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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수원에서 강강술래를 해 왔던 동네는?
금곡동, '한가위 강강술래 한마당’을 통해 마을의 전통을 계승하다
2023-10-04 09:02:49최종 업데이트 : 2023-10-03 08:26:1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칠보산 마을에서 이뤄진 강강술래 행사

칠보산 마을에서 이뤄진 강강술래 행사


추석날 보름달을 보면서 온 동네 사람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흥겨운 정서를 나누었던 것은 우리 전통의 풍습이다. 강강술래는 전라도 지방에서 전하는 민속놀이로 전해지는데, 국가무형문화재 및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예부터 음력 8월 15일 밤에 예쁘게 차려입은 부녀자들이 공터에 모여 손에 손을 잡고 둥근 원을 만들어, '강강술래'라는 후렴이 붙은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면서 뛰어놀았다. 

모두가 하나되는 마을 축제같은 강강술래

모두가 하나되는 마을 축제같은 강강술래


도시화 및 산업화로 인해 개인주의가 만연화되면서 강강술래 풍습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이지만 수원에서 20년 동안 아파트 공동체에서 강강술래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칠보산 마을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가위 강강술래 한마당'이다. 지난 9월 23일 토요일 길놀이와 판굿 및 강강술래 행사가 마을 축제로 열렸다. 사이좋은어린이집, 칠보산어린이집, 숲에노닐다어린이집, 사이좋은 방과후, 초등 칠보산 자유학교, 중등 칠보산 자유학교, 칠보생태환경체험교육관, 칠보산 풍물마당이 주관이 되어 행사를 진행했다. 전통놀이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마을에서 계승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 벌써 20회까지 되었다. 

길놀이, 풍물패의 소리가 흥겹다

길놀이, 풍물패의 소리가 흥겹다


지역 공동체가 함께 연대하여 마을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모습은 새삼 낯설게 다가왔다. 공동의 목적을 갖고 함께 마을 축제를 만들어가는 것은 개인이 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다 함께 뜻을 맞추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참가하는 아이, 부모, 동네 주민들의 무리가 점점 커지면서 나중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원이 되어 강강술래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을 잔치를 통해서 아이들은 전통문화를 배워나가고, 어르신들은 옛 추억을 되살리는 기회가 되었다. 

금곡동 엘지빌리지 일대 및 상촌초등학교에서 이뤄진 강강술래 행사

금곡동 엘지빌리지 일대 및 상촌초등학교에서 이뤄진 강강술래 행사


오후 5시부터 칠보산 풍물마을이 시작되었는데, 총지휘자격인 상쇠가 길놀이를 하면서 금곡동 아파트 일대를 돌며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길놀이는 사람들에게 놀이 자체를 알리는 선전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놀이판에 참여해주길 바라는 마음 및 자신들의 흥을 돋우는 위함이다. 길굿, 거리굿으로도 불리는데 풍물패가 풍악을 울리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마을 전체그 두루 평안하기를 바라는 주술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약 2시간 가까이 신명 나게 길놀이를 하면서 아파트를 돌다가 7시가 다 되어 상촌초등학교 운동장에 다들 모였다. 강강술래가 드디어 시작되니 운동장 구령대에 준비하고 있던 소리꾼이 적당한 원을 만들도록 지시하였다. 이때 이끔이들이 맡은 위치에 가서 원을 만드는데 원활한 준비가 되도록 돕는다. 

어둑어둑한 시간이지만 달빛이 환했다

어둑어둑한 시간이지만 달빛이 환했다


처음부터 강강술래가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함께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는 놀이판이다. 흥겹게 소리가 울리고, 원이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하려면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강강술래 놀이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흥겨워야 한다. '남생아 놀아라', '손치기 발치기', '대문놀이' 등을 반복한다. 이렇게 약 1시간 정도 이어지다가 마지막에는 "강강술래도 끝나가고 언제 다시 노나" 혹은 "내년 팔월 한가윗날 다시 만나 놀아보세"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놀이판을 끝낸다. 함께 한 사람들과 서로 안아주고 인사를 나누면서 아쉬운 강강술래 놀이판은 정리가 된다. 

놀이같았던 강강술래

놀이같았던 강강술래


도시형 마을 축제는 자칫 일회성으로 그치거나 주최측만 열심히 준비하는 것으로 끝날 때가 많다. 하지만 '칠보산 한가위 강강술래'는 매년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함께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명나는 놀이판의 마을 축제는 삭막한 도시인들의 놀이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2011년도부터 이어져 내려온 칠보산 강강술래는 코로나 기간 3년간 멈추어 있다가 2023년 다시 재개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매년 이뤄지는 소박한 마을축제이지만 자생력을 갖춘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되었다. 

소원을 비는 강강술래

소원을 비는 강강술래


추석 당일이 아니어서 보름달은 아니었지만 한껏 밝은 달을 바라보면서 모두의 마음이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모르는 동네 사람들과도 하나가 되고, 재미있는 놀이 문화를 공유하면서 하나 되는 모습은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계기도 되었다. 정월대보름에는 달집 태우기 행사를 이어나간다. 지역주민들이 마을의 복을 빌고, 개인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이다. 도시 속에서 민속 놀이 및 풍습을 이어나갈 때 우리 고유의 정서를 잃어버리지 않게 될 것이다. 

20회가 이어진 칠보산 강강술래 축제

20회가 이어진 칠보산 강강술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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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강강술래, 칠보산마을축제, 강강술래, 수원전통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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