달린다. 끼익끼익 휠얼라이언먼트가 파괴될까? 그리고 천 길 낭떠러지란 말은 어울리지 않을 만 길 낭떠러지에 겁을 먹은 나는 눈을 감는다. 옴마니밥메홈~! 

21세기와 19세기 간극을 달리다_3
처제의 아들이다. 귀가 아파 치료차 카트만두에 온 처제와 함께 아내의 고향길에 올랐다. 처제의 아들의 눈빛이 맑다.

21세기와 19세기 간극을 달리다_4
천길 낭떠러지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길, 저 보이는 길과 그 위로 아래로도 길이 놓여 있다. 인간의 무한한 힘을 자연과 어울리는 또는 파괴하는 모습에서 다시 본다.

시민기자는 이미 숱하게 네팔의 오지를 다녔다
. 동과 서 남과 북, 히말라야 트레킹 15회에 수많은 낭떠러지, 절벽을 보아왔다. 그런데 이번 길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팔랐다. 처음 네팔을 산행했을 때의 경이에 버금가는 환상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네팔인들은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 길을 오간다

카트만두 출발 세 시간
, 네팔톡이라는 곳에서 아침 간식을 먹었다. 아침 간식은 쌀로 만든 도너츠, 셀로띠다. 셀로띠 두 개에 네팔찌아를 마시니 조금은 뱃속도 몸도 편안하다. 우리가 달리는 길은 보통 1,000미터에서 2,000미터 사이의 수많은 산과 계곡이다. 모든 것이 막힌 곳, 21세기 문명사회와 소통하는 것은 오지로 향하는 길과 길 뿐이다

사람들은
21세기를 달려 19세기로 가는 중이다. 나도 따라 그 길을 간다. 21세기와 19세기의 간극을 달리는 기분은 매우 다양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그래서 번번히 네팔에서의 사색은 예정보다 길다. 2~3회 기사작성을 예정하고도 그 횟수가 느는 이유도 그 때문인 듯하다.

카트만두, 네팔, 네팔번다, 오컬둥가, 룸자타, 김형효, 먼주구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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