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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평에서 유쾌한 시민잔치 열리다
인문도시축제 북토크, 장마당 등 축제 열려
2023-10-18 14:51:55최종 업데이트 : 2023-10-18 14:51:52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장일호, 송병기 작가의 북토크

장일호, 송병기 작가의 북토크

 

가을의 중간쯤 들어선 햇살 좋은 일요일, 가족은 약속으로 외출하였고 자유로운 혼자가 되어 대유평공원에서 열리는 북토크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처음 찾아간 111CM의 주차장은 만석이라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한참 걸어갔다. '집에서 가까운 곳인데 이런 아파트도 있네, 또 작은 다리를 마주한 이 개울은 수원천 지류일까?' 생각을 하며 도착하니 대유평공원이었다. 

대유평 공원의 단풍

대유평 공원의 단풍


옛날 업연초제조창을 허물고 일부는 아파트를, 일부는 대유평공원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올해 12월 개점)가 들어서기 위한 공사가 한창인 수원시 장안구 화서역 일대. 화려한 변신을 준비 중인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수원의 산업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이다.
 

'대유평(大有坪)'이라는 지명이 특별하게 들리는데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조하며 백성들을 구호하기 위해 설치한 둔전의 이름이다. 


수원의 북부 지역에서 가장 넓은 평야 지대로 꼽힌 대유평은 만석거와 축만제(서호저수지) 등 수리시설을 갖추고 농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옛날에 농업이야말로 중대한 제1차 산업아니었겠는가. 
 

도심 속 그린허브·시민소통문화공간을 테마로 하는 대유평공원은 장안구 정자동 948번지 일원에 약 11만㎡(3만 3천 200평)규모로 조성됐다. 필자는 작년 5월 일월도서관에서 열린 김현 박사(단국대교수, 에버랜드 입안위원) 강연에서 대유평공원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었다.


2019년 12월 공사를 시작했고, 2021년 11월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KT&G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수원시에 무상 귀속했다. 

 

우리 모두 둥그렇게

우리 모두 둥글게 둥글게


대유평공원이 조성되면서 그동안 단절돼있던 서호천과 숙지산의 녹지축도 연결됐다. 대유평공원은 시민의 생태 보행로이자 주변 상업지역, 주거지역을 연계하는 '도심 속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화서역과도 도보로 연결된다고 한다.

 

공원 안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111CM(111 커뮤니티 문화제조창)'이 있다. 옛 연초제조창 건물을 고쳐 지어 조성한 111CM은 지상 2층 규모로 휴게 공간(카페)과 아카이브 공간, 복합문화 공간이 있다. 2021년 11월 1일 개관 후 전시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JTBC '비긴어게인'을 촬영하는 등 방송 촬영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111은 무슨 뜻일까. '정자동 111번지' 주소를 명칭에 붙였다고 하니 재미있고 독특하다. 

 

공원에도 단풍이 들어 가을의 낭만이 한껏 멋스럽다. 한바퀴 대충 둘러본뒤 북토크에 참여했다.

장일호 작가의 '슬픔의 방문', 송병기 작가의 '각자도사사회'. 익히 들어본 책 제목이지만 아직 읽진 못했었다. 각자도생이 아니고 각자도사라? 뜻밖의 제목이다. 

작은 서점 '마그앤그래'의 이소영 대표가 기획한 북토크였다. 안내데스크에서 책을 한 권 사고 북토크장에 들어섰다. 이미 30명이 넘는 시민들이 와 있었다.

 아이와 엄마의 축제

아이와 엄마의 축제

 

'슬픔의 방문'은 '아버지가 자살했다'란 강렬한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작가는 시사IN 기자 출신답게 우리사회 이곳저곳 병든 요소를 지적하며  탄탄한 문장력으로 설파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가난한 어린시절, 우연히 맞닥뜨린 어떤 미제 사건, 상고 진학으로 곧바로 대학에 가기 어려웠던 핍진한 시절, 유방암이 찾아와 곤혹스러웠던 시기 등 담담히 상처를 내보이며 이야기를 펼쳤다. 우연히 아픔이 찾아올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 눈앞에 펼쳐진 세계와 현상, 우리가 나아갈 바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송병기 작가는 의료인류학자로서 각자 알아서 살고, 알아서 남에게 폐 끼치치 않고 죽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을 던졌다. 군생활을 현충원에서 했다는 저자는 또한 의료인이기에 죽음에 대해 남보다 많이 생각하곤 했다. 특히 연명의료 결정법에 대하여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한국 사회에서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소재가 고독사 이야기이고, '어떻게 하면 잘 죽을 것인가, 누군가에게 폐 끼치지 않고 죽을 것인가'가 그 키워드가 되고 있다.


작년 6월에 더불어민주당의 안규백 의원이 연명의료 결정법을 발의했는데 연명치료중단을 표명한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4.5%에 지나지 않고 그중 90%는 78~80대 이상이니 뭔가 아직도 요원하다고 느껴진단다. 양쪽 부모님 우환을 오래 지켜본 필자가 느낀 불편한 진실은 중환자 치료중 일시적으로 연명장치를 했을 때 콧줄을 꿴다든지 하는 것이 영구적 연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냉정하게 봐서 오랜 무의식 환자라든지 연명이 필요없어 보이는 이들이 많은 건강보험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숙연한 기분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이야기 마당이 끝나고 석소미 강사가 이끄는 명상과 함께 간단한 춤을 추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건강하게 키운 탐스러운 사과를 비닐봉지 없이 나누어주는 선물 행사가 이어졌다.

 책 읽는 어린이들

우리도 나와요?  책 읽는 어린이들


또 작은 서점들 축제도 열렸다. 수원에 있는 10평이 안되는 작은 서점 대표들이 총출동 해서 직접 자신의 책방 소개도 하고 시민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책세계를 두드리고 독서계 저변을 넓힌다는 측면도 있었다. 랄랄라하우스 '글로 먹고살기?', 책쾌의 '조선여행자들을 위한 책방'이란 토크 제목이 눈에 뛴다.

또 아이들의 미술 교실, 독서교실, 엄마와의 공작 체험 등 다양한 코너가 운영되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밖으로 나오니 소상인들의 수문장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는 그 전날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려 35개 정도되는 부스에서 작은 공예품, 수예품, 쿠키 종류 등 온갖 제품들을 들고 나온
특이한 마당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필자도 둘러보며 맘에 드는 악세사리 몇 점을 샀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부는 좋은 날씨에 정말 즐거운 축제에 온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이로서 10월 6일부터 시작된 인문도시시민축제가 성황리에 모두 끝이 났다.

 

수문장 진열 코너

수문장 진열 코너


북토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올해 시민축제는 작년보다 더 다채롭고 풍성했다. 각자 폐 끼치지 않는 죽음을 통해 사회적 선을 실천하고 마음을 비우는 선한 삶을 살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유금현 씨는 푸르지오아파트에 거주한다면서 "넓은 대유평공원 바람도 자주 쐬어 좋은데 수문장 축제도 즐기니 많이 유쾌한 시간이었다. 111Cm가 더 많이 활용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필자가 올해 처음 접한 '인문도시 시민축제'. 시민이 시민을 초대하는 시민들의 흥겨운 잔치. 내년에도 더욱 풍성한 인문도시시민축제열매가 탐스럽게 열리길 바래어본다.
 

수문장 축제의 장

수문장 축제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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