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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인의 창작자가 함께 하는 지구인의 놀이터 새단장 오픈
제로 웨이스트 숍이자 여유 마켓, 그리고 마을 공동체 이야기
2023-09-15 15:40:24최종 업데이트 : 2023-09-15 15:40:2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화성행궁 앞에서 신풍동 2번지로 이전한 '지구인의 놀이터'

화성행궁 앞에서 신풍동 2번지로 이전 오픈한 '지구인의 놀이터'


행궁동에 못 보던 가게가 하나 생겼다. 화성행궁이 자리한 행궁동은 '행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명소가 된 지 오래다. 많은 이들이 찾는 만큼 생겨나고 또 없어지는 가게가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 이곳에 살지 않는 우리 가족에게는 여행하기 좋은 관광지이지만, 이 골목 저 골목을 걷다 보면 주민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번에 발견한 공간은 본래 있던 가게를 이전하여 새 단장 오픈한 곳! <지구인의 놀이터>는 마을에 거주하고 있거나 또는 가까이에 살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서 운영하는 '마을 공동체 모임'이기도 하다. 

화성행궁 바로 앞에 있던 가게가 신풍동 2번지, 이곳으로 이전한 지는 두 달 정도 되었다. 올해는 수원역에 <마켓 여유>라는 이름으로 2곳에서 운영하기도 했다. 더 큰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게 되면서 제로 웨이스트 숍의 역할은 물론 마을 예술인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문화공간을 찾아보았다. 
 
제로 웨이스트 숍, 업사이클 제품, 예술가의 창작물 등 다양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숍, 업사이클 제품, 예술가의 창작물 등 다양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영통구 매여울로에 있는 '그런 의미에서' 동네 책방의 책들도 만날 수 있다.영통구 매여울로에 있는 '그런 의미에서' 동네 책방의 책들도 만날 수 있다.


무해한 33인의 창작자가 있는 곳! 지구인의 놀이터는 문화협동조합 참 좋은 수다, 마켓 여유, 지구인의 놀이터가 모두 있는 공간이라 소개할 수도 있다. 이곳은 지역 공동체 문화를 기획하거나 제로 웨이스트 숍, 플리마켓, 행사를 운영한다. 자원순환 교육을 하기도 하는 등 한두 가지 활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곳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곳이랄까? 나만의 보물 찾기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일단 들어와 봐야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자투리 원단을 사용해서 만든 머리끈 ▲수원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서 만든 엽서 ▲코끼리 똥으로 만든 노트 ▲비건 쿠키, 젤리, 크래커 ▲DIY 플라스틱 숲 키링 ▲가죽이 아닌 식물성 가죽으로 만든 제품 ▲독립 서적을 갖추고 있는 동네 책방의 역할까지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보기에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처음 이용하더라도 안내문이 있기에 사용법을 익히기 어렵지 않다.

처음 이용하더라도 안내문이 있기에 사용하기 어렵지 않은 '리필 스테이션'


수많은 구경거리가 있는 보물섬 같은 공간이라 몇 군데만 골라서 소개하자면, 먼저 리필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 숍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수원에는 약 7~8곳 정도의 제로 웨이스트 숍이 있다. 관광지 성격을 띠고 있는 행궁동에도 이런 리필 스테이션을 갖추고 있는 전문 매장이 생겼다는 사실이 반갑다. 원하는 종류의 세제를 원하는 만큼 빈 용기에 담아 카운터에서 결제하면 된다.

집에서 잘 쓰고 있는 설거지 비누나 샴푸바, 소창 소재의 제품 등 재구매할 것도 많다. 앞으로 행궁동에 놀러 왔다가 집에 갈 때 구입하면 되겠다는 생각! 그 밖에도 철 수세미, 아프리카 가나에서 만든 전통 수공예 제품 볼가 바구니, 맥주병으로 만든 리글라스 컵 등은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신기한 물건이기도 하다. 갖고 싶은데 크게 쓰임이 없는 제품과 달리, 생활용품이 대부분이기에 직접 사용하거나 선물하기에도 좋겠다. 

