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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을까?
일본 마치즈쿠리와 한국 마을만들기 비교하여 공부하기
2013-03-14 09:43:49최종 업데이트 : 2013-03-14 09:43: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21세기 세계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은 광역시를 비롯해 기초자치단체 곳곳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위한 '마을만들기' 운동이 한창이다. 
속도전에 의한 경제적 성장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할까. 문화와 복지, 자연과 환경 그리고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들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고도 표현(물론, 다소 차이는 있지만)하는 우리나라 마을만들기의 역사는 길어야 10년, 짧게는 1~2년의 역사를 지닌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60년대 시민운동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틀이 잡힌 70년대에 길과 행정의 중심인 마치즈쿠리(街·町づくり)가 탄생됐다. 
그리고 2000년대 지방분권이 본격화되면서 NPO(비영리민간단체) 및 지자체에 의한 참가· 협동을 위한 시스템이 제도화되면서 공동(協働) 마치즈쿠리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정일지, 발표문에서 인용). 거의 40~ 50년의 역사가 축적된 셈이다.

'마을르네상스센터'에서 마을을 보다

지난12일 오후7시, 행궁동에 위치한 마을르네상스센터에 카나가와 대학 건축학과 정일지 조수(한국의 박사과정+연구교수)가 방문했다. 센터에서 기획한 '열린 광장-해외 마을만들기 알아보기 시리즈'의 발표자로서 수원을 찾은 것.

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을까?_1
마을르네상스센터에서 열린광장-해외마을만들기 알아보기 시리즈 강좌가 열렸다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이번 강의는 동경과 요코하마 중심의 사례를 통해 한국과 일본 마을만들기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에 관한 보고서이다. 
최근 마을만들기의 관심사가 높아서 일까? 평일 저녁시간이었음에도 안산시과 의왕시, 인천시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와 주민들이 참여해 늦은 밤까지 강의와 토론의 자리를 함께 가졌다.

그러나 이번 강의는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을만들기에 대한 전반적인 경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장소가 한정되어 있는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한 나라인 만큼 비교를 통해서 배울 것도 있을 것이란 전제하에 강의내용 포인트를 추리고 그것이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사업과 유사점은 있는지, 나아갈 방향은?에 초점을 맞추고 경청했다. 
그리고 현재 마을만들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현장을 통해 고민해 보고자 했다.

한국과 일본 마을만들기 무엇이 다른가

연단에 선 정일지 선생은 "마을만들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각 마을 현장, 사람들한테만이 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참석자 여러분의 조언 귀담아 들겠습니다. 마을만들기란 상호간 피드백을 통해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 아닐까요."며 질문과 지적을 부탁했다. 

과연 초광속 다변화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좋은마을만들기란 정일지씨의 생각처럼 정답은 없는 것일까? 그럼에도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일까. 

소장학자로서 학생들과 연구실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된 이번 강의 요점을 살펴보면 이렇다.

►일본: 안전에 기초를 둔 방재(지역쇠퇴화, 고령화에 대한 대책)/ 근대사의 활용(재발견-거리경관, 공장 등 근대산업유산 보존과 활용, 마을 통째로 박물관)...
⇒ 꾸준한 대화(워크숍)를 통해 현황을 바탕으로 비전을 제안하고 욕구(수요)를 읽어내고 감성을 자극하여 단계별로 꾸준히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한국: 지역공동체 의식 붕괴로 인한 지역공동체 가꾸기/ 지역 차등화에 대한 대책/ 재개발에 대한 대책/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 경관 보존 활용.....
⇒ 벽화, 골목 공원 등 체계적인 계획에 앞서 일단 만들고 본다. 직접 시작해본다(장수마을, 동네목수). 노래자랑, 시벽화, 시낭송 등 자기표현을 투영한다는 것.

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을까?_2
빈 공간이 재생을 통해 아트스페이스로 바뀌고 아래단은, 다양한 차별화된 지역상품이 전시된 모습이다

양쪽이 서로 참고가 될 점으로 첫째는 빈집, 카페, 집회소 등 공간을 활용한 커뮤니티 활성화와 어셋매니지먼트와 다양한 단체들을 연결함으로 특수화와 특색화 시킨다. 또한 정보발신 적극적(선진사례) 활용 등이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둘째, 요구만 하지 말고 고민하고 행동하라. 수요와 과제 사이 매칭하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하고, 종합계획과 함께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80년대부터 가속도가 붙은 일본은 2000년대까지 하드웨어(건축 재생, 간판, 녹지 등)를 개성 있게 정비하면서 분쟁 등 문제에 대한 노하우가 쌓였다. 
느린 스피드 속에서 노력한 끝에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람들에게 어필가능하다면 주민의 의견 최대한 반영한 관의 지원(재정)은 자연이 따라가게 마련이라고.(시민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조성)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 많아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또한 '일단시작'이라는 한국인 특유의 스타일로 아직까지 주체적인 자리를 잡지 못한 모양새고 합치를 중시하는 일본인과는 달리 개인주의가 강한 한국인의 특성으로 협치가 다소 힘들다. 

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로 가고 있을까?

강의가 끝난 후 질의시간에 나온 이야기를 살펴보면 대부분 고민하는 문제들이 비슷하다. 
공간(가치의 문제)과 커뮤니티의 관계, 협동심이 강한 일본의 마을만들기와 개인을 우선하는 우리나라 마을만들기에 따른 어려움, 시민단체와 행정과 주민의 협력 등 양국의 특성(행정적인 부분), 많은 문제들 일단 신뢰를 쌓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면 성공할 것 이라는 의견 등등. 

그렇다면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수원시 마을르네상스 즉, '수원형 마을만들기'의 기치에 걸맞은 사업들이 잘 전개되고 있는 것일까?

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을까?_3
저녁시간 로데오 거리, 공간은 참 좋은데, 인적이 드물다. 옛 영화로웠던 풍경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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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형 마을만들기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을까?_4
공방거리 포토죤에 섰지만 여기 역시 스산할 정도로 반이상은 문이 닫혔다. 저녁 7시도 안됐는데...

과거의 영화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팔달문의 중심지로 나가봤다. 시(市)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행궁 공방거리를 거쳐 일명 로데오 거리로 불렸던 길을 따라 쭉 걸었다. 
바야흐로 저녁 6시, 20여 년 전이라면 젊은이들이 속 속 거리로 몰릴 시간이다. 그곳은 극장이 있었고, 클럽이 있었고 먹거리 또한 풍부했으니. 

그런데 현재는 상가 2층마다 빈 점포들이 늘었고 그나마 1층도 반 이상은 닫혀있었다. 젊음의 상징이었던 중앙극장의 간판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반증하듯 낡고 흐린 극장그림 한판만이 간신이 붙어있고 나머지 두 판 천은 찢겨진 채 너덜너덜 펄럭이면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곳역시 로데오시장상인들이 뭉쳐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어떤 방향으로 전환해야 사람들을 늦은 밤까지 붙잡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 골몰하면서도 한편으론 일본의 사례를 떠올렸다. 그들은 오랜 세월 노력한 끝에 현재의 호황을 맛볼 수 있었다.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닌지 말이다.

그럼에도 수원시다운 차별화된 공모사업들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만들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국내외 선진사례들을 보고 또 보고 배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의 패러다임들이 지역마다 다른 만큼 가시적인 효과만을 급급하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느리더라도 우리시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장기적 관점으로 밀고나가야 한다. 그래야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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