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합창단 잔디밭 음악회 ‘밤을 잊은 그대에게’... 낭만과 추억을 그대에게
25일 밤 8시에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려
2023-08-28 10:24:48최종 업데이트 : 2023-08-28 16:57:41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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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접이식 매트를 배부하고 있었다.
수원시립합창단과 뮤지컬팝스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헐리우드 영화 '스타워즈', '어벤져스', '사랑과 영혼', '석양의 무법자'의 OST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OST로 '알라딘', '인어공주', '라푼젤', '토이스토리'가 연주되었다. 제1야외음악당에 공연 1시간 전인 저녁 7시에 도착했다. 음악회 주최 측은 입구에서 공연 프로그램 매뉴얼과 1인용 접이식 매트를 배부하고 있었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가시지 않은 잔디밭은 후덥지근했다. 일찍 나와서 무대 가까운 관객석에 자리 잡은 시민, 아이 손을 잡고 오는 젊은 엄마들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았다. 매탄동에서 온 김모씨는 "결혼하기 전부터 예술공원에서 공연이 열릴 때마다 자주 왔었어요.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오는데 야외 공연장이라서 아이들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 좋아요. 미리 와서 한바탕 아이들이 뛰어놀고 나면 아이들 잠도 잘 자고... 한 여름밤에 잔디밭 음악회라고 하면 뭔가 낭만적이지 않나요? 왠지 가슴이 뛰고 설레이네요."라며 푸른 잔디밭을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 잡는 시민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복장으로 준비해온 간단한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시면서 공연을 기다렸다. 가끔 한줄기 지나가는 바람이 시원해졌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영화 '스타워즈' 메인 테마곡 연주로 웅장하거나 소름 돋는 '밤을 잊는 그대에게'가 시작되었다. 한 여름밤의 열기를 한순간 압도하는 연주곡, 영화는 알지 못해도 음악은 다 알고 있다는, 세월이 흘러도 영상으로 보는 젊은 배우들이 반갑다. 기성세대에게 SF영화 '스타워즈'의 추억이 있다면 오늘날은 히어로 중에 단연 영웅은 '어벤저스'이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 수퍼 히어로가 지구를 지키는 영상과 함께 가슴이 뛰고 벅차올랐다. 초능력이 생기는 듯 불끈 손에 힘이 들어갔다. '사랑과 영혼'은 OST를 듣는 순간 마음을 촉촉이 적시고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허리춤에는 권총, 먼지가 뒤덮인 망토, 늘 시가를 입에 문 채 우수에 찬 눈빛으로 서부를 달리는 신비의 남자. 10대 후반 명화극장이나 주말의 명화로 만났던 배우 크린트 이스트우드의 오래된 팬의 시작이었다. 역대 가장 왕성하고 위대한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감독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 메인 테마의 휘파람 소리는 늘 감회가 새롭다. 더위를 몰고 가는 가을바람과 함께 알라딘 왕자가 나타났다.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떼창을 부르고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불빛 파도에 몸을 맡겼다.
뮤지컬 영화음악 '위대한 쇼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보헤미안 랩소디'로 공연은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사랑의 감정은 감미로웠고 퀸의 음악은 듣고 들어도 명곡이었다. 잔디밭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잔디밭 관객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여름밤을 즐기는 시민들로 꽉 찼다. 준비한 프로그램이 끝났다. 열화와 같은 시민들의 앵콜 요청이 있었고 무대 앞에 댄서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어깨들 들썩이며 율동을 했고 시민들과 어울어졌다.
화성시 병점에서 왔다는 양모씨는 "병점으로 이사 가기 전에 권선동에 살았다. 아이들 키우면서 자주 왔던 곳이라 지금도 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이 있을 때마다 온다. 오늘은 사위도 처음 같이 왔는데 다음에 또 오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라면서 "예나 지금이나 수원시립합창단 공연은 항상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 중략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중에서
수원시민들이 즐기고 간 빈자리는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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