나에게 선물하는 작은 생태계,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이 하나의 작품과도 같다.

나에게 선물하는 작은 생태계, 켜켜이 쌓여있는 모습이 하나의 작품과도 같다.겉보기에는 작품인데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이라 일석이조!겉보기에는 예술품인데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이라 일석이조!


다음은 33인의 무해한 창작자들의 코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봤던 비바리움(Vivarium)은 '숨 쉼 숲'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다. 유리병 안에 작은 생태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느낄 수 있을 터. 자개 제품, 나무 도마 및 그릇 등은 지역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다. 직접 만든 옷, 앞치마, 모자 등 수공예품과 함께 앙증맞은 강아지 용품도 있다. 

예전에 화성행궁 앞에서 운영할 때, 그리고 수원역에 있을 때도 모두 방문해 보았는데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듯하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거쳤기 때문일까? 남녀노소 볼 거리 놀 거리가 가득해서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인의 놀이터>는 언제,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을까? 운영자이자 참 좋은 수다 이사장인 김민정 씨와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문화협동조합 '참좋은수다'의 김민정 이사장(가운데)

문화협동조합 '참좋은수다'의 김민정 이사장(가운데)


Q. 안녕하세요, <지구인의 놀이터>라는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A. 저희 매장은 마을에 있는 '참좋은수다'라는 문화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수다는 2015년부터 마을에서 여성들이 '플리마켓'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엄마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육아 외에,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었지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되던 사업이 2018년, 경기도시공사에서 제공하는 공간을 사용하게 되면서 조직화되었어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서 마을 커뮤니티 활동이 되었습니다.

Q. 그럼 그 공간은 어디에 있었나요?

A. <광교행복주택>이라고… 창룡대로 250번지에 있습니다. 행복주택 1층에 '참 좋은 공간'이라는 커뮤니티 공간을 2018년 5월부터 운영했어요. 다양한 공동체 활동과 인문학 교육, 그리고 마을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수공예 활동을 하면서 행복주택의 청년들이나 장애인 복지관 활동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작가 활동으로 연계가 되어 2020년, 코로나가 있는 해에 마을에서 전시 활동을 시작했어요.

<지구인의 놀이터>는 "실컷 놀면서 지구도 지키고 싶어서 그랬어"라는 코드로 1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수원에 있는 지역 작가를 초대해서 우리도 같이 전시회를 꾸려서 광주나 수원에 있는 광교 호수공원 혹은 행궁동 거리, 이런 곳에서 전시 활동을 이어갔어요. 그런데 육아하면서 전시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아무래도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고, 일회용을 많이 쓰게 되면서 고민이 생기게 된 것이죠. 업사이클에 관련된 전시를 하는데 우리의 활동이나 생활은 환경적이지 못하구나…, 이런 고민들이요. 특히 코로나가 성행하면서 일회용을 더 많이 쓰게 되었고 그다음 해, 제로웨이스트 샵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전시 활동을 하다 보니까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게 되는데 우리 동네에서 그런 매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전시는 이제 그만하고 우리가 작은 매장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 보셨던 3평짜리 작은 매장(화성행궁 앞)을 조합원들과 활동하는 공동체들이 이용하면 되겠지, 싶은 마음에 운영하게 됐습니다.

처음 문을 열었던 3평 남짓한 가게 앞에서 다함께 파이팅!

처음 문을 열었던 3평 남짓한 가게 앞에서 다함께 파이팅!


Q. 그때가 정확하게 언제였을까요?

A. 2021년 3월 17일에 오픈해서 올해 3월이 2년 되는 해였는데요. 평수가 워낙 작다 보니까 매장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활동하게 되더군요. 사실 작년 말 즈음, 이제 매장을 접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수원역 매장을 하게 되면서 마음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수원 시민분들이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우리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그랬구나'라는 걸 알게 된 것이죠. 4개월 동안 수원역에서 여유 마켓을 운영하면서 반응이 너무 좋았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 덕분에 용기를 얻게 되었고 때마침, 올해 마을 기업으로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운영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장을 알아보다가 7월 1일, 신풍동 2번지에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은 <무해한 창작자들의 놀이터>라고 해서 수공예 작가들이 같이 '상단'을 만들어 연대하고, 그 연대가 마을 공동체 형태의 지속 가능한 마을 상점을 운영하고 싶어서 이름을 짓게 됐어요.


