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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광교산 자락을 담은 서화
광교호수공원에 펼쳐진 '열네 번째 심묵회전'... 오는 30일까지
2023-10-06 16:44:55최종 업데이트 : 2023-10-06 16:44:51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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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묵회전 안내 현수막

 

'열네 번째 심묵회전'이 10월 30일까지 광교호수공원(수원컨벤션센터 뒤) 둘레길에 전시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닿는 공원에 자리한 150여 점의 주옥같은 서화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 목적은 시민들에게 문인화의 진수를 선보이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소통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문인화를 주최한 심묵회는 1994년 연수회를 조직하여 30년간 서·화를 연구해 오며 국전 및 각종 서·화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작가님과 초대작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서단을 대표하는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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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소재로 한 작품


이번 심묵회전은 심묵회원들이 문인화 연구회를 조직하고 연수를 시작한 지 30년을 맞아 마련된 자리이다. 1994년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여 한국화를 배우고 어린이들에게 바르게 가르치자는 뜻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퇴직 후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꾸준히 공부한 회원 중에는 국전 심사까지 한 회원도 여러 명이다. 직장을 퇴직하면서 개인전을 연 회원 수가 열아홉 회원이나 된다. 전국 여러 대회 초대작가도 많으며 출강하는 회원도 1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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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을 소재로 한 작품

문인화는 한국의 전통적인 미술 장르로서 시와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예술 작품이다. 문인화는 직업 화가가 아닌 문인 사대부들이 여가로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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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를 소재로 한 문인화


기법에 얽매이거나 세부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그리고자 하는 사물의 내적인 면을 표현하며 사의를 중시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번 심묵회전은 수원시 문화 예술 소규모 지원사업(서·화를 통한 다문화 소통)과 연계하여 다문화 가족에게 우리 그림을 알리고 직접 화선지에 수묵 채색을 담을 수 있는 소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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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새들을 소재로 한 작품


수원에도 다문화 가정이 다수 거주한다. 다문화 가정은 중국, 대만, 헝가리, 베트남, 일본 등지에서 이주했다. 수강생들이 문인화를 통하여 자녀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가르쳐주며 한 가정 안에서 소통을 통하여 문화를 이해하는 공간으로 십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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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를 소재로 한 작품


열 한 가정이 참여하여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다소 생경할 수 있는 서화이지만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폭넓은 세계로 가치관을 육성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그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색에 농담을 나타내는 신기함 그리고 성취감에 만족하는 눈, 표정, 말투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굉장히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 가지라도 더 익히려고 하는 진지함에서 후환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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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열중하고 있는 다문화가족들


공자도 논어의 첫 구절에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며 배움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문화는 이래서 유익한 창조물이다. 나라마다 국가의 정체성이 다르지만, 서로 호흡하며 교류할 수 있는 문화야말로 새로운 친교의 매체로서 으뜸이다. 이런 서화전을 통하여 공감대를 확대하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전시회의 목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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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그림전시회


2022년 통계 법무부 출입국 관리 체류 외국인은 2,245,912명이다. 다문화가족도 2021년 기준으로 38만 5000가구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 전체 가구 수의 2%에 불과하지만, 그 증가세는 가파르다. 가히 글로벌 시대에 진입한 느낌이다. 우리 시민들이 작은 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질 때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사고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마치 새터민들에 대해 통일시대의 선봉장으로 기대하는 희망과 또 다른 소망을 품게 된다. 통일되면 세계 5위의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지정학자 조지 프리드먼 교수의 예언이 실현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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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과 함께


이번 서화전에는 다양한 꽃들과 새들, 나무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먹의 농담으로 그려낸 그림 사이, 작가의 사상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글이 특징이다. 역사적으로 문인화의 대가를 꼽으려면 소치 허련을 들 수 있다. 〈모란〉이 대표작이다. 그는 부귀의 상징인 모란을 숱하게 그렸다. 별명이 '허모란(許牡丹)'이었다고 한다. 허련의〈산수〉. 조선조 문인화가들의 마음에 깃든 관념적인 이상향을 그린 그림이다. 그는 외딴 시골에서 나고 자랐으나, 추사에게 발탁돼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가가 됐다. 스승이 숨지고 스승의 세력마저 쓰러진 뒤 소치는 전국을 방랑하며 숱하게 모란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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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전을 관람하는 내방객들


필자가 다녀온 광교호수공원에는 많은 내방객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왕래하고 있다. 전형적인 맑은 하늘이 가을을 실감케 한다. 한 탐방객은 "호수길이 갑자기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여기가 옛날 원천저수지 자리였는데 새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명소가 되었다. 거기다가 서화전이 열리니 문화적인 도시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나는 서양화를 좋아하고 그리기도 하는데 전시된 문인화는 나무, 꽃들을 너무 잘 그렸다"라고 말했다. 60대 중년은 "선비의 상징인 소나무와 두루미를 잘 그렸다"라고 평가했다. 

 

본래 회원전은 회원들이 꾸준히 연수하고 정진해 온 모습을 발표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번 전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시화 전시는 작품의 특성상 비바람을 피하고 습기를 멀리해야 하며, 햇빛과 온도에 민감하여 실내 전시장에 게시하고 손님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것이 상례다. 하지만 이번 열네 번째 심묵회전은 관람객들을 찾아가는 전시회이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광교호수공원에 작품을 설치하여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특히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김기정 시의회 의장이 방문해 축사를 전했고, 다양한 인사가 오픈식에 참석했다.

관람객들이 "전시장도 아닌 호숫가에 그림이 걸려 있다고 놀란다. 시민들의 정서에도 매우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하였다. 광교 호수 공원길에도 외국인들이 드문드문 보여 또 하나의 한국문화를 보일 기회가 되었다. 서양화에 익숙한 서구인들은 물론 타국인들도 신선한 시화의 창작품에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필자가 취재하는 동안에 탐방객들이 문인화를 관람하는 동안에 어느 덧 풍성한 가을이 더욱 알차게 여물어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걸어가면서 새로운 설치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탐방객도 있었고, 소나무와 두루미, 꽃에 친근감을 느끼는 관람객도 있다.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 어린 자녀들에게도 문인화를 설명해 주는 젊은 부부를 상상만 해도 즐겁다.

6세 아동들은 부모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다. 심리학의 논리를 차용하지 않더라도 이번 전시는 아동에게도 감성적으로도 유익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사의를 충실히 표현한 작품에서 십장생이 무엇인지, 선비의 기상이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여운이야말로 우리의 사고를 숙성시키는 매개체가 아닐까. 가을은 가을다워야 한다. 파종했으면 반드시 수확해야 한다. 그게 어떤 것이든 다수의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마중물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인화를 비롯한 문화 페스티벌은 따스한 감성과 의지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주춧돌이 될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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