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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시장의 이모저모
경기불황과 고물가에 지갑 닫은 시민들
2023-09-26 14:23:10최종 업데이트 : 2023-09-26 14:23:07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추석명절에 먹을 고기를 사러온 장꾼들

추석명절에 먹을 고기를사러온 장꾼들


우리의 고유명절인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 다가오면 객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이들은  향에 내려가 부모님도 찾아뵙고 죽마고우(竹馬古友)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그런가 하면 명절이 가까워 올수록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추석연휴가 일주일이나 되니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은 국내·외 여행을 가거나 고향에 내려가 부모도 뵙고 고향 친구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날의 회포도 풀며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한 사람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봉이나 저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사업하는 사람들도 경기가 부진한 데다가 돈 쓸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제사상을 준비해야 하고 부모 및 조카 등 가족을 위한 용돈도 준비해야 한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거래처에, 직장인들은 가까이 지내는 선배들이나 직장 상사에게 인사치레를 해야 한다. 특히, 신용카드로 선물을 구매할 수 있지만, 가족 용돈을 위해 당장 현금도 준비해야 한다. 그러자니 즐거워야 할 명절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수원시민들의 추석 명절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수원역과 매산시장을 둘러봤다. 수원역 대합실에 들어서니 의자에 앉아 열차시간을 기다리는 승객들, 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승객들, 열차를 타러 이동하는 승객들로 분주하다. 
 

고향가는 열차를타러가는 승객들

고향가는 열차를타러가는 승객들


40대로 보이는 승객과 대화를 나눴다. "고향이 어디세요" 하고 물었더니 "광천이에요"라고 한다. 광천은 새우젓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향 가는 느낌이 어떠세요" 하고 물었더니 " 오랜만에 부모님도 찾아뵙고 뿔뿔이 흩어져 사는 친인척들과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라고 한다. "손에 든 선물은 무슨 선물인가요" 하고 물으니 부모님께 드릴 선물이라고 한다. 

 

수원역과 인근 거리에 있는 매산시장을 둘러봤다. 매산시장에 들어서니 점포들이나 도로변이 잘 정돈되었다. 옛날 재래시장이 아니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가용돈을 쓰기 위해 농사 지은 잡곡류나 채소류, 과일류 등 각종 먹거리를 갖고 나와 도로변에 난전을 펼쳐놓고 물건을 흥정하면서 값을 깎아주기도 하고 덤으로 더주기도하는 훈훈한 시장 인심이라는 게 있었다. 

 

지금의 매산시장에는 시설 개선 사업으로 말끔하게 정리된 점포들이 마트나 슈퍼처럼 정찰제로 가격을 표기한다. 점포 매대와 간판이 일률적으로 개선되었으며, LED 조명과 라인 조명으로 현대화됐다. 대부분 식품들이 냉장 기능이 있는 판매대에 보관되어 위생적이다.


대목장인데도 시장거라가 한산하다

대목장인데도 시장거리가 한산하다


회색으로 도색된 도로에는 여러 모양의 흰 줄무늬로 새롭게 그려졌다. 마치 무늬장판을 깔아놓은 듯 도로가 말끔하게 정비되었다. 140여 개의 점포에서는 농산, 축산, 해산물, 공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과일가게에는 사과와 배, 포도 등 각종 과일이 쌓여 있다. 과일 값이 몇 배 올랐다. 햇사과 1개 5,000원~7,000원, 햇배 1개 5,000원, 청포도 1봉 1만 원, 선물용 사과는 1박스 4만~7만 원으로 상품 따라 가격이 각각 다르다. 과일이 수없이 많지만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은 공자(孔子)의 제사상 차림법에 따라 홍동백서(紅東白西)라 사과와 배뿐이다. 
 

각종 과일이 펼쳐있는데도 손님이없다

각종 과일이 펼쳐있는데도 손님이없다


과일가게 주인에게 "대목이라 매상이 좀 나아졌나요" 하고 물었더니 "보시다시피 거리가 한산하잖아요. 대목인데도 장사가 잘 안 돼요"라고 말했다. 

 

건어물가게에서는 제수용 대추, 밤, 곶감, 황태포, 한과 약과들이 있다. 대추 1봉 (300g) 5,000원 밤 1되 8,000원 황태포 한 묶음(6마리) 19,000원, 약과 5000원, 한과 5,000원이다.
 

제수용품들이 쌓여있다

제수용품들이 쌓여 있다.


떡가게에 놓인 송편과 호박떡 시루떡을 비롯한 오색 형형색색의 떡이 눈요기를 시킨다. 추석에는 검정깨나 참깨, 검정콩으로 속을 넣고 송편을 만들어 먹고 제사상에도 올린다. 떡은 1팩에 3,000원이다. 
 

오색 형형색색의 떡이 군침이 돌게한다

오색 형형색색의 떡이 군침이 돌게한다

 

정육점 진열대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신선해 보인다. 모두가 제사상에 오르는 고기 종류다. 제사상에는 쇠고기를 탕이나 국으로 올리고, 돼지고기를 삶아서 어린이 손바닥 넓이 만큼씩 두툼하게 썰어 대나무 꽂이에 꿰어 산적 형태로 올린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소분해 가격이 각각 다르다. 쇠고기는 1팩에 최저 1만 7,000원에서 3만 5,000원 선이고 돼지고기는 1팩에 1만 7,000원대다.
 

추석명절에 먹을 고기를 사러온 장꾼들

추석명절에 먹을 고기를사러온 장꾼들

 

생선은 지방에 따라 다소 다르다. 대표적으로는 조기와 민어, 병어, 홍어, 북어, 상어 등이 제사상에 오른다. 갈치, 꽁치, 참치, 멸치 등 끝에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과 더불어 고등어, 방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은 흔하고 천박스럽다 해서 제사상에 사용되지 않는다. 국내산 조기는 없다고 한다. 중국산 부서(조기류) 3마리가 1만 원이다.
 

생선들이 널부러져 누운채 손님을 기다고있다

생선들이 널부러져 누운채 손님을 기다리고있다


추석 먹거리를 장만하느라 활기를 띠어야 할 재래시장이 한산하기만 하다. '모기도 한철'이라는 속담도 있다. 장사꾼들은 막장까지 며칠 남은 만큼 대목장을 기대해 본다. 최근 경제사정이 어려운 데다가 재래시장 물가도 30% 올라 시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 

차봉규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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