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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대화모임 순천에 가다(상)
2013-03-11 09:32:00최종 업데이트 : 2013-03-11 09:32:0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난 8일, 오후3시가 지날 무렵 순천시청 대회의실은 전국각지에서 마을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이른바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라 불리는 대화모임으로서 8명의 운영위원의 의결을 거쳐 매달 1박2일로 모임을 갖고 있다. 공직자를 비롯해 연구자, 마을의 리더, 시민활동가 등 다양한 층이 참여하는 이번 모임은 24번째로 순천시 '그린순천21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열렸다.

길게는 10여년, 짧게는 1~2년 사이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은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살기좋은 농촌만들기'등 살짝 이름만 달리할 뿐 시대적 정신처럼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마을을 가꾸어가자는 기조로 지자체마다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가살고 있는 수원시만 하더라도 민선5기 핵심정책중의 하나로서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마을르네상스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31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수원시는 올해로 3년째 접어든 시점인 지난 1월 23일 '2012 마을르네상스 공모사업 경연대회'를 열며 좀 더 창조적인 사업들이 관·민이 협력하여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염원한바 있다. 

마을만들기 3대 요소는 행정과 시민과 전문가의 협연이다. 그리하여 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전국네트워크모임에서 그들이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지, 공유하는 것은 어떤 점인지, 전문가가 제안하는 사례를 통해 무엇을 얻어갈 것인지 등을 추린 후 수원 마을르네상스 사업에 적용할 점은 무엇인지, 기록을 통해 알리고자 이번모임에 참여했다. 

대화모임, 상호 공감하고 학습하다

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_1
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_1

2001년 8월 대전에서 열린 마을만들기 전국워크숍이 계기가 된 후 이후 몇 차례의 대화모임이 이어졌다. 이런 경험이 축척되어 2010년 7월 화성시에서의 모임이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대화모임'이란 명칭으로 재구성되었다. 
매달1회 전국을 순회하면서 다양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공유하고 상호 학습하는 데에 목표를 두었다. 또한 회원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상호간 사례들을 공감하고, 협력과 신뢰 그리고 격려의 자리로서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도심과 농촌 등 각자가 처한 위치는 다르지만 공동체 회복을 통해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간다는 최상의 가치는 일치한다. 
그들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이를테면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현재 처한 고민들은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등부터 자신의 역할에 회의와 외로움을 느낀 적은 없는지 등 개인적인 고민까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다름'과 '같음'을 공유하며 풀어감으로서 좀 더 좋은 마을만들기로 승화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1일차, 순천 시청 대회의실 자정까지 열기 뜨거워

1일차 현장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초(超)절정 열기' 그 자체였다.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센터, 강릉시 마을만들기지원센터, 광주 남구 마을공동체협력센터, 광주 북구 아름다운마을만들기지원센터, 부산 산복도로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서울시 성북구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안산시 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 완주군 커뮤니티 비즈니스지원센터, 전라북도 마을만들기협력센터,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정선군 커뮤니티 비즈니스지원센터 등 마을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전국 대표도시에서 참여한 주민과 행정가 그리고 전문가와 더불어 컨설팅 사업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마을만들기 사례들이 발표되고 공유하는 과정이 매우 뜨거웠기 때문이다.

오후 2시 행사장으로 속속 도착한 사람들이 등록을 마치고 3시가 지날 무렵 시작된 자기소개의 시간. 
한사람이라도 빠질 수없는 참여자 전원 인사하는 시간이다. 1박2일 살가운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함이니 슬쩍 도망하여 자리를 피했던 몇몇 사람들도 여지없이 붙잡혀 소개되는 시간이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마을의 이야기가 사례를 통해 전해지면서 1일차 플랜이 막을 내리고, 다음날 모임을 마무리하는 회의와 함께 현지마을 탐방을 끝으로 대단원은 정리되었다. 애초의 계획대로 기록으로 남기고자 참석한 만큼 여기선 1일차와 2일차의 여정으로 나누었다.

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_2
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_2

<프롤로그- 저를 알립니다>

공통된 소개서를 정리하면(이름은 생략),
- 마을아 함께 놀자.
- 구체적인 활동이 부족하다. 많은 도움 얻어가고 싶다.
- 행정의 손을 떠난 주민주도로 사업을 이끌어 가고 싶다.
- 시(市)의 관심 높은 만큼 강한 의지로서 프로젝트 이어가겠다.
- 소외공모사업 진행해보니 고민이 앞선다. 올해 방향타에 초점을 맞춰 해낼 수 있는 단계까지만 추진하겠다.
- 농촌지역인 경우 어려움이 많아 늘 고민스럽다.
- 열린 마음으로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아이템에 신경 쓰겠다(컨설팅 사업자).
- 나의 생각들을 교류해서 성공적인 사업으로 연결됐으면 좋겠다.
- 마을협동, 많은 분들의 자문을 통해 배우고 가겠다.
- 재개발 지역에서 문화예술마을로 환골탈태했다. 마을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뜻을 품게 됐다.
- 보존과 개량, 마을재생을 통해 주거환경을 바꿔 가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 중간자를 넘어서는 활동가로서 직접참여를 통해 동력을 키워가겠다.
- 문화예술, 시민활동을 하면서 '관'쪽으로 쏠릴까 늘 고민스럽다.
- 지난해 민간 활동가, 보조자 등 서로 협력하는데 힘들었다. 올해는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마을공동체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공무원).
- 전국의 마을만들기, 서로 연계해 경험을 쌓겠다.
- 냉정한 관찰자 입장에서 새로운 모델들을 생각하고, 더불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열정을 바쳐야 한다(전문가).
- 지역공동체사업으로 판매수익까지 창출하는 사업들을 공유하고 싶다.

