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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정환의 아동극 『그것 참 좋다!』 들어보셨나요
경기인형극제 2023 in 수원에 열리다
2023-08-25 13:15:32최종 업데이트 : 2023-08-24 17:59:26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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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장인 상상캠퍼스
 

경기인형극진흥회가 818일부터 24일까지 약 한 주간 '2023 경기인형극제 in Suwon'을 개최한다.

필자는 지난 819일 오후 2시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1986(이전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있던 자리.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에서 극단 문이 운영하는 그것 참 좋다!를 관람했다이번 경기인형극제의 핵심 슬로건은 '시간을 뛰어넘는 동심, 공간을 뛰어넘는 감동'으로, 성인, 아이 관계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인형극제가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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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자의 인사
 

그것 참 좋다!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쓰이는 쓰레기들을 활용해 만든 '재활용' 인형극 소품이 눈길을 끌었다내용은 말 한 필이 썩은 능금으로 바뀌는 과정을 통하여 유쾌한 재미를 제공하고, 노 부부간의 신뢰를 통한 감동과 인생의 가치를 뒤돌아보게 하는 인형극이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원작, 방정환 선생의 동극 작품으로 특징은 그 시대의 말맛이 매우 살아 있다는 점이다. 말맛이 살아있는 이야기를 위해 1900년대 당시의 서울 사투리로 화자가 이야기를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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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자와 참석자들과 함께
 

안데르센 원작인 '그것 참 좋다!!'는 말 한 필을 암소로, 그리고 오리로, 또 오리보다 더 미천한 것으로 바꾸다 결국은 썩은 능금 한 자루로 바꾼 할아버지와 할머니 노부부의 이야기이다할아버지의 스토리가 썩은 사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영국인들이 얘기를 듣고 내기에 동참함으로써 또 다른 얘기가 전개된다. 결국은 호주머니의 금화를 내놓게 됨으로서 노후의 경제적 걱정은 덜 수 있었음은 당연하다. 이 구연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들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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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과 각종 소품들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장날이 되어 말을 타고 가는 것으로부터 얘기가 시작된다. 어떤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계산은 전혀 하지 않은 채 할머니가 말한 대로 꼭 필요한 것과 바꾼다는 생각뿐이다.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당신이 하는 일은 언제나 옳으니까요."

그런데 암소를 끌고 가는 사람을 만나 바꾸겠다는 제의를 한다. 전혀 논리가 안 된다.

하지만 단지 할머니가 우유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밖에 없다. 공연자의 얘기가 나오자, 앞에 앉아 있던 아이들의 입에서 당연히 ""라는 탄성이 나오기 시작한다. 요새 아이들이 얼마나 영리한가.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얼마나 얘기를 재미있게 구수하게 하는지 마치 어릴 적 외가에 갔을 때 늦은 밤이 되도록 할머니를 졸라서 호랑이 담배 먹던 얘기를 듣는 것처럼 느낀다. 아동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똑같은 표정이다. 요사이는 어른들이 읽는 동화도 있잖는가. 재미라는 목표에는 나이와 관계없는 주제다. 그래서 이전의 황수관 건강전도사가 한 얘기가 기억난다. "강의는 재미있어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5분만 되면 참가자들의 눈꺼풀이 내려옵니다" 황 박사는 전문가라 가능하지 어디 그렇게 쉬운 얘기인가.

하지만 오늘 화자는 얼굴 모습도 전형적인 아이들을 좋아하는 인상인 데가 말도 청산유수처럼 줄줄 내려온다. 조는 사람도 없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부드럽지만 좌우 앞뒤의 객석을 수시로 쳐다보면서 화자에게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변화무쌍한 스토리에 한눈팔 수도 없다. 흥미 진전할 수밖에 없다. 암소에서 양으로 거위로, 닭으로 마지막으로 썩은 사과를 교환하는 말도 안 되는 손해 보는 거래에 당도해서는 아이들에게 표정 속에는 이해가 안 되지만 유쾌한 스토리에 그만 빠져들고 만다. 아이들을 사랑한 안데르센의 유치하지 않고, 어른이 읽어도 이야기에 깊숙이 몰입해 가슴 속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안데르센 동화의 특징이다. 또한 안데르센은 자기 작품에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불우한 추억들과 주변 환경을 상당히 투영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읽기엔 이야기가 너무 어두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은 손해 보는 거래였지만 노부부의 신뢰와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우연히 영국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내기를 하게 된다. 결국 내기에 이겨 호주머니의 금화를 얻게 된다. 당연히 영국인들은 사리에 안 맞으니까 이길 것이라고 했지만 상황은 반전되어 영국인의 말대로 "지고도 기분이 좋다"고 말을 하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계산이 안 되는 거래를 한 할아버지를 타박할 만도 한데 할멈은 끝까지 할아버지를 신뢰하고 사랑한다는 점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이 정도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한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으랴. 할머니가 강조한 "할아버지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옳아요" 할머니에게는 할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을 해서 할아버지의 생각이 무엇인지 간파한다. 거래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이차원적인 개념은 그 부부에게는 의미가 없다. 가정에서도 무엇이 우선적인지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렇게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교훈을 청자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화자가 서울 사투리를 195060년대 영화와 1980년대 뉴스 영상을 참고해서 구연했기 때문에 더욱 실감이 난다. 안데르센이나 방정환 아동극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작가답게 실감 나게 얘기를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화자의 맛깔스러운 음색으로 고저를 적절하게 조정함으로써 객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적 리드에도 큰 몫을 했다. 연극인들의 특유가 부드러우면서 정감 있는 어감이 그 분에게 녹아 있다. 오랫 동안 극단을 운영해 온 대표임을 실감케 한다. 참석은 7세 이상은 가능하지만 70대 연로한 분들도 제법 많이 참석했다. 주로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이 주류였는데 어른들이 듣기에도 현대 버전으로 내레이션했기 때문에 듣기에도 편했다. 영상 위주의 문화가 주류인 현대에 연극이나 구연은 청자들이 생각의 여유를 갖게 한다. 이 점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연극의 마니아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즐겁게 구연을 들은 객석의 참가자들이 마치자마자 화자 앞으로 나가 덕담과 인사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화자 또한 행복한 표정이다. 문화의 역할이 지대한 것은 그런 영상이 오랫동안 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오늘 공연에서 아름다운 노부부의 사랑과 신뢰 그리고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며 살 것인지의 숙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터득하고 배워가야 할 여정이지 않을까.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큰 것을 잃어버린 현대에 묵직한 교훈을 필자에게도 던져주고 있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참석한 아동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리라. 즐거웠던 오후 시간이었다.

   

마친 후 객석의 한 참석자는 "재미있고, 신기하다"라고 말하고, 다른 한 분은 "욕심 없이 어떻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배우게 된다, 또한 긍정의 힘과 가장의 뜻에 따라서 함께 하는 부부의 믿음의 고귀함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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