Q. 네, 마을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A. 갈수록 공장 물건이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혼자 공방 작가로 활동하기란 굉장히 외로운 게 사실이에요. 서로 연대하고 힘을 모아서 함께 매장을 운영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활동의 매개로 인해 좀 더 잘 설 수 있게 되는 데에 마을공동체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임대지만 조합원들과 상단 작가님들에게 같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현재 지구인의 놀이터는 제로 웨이스트 가게가 있고 입점 브랜드가 29개, 그리고 상단 작가와 조합원으로 따지면 30명이 좀 넘습니다.


Q. 상단 작가는 어떤 뜻인가요?

A. 옛날에 보부상들이 '상단'을 이루어서 다녔었대요. 플리마켓이라는 활동이 주 사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참가자를 매번 모으게 됩니다. 6년 정도 플리마켓을 하다 보니 지역 안에 있는 작가님들은 대부분 지인 사이로 지내게 되는 것이죠. '상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같이 연대하는 멤버십을 갖고 싶어서 브랜드 네임이 되었습니다.

조금 '느슨한 연대'라고 보시면 돼요. 큰 조직처럼 어떤 의무 사항이나 규칙, 이런 게 있다기보다는 가벼운 활동과 봉사 활동을 하게 됩니다. 작은 연대가 돼서 움직이게 하려는 그런 방향성이 있습니다.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운영한 플리마켓, '마켓 여유'의 모습.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운영한 플리마켓, '마켓 여유'의 모습.


Q. 올해의 행사 계획이 있을까요?

A. 매장 마당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해보려고 해요. 장애인 단체 오케스트라가 있어서 그 친구들과 10월에 2번 정도 같이 공연을 하면 어떨까,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전시 작가들이 많이 있으니 마당에서 전시회 계획도 있고요. 

10월부터는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같이 운영하려고 하거든요. 아직은 논의 중이기는 한데 종이 우유팩으로 '우유팩 정거장'이라고 해서… 이런 걸 모아서 다시 재사용하는 정거장 활동을 해보려고 하고 이런 계획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이 공간을 찾는 수원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을까요.

A. 저희가 일본이나 미국 쪽에 있는 마을 공동체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로컬 상품을 거래하면서 마을 공동체 활동을 굉장히 잘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을 만났어요. 이 매장을 오픈하면서 행궁동 우리 지역 안에 있는 로컬 작가들이 뿌리를 잘 내릴 수 있기를. 환경 보호, 생활 예술, 공동체에 관심을 가진 활동으로서 마을에서 여러 가지 역량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마을이 좀 재미난 곳이 될 수 있는 활동의 중심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고요. 무해한 창작자들의 놀이터는 그래서 정말 재미있는 놀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지구인의 놀이터는 수원시민 또는 행궁동 관광객 모두에게 선물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지구인의 놀이터는 수원시민 또는 행궁동 관광객 모두에게 선물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경험한 <지구인의 놀이터>는 늘 변화를 꿈꾸며 사는 공간! 마치 살아있는 삶의 터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봤을 때는 제로 웨이스트 숍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온갖 예술품을 다 만날 수 있는 복합 공간이 되었다. 일상에 예술이 스며들고 있음이 느껴진달까. 주어진 오늘을 열심히 살며 내일을 꿈꾸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처럼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


<지구인의 놀이터 안내>
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66(신풍동 2번지)
(주차장 없음, 인근 공영 주차장 이용)
운영시간 : 월~토 12:00~21:00
일요일 11:00 ~ 20:00 (휴무 없음)
☎ 문의 0507-1446-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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