마을만들기 사례발표에 앞서 참여자 대부분이 소명의식 때문이지 의견들을 교환하고 공유를 통해 배워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하는 말들이 대동소이했다.

마을만들기 사례들, 엿보다

여느 워크숍과는 달리 이 모임의 특징은 발표자나 질문자나 시간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순천시 마을만들기 사례와 마치즈쿠리(마을만들기) 지역활성화에 대한 발표와 공공디자인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되고 마친 시간은 자정. 
그렇지만 그 누구도 졸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놀라웠다. 지금까지 수많은 학술토론회 장에 들락거렸지만 이번처럼 장시간은 처음이었고, 또한 참석자 대부분이 이탈 없이 자리를 고수하는 모습도 생소했다. 그들의 열정은 어디까지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매우 뜨거운 시간이었다.

사례1. 순천시 마을만들기- 모세환
- 공공디자인으로 만든 마을공동체 
벽화마을만이 아닌 쉬엄쉬엄 걷는 길로 조성한 '남제골 벽화마을'과 재래시장에 스토리를 가미해 '100년 이야기가 있는 순천 웃장'으로 조성한 후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관광객 유치에도 성공한 사례다.

- 살고 싶은 도시만들기 
순천 문화의 거리 프로젝트로 사업추진에 앞서 단계별로 나눴다. 문화자원 기초조사부터 역사문화 스토리 개발, 문화공간 조성사업, 홍보사업 등 역사문화의 거리로서 간판을 정리하고 쌈지공원과 골목역사길 조성과 함께 이야기 책자와 홍보물도 발간했다.

발표자의 내용을 대략 요약해 보면,
'남제골 마을투어는 원도심 특유의 자원을 살리고, 거기에 이야기도 부여하고 에코도시락 사업까지 연계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한다. 재래시장 웃장시장은 '문전성시 프로젝트'로서 관계와 신뢰를 갖춘 시장으로의 조성에 힘써 성공을 거두었다. 결국 진정 그들(주민 혹은 관광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상부상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마을 공동체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뭐지? 자정넘어도 지치지 않고 토론하는 이 사람들_3
순천읍성 옛골목길이 복원되어 관광객을 맞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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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로 조성된 길은 복원된 옛골목길과도 연결되어있다. 아기자기한 공방과카페 등은 물론이요 순천영상미디어센터도 들어서 있어 관광객 유입이 더욱 늘어날 추세로 보인다

사례2. 마을만들기 추진과 과제- 김석
발표에 나선 김석 순천시의회 의원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풀뿌리 마을만들기 현장에 앞장선 만큼 그 누구보다도 현장의 어려움 내지는 서러움을 알고 있는 듯 발표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일관했다. 참석자들의 피로를 단박에 날릴만한 어조로서 그간의 마을만들기 추진과정을 전파했다. 사람들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삶터를 가꾸어 가야 한다며 200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순천시 마을만들기의 특징과 한계 그리고 대안을 제시했다.

발표자의 의도를 요약해 보면,
'끊임없는 학습(마을일꾼 양성)과 토론(마을만들기+커뮤니티 비즈니스), 협력(NGO+행정)과 실천(학습+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진단하고 평가한 후 일관성(지속가능한 생활공동체)있게 추진해 가야 한다. 보여주기식 성과주의나 내 주관이 아닌 객관적 사실의 마을 자원을 선택하여 마을의 비전으로서 다각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우리동네 상상프로젝트 등).'

마을만들기의 도약단계에 선 순천시는 현재 '순천시 생활공동체 지원센터' 개소를 앞두고 조례 개정, 위원회 구성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사례는 마을만들기에서 '디자인의 역할'이란 주제(송수철)와 마치즈쿠리 그리고 지역활성화와 지역재생(오민근)이란 주제, 그리고 문화의 거리 조성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우승환)란 주제 발표다. 결국 공공디자인이란 시설중심에서 주민(인간)중심 스토리 방향으로 가면서 차별화된 마을을 조성(송수철)해야 '좋은 디자인'이라고 역설한다(성공한 예- 고창 돋음별마을· 영월 상동마을).

일본 등 국내외 마을만들기 사례들을 PPT(300여장 가량)디자인을 통해 보여준 오민근 발표자는 마을만들기가 진정 무엇인지, 현재 우리현실에 처한 문제점은 무엇인지, 냉철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면서 마을만들기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그러면서 '사업'에 앞서 '활동'이 우선이라며 일갈한다. 주민에 의한 주민들의 손으로 마을의 미래상을 결정하라고. 

문화의 거리 조성은 원도심 골목길에 지도를 그려 넣고 문화와 역사를 버무린 이야기꺼리로 포장하고 간판사업 등 전체적 그림으로 조성한 끝에 활기찬 거리로 변모했다고. (2일차 2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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