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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
2013-03-13 04:47:22최종 업데이트 : 2013-03-13 04:47: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1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1

느티나무 도서관, 이름 참 예쁘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간 사립도서관이라 한다. 국가에서 만들어진 공공도서관이 아니기에 좀더 자유롭고 유연한 분위기,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지는 열린 공간이다. 도서관을 방문하고 놀랐던 점은 도서관을 움직이는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여 개의 자발적인 독서토론 동아리 및 읽기 모임이 존재했다. 느티나무 도서관을 방문한 이유는 '민들레'라는 대안교육잡지를 함께 읽는 '수지, 수원'의 통합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상가와 음식점들이 즐비한 골목에 과연 도서관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찾아갔는데 외관부터 마음에 쏘옥 들었다.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2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2

도서관은 흡사 미술관, 아니 카페와 같았다. 회색벽의 세련된 건물, 그리고 노란색의 커다란 도서관 이름을 새긴 간판이 작은 갤러리인 줄 알았다. 지하로 내려가니 북카페가 있다.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곳이어서 카페의 수익금은 모두 느티나무 도서관의 전기요금을 충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북카페의 이름이 '전기요금'이다. 북카페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알록달록 미끄럼틀이 있다. 아이들은 슝 하고 미끄럼을 타고 지하로 내려간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재미까지 느끼게 해 주는 장치이다. 
노천카페를 연상시키는 야외 테라스, 그리고 실내의 강의+세미나를 함께 할 수 있는 넉넉하고 편안한 카페안에서는 책을 읽고 삼삼오오 토론을 하기 좋다. 느티나무 도서관 옆으로 이사를 오고싶을 만큼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반할 만한 공간이다.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4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4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는 '~하지 마라'는 규정같은 건 없다. 도서관에서는 음식물을 먹어도 되고, 뛰거나 소리를 내어도 된다. 뒹굴대면서 편안히 책을 읽을 공간까지 있다. 눈이 편안한 원목으로 실내를 꾸며 책과 어우러진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보통 도서관 대출증은 같은 시에 거주하는 '시민'에게만 발급되지만 느티나무 도서관의 대출증은 전국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 모두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책을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도서관이라고도 한다. 개인이 가진 공공성을 회복하는 공간, 내가 주인이 되는 도서관이 바로 이곳이다. 

지하카페에서 올라가 도서관의 1층으로 올라가니 서고가 나온다. 입구에는 원목 그네가 놓여 있어 아이들이 그네에서 책을 읽는다. 다락방 같은 2층에는 이불까지 비치되어 있고, 포대기까지 놓여있었다. 햇살 가득한 창가마다 작고 따뜻한 느낌의 벤치와 쿠션들이 가득해서 어디나 앉아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이곳에 오는 모든 엄마, 아이들의 표정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 

이와 함께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곳, 도서관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느티나무의 이념들이 공간 곳곳에 숨어 있다. 도서관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사진과 그림들, 작은 화분과 안내 문구까지도 섬세하다. 그래서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잡아끌며, 작은 것을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강요하지 않는 듯한 게시물들의 문구는 이용자들에게 배려의 마음을 보여준다. 공공게시물들의 언어적인 폭력과 같은 표현문구를 최대한 자제하였다고 한다.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3
놀이터? 갤러리? 느티나무 도서관에 가다_3

느티나무 도서관의 박영숙 관장은 저서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창의력과 상상력,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할 거라는데, 여전히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누가 더 빨리 익히고 더 많이 외우는가에 매달리고 있는 교육은 그런 능력을 기르기에는 너무 무력해보입니다. 지금의 교육제도는 근대화된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입시경쟁으로 치닫는 교육제도는 우리를 언제까지나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할 것처럼 공고해 보이지만, 결국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무력해지고 말 겁니다. 교육환경이 달라지게 만드는 힘은 아마 우리 자신이 더 이상 낡은 교육에 매달려 전전긍긍하지 않는 데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낡은 교육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내뿜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책 속의 갇힌 사유보다는 책 밖의 세상으로 용감하게 나갈 수 있는 행동하는 곳이어야 한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유연한 발상으로 이루어진 자발적이고 실천적인 공간이다. 사립도서관이지만 앞으로 많은 공공, 시립도서관들이 느티나무의 이념을 추구하면서 도서관의 대안적 교육기능을 담당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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