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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인문학이 만나는 통섭의 주창자, 유현준 건축가
'제146회 수원새빛포럼',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
2023-08-11 14:51:22최종 업데이트 : 2023-08-11 14:51:0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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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홍보 포스터(수원새빛포럼 안내)


수원새빛포럼이 지난 8월 8일 16시 30분 시청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유현준 건축가가 90분 동안 강연했다. 건축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색다른 주제여서 그런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참석 열기만큼 분위기는 진지했고, 마지막 시간에 질문 또한 사회적 관심도를 반영하는 듯 호응도가 높았다.

유 건축가는 수상 경력으로 2020년 국제건축상, 건축 마스터 상(AMP)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공간이 만든 공간』『공간의 미래』 등이 있다. 현재 유현준 건축설계사무소 대표 겸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강연과 방송 등을 통해 건축과 대중을 연결하고 있는데 통섭적인 강연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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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공간에 미치는 영향 강의


〈미래를 준비하는 인류〉
코로나19는 모여야 살 수 있었던 인간사회를 반대로 모이면 위험한 사회로 만들었다. 인간은 항상 변화하는 세상을 예측하고 미래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정확한 예측만이 생존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5천 년 전 이집트에서는 다가올 나일강의 범람을 예측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위도가 달라 상류에는 우기이지만 하류로 내려올수록 건기가 된다. 나일강 삼각주는 따로 거름을 주지 않아도 매우 농사가 잘됐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살기가 좋다 보니 모여 살게 되고 문명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준비는 필요하다


〈공간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중산층 아파트는 왜 방 세 개에 화장실 한 개일까? 필연적 배경이 있다. 자녀 둘, 부모가 한 세대에 살면서 자연히 그렇게 형성됐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기르자."

이 표어는 우리나라의 '산아(産兒) 제한'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던 1970년대 유행했던 '구호'다. 이렇게 방 세 개와 화장실 하나의 중산층 주거 평면이 완성됐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하루 종일 가족과 집에서 지내다 보니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집에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 가정주부와 직장인이 의외로 많다. 이전에는 주중의 낮 동안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일하는 어른은 회사에 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집이라는 공간은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사용되었다. 나머지 시간대 집은 인구밀도가 낮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소보다 155% 퍼센트까지 늘어났다. 이는 기존의 집이 감당해야 하는 용량을 1.5배 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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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서 도시의 경쟁력으로 확대한 대도시의 모습


또 하나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바로 선진국이다. 19세기 말 파리에는 7층 건물이 주류였던 반면에 뉴욕에는 30층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확장되었다. 4배 이상 고밀화된 도시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대신 미국이 선진국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미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컴퓨터, 전화기, 반도체 등 창조적인 기업을 양산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다. 뉴욕은 전화기라는 통신망을 깔아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시냅스를 획기적으로 늘었다. 유럽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열 배 이상 많은 숫자의 사람과 교류할 수 있었다. 고밀도의 도시 공간과 전화 통신망 덕분이다.

 

교실 수업과 온라인 수업에 대한 내용도 이어졌다. 최소한의 교사로 최대한의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효율성에 기초한 학교가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학교는 전교생이 집에 수업을 듣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극단의 해결책을 채택했다. 학교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식 전달의 기능, 둘째 또래 간 사회 공동체 경험의 장으로서 기능, 셋째 낮 동안 아이들을 돌봐 주는 탁아소의 기능이다. 동영상 강의는 지식 전달의 기능을 해결해 주지만 나머지 두 개의 기능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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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원의 모습


미래의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 코로나 이후 시대의 공원은 정방형의 공원보다는 가로로 긴 모양의 공원을 만드는 것이 좋다. 보통 공원이 만들어졌을 때 가장 혜택을 누리는 곳은 공원에 인접한 집들이다. 기술은 발전할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다.
 

미래 도시에 새롭게 도입될 필수적인 지하 인프라 시설은 일반 자동차는 다니지 않고 자율 주행 로봇만 다니는 '자율 주행 로봇 전용 물류 터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디자인을 바꾸면 사회가 바뀐다'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디자인 변형이 공간 구조를 바꾸고, 바뀐 공간 구조는 그 안의 사람들 관계를 바꾼다. 사람 관계가 바뀌면 사회와 세상이 바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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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저자의 사인회

 

강연이 끝나고 질의 시간이 이어졌다. 다양한 질문과 응답으로 또 한 번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외국인들에게 소개해 줄 공간이 어떤 것이 있는지 질문에 "한강시민공원이다"라고 답했다. 밤이 늦도록 치안이 유지되고, 다수의 사람이 감시자로 있다고 생각하면 조심하게 된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저자 사인회는 저자와의 만남으로 흐뭇한 시간이었다.

 

오늘 유현준 교수를 통하여 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시냅스가 어떻게 통섭 되는지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할 기회가 되었다. 다음의 모임이 몹시 기대된다. 인문학의 도시, 수원시가 포럼을 통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꿈꾸고 있는 것도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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