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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詩) 힐링~어서오세~휴(休)
2023-07-24 14:25:31최종 업데이트 : 2023-07-24 14:25:3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詩)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詩)


지난 20일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시나브로 강의실에서 오후 2~4시까지 힐링 프로그램인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詩)'가 진행됐다. 바쁜 일상에서 문학을 접할 기회가 없는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상대적으로 길이가 긴 산문에 비해 짧은 운문을 활용하여 문학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운문을 읽고 감상을 나누어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시민기자는 진행자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는 여성의 문화생활 증진, 여성의 문화생활 기회 확대, 여성의 일상생활에 삶의 충전과 활력소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13일 첫 시간에는 '시는, 재미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고흐의 그림 '구두 한 켤레'와 '꽃 피는 아몬드나무'를 보면서 시와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리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문자로 표현하는 것일 뿐 예술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진행자는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 프로그램에서 시란 어렵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통하여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것을 시인은 어떻게 은유와 상징으로 가져왔는지 읽어보고 시편 너머의 본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면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음을 이해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면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음을 이해했다


시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시가 일상 속에 밀접하여 있음을 이해했다. 각자 삶의 이정표로 아끼고 간직한 시문과 구절을 나누어 보고 이유도 공유했다. 

이날 참여했던 한 수강자는 "시라는 말을 떠올리면 먼저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학창 시절 배웠던 것이나 시론에 있는 정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시를 이야기하면서 결국 우리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20일 두 번째 시간에는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심춘자 시집 <낭희라는 말속에 푸른 슬픔이 들어있다>에 수록된 어린 시절, 나의 동네 등 작품을 읽고 각자 어린 시절과 자랐던 마을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화자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경험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천변川邊에 모여있는 마을은 표주박을 엎어놓은 것처럼 옹색했다. 당산나무 아래 정자가 있었고 발치에는 채송화 과꽃 피었다. 키 작은 사철나무나 대나무 장대를 가로질러 친 울타리, 얼기설기 엮은 대문은 이름으로 서 있을 뿐 싸리꽃이 한창이다.'『시간의 폭력』 중에서 조원동에서 온, 순창이 고향이라던 김모씨는 낭독 후 "이 시는 내가 자랐던 마을과 똑같다. 내가 우리 동네를 써 보라고 하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우리 마을에도 당산나무가 있었고 정자가 있었다. 마을 입구부터 채송화 과꽃 금송화가 피었고 지금도 정자에는 마을 어르신들 쉼터로 분주하다. 고향 떠나면서 잊고 있던 것을 시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났다"라고 말했다. 

고향 떠나면서 잊고 있던 것을 시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났다

고향 떠나면서 잊고 있던 것을 시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났다


영암이 고향인 60대 김 모씨는 "우리 마을 어귀에도 당산나무가 있었다. 그 아래 상여나 제기를 보관하는 사당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숨바꼭질을 참 많이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하교할 때 통학반장의 구령에 맞춰 귀가하던 생각도 난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시니 찾아갈 고향도 없어지더라. 그 동네를 가면 지금도 엄마가 반기실 것 같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화성에서 온 김모씨는 "나는 신풍동에서 태어나서 수원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래서 냉이나 달래 이름도 모르고 살았다. 방학이 되면 시골 친척 집에 가는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나의 오래된 기억 중에 한가지는 방학 숙제로 쥐꼬리를 잘라서 가져가야 하는 것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그 시절에는 그렇게 해라하면 또 다 했던 시절이었다"라고 말했다. 


『미로역』 중에서
'철로에 발맞춰 길게 늘어선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아이들, 두엄더미처럼 쌓인 하루의 흔적은 기적소리와 함께 사그라졌다. 철길과 행상들 흥정 사이에서 뛰고 노는 사내아이들, 일층 변소 난간에서 철없이 오줌을 갈겼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자가 선 자리에 뒤꿈치 꺾어 신은 그림자가 다시 섰다. 새벽의 흔적을 남기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 회한이 겹겹이 덧칠되었다. 어제는 말랐다가 오늘은 흐린 대로 젖어 있었다.'

 
운문을 읽고 감상을 나누어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운문을 읽고 감상을 나누어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차와 시골 역사에 관한 '미로역'을 읽고 이야기는 더욱 빠른 속도로 추억 속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역사 주변에 난전이 열리고, 마늘이며 고추를 이고 지고 팔러 나온 부모님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기차는 젊음의 낭만이 있는 일탈이 가장 그립다.

천모씨는 "여름휴가 기간에는 서울역에서 부산 가는 야간열차를 자주 이용했다. 도착하면 새벽에 도착했는데 밤새도록 친구들과 기타치고 떠들면서 밤을 보냈다. 지금 그렇게 시끄럽게 기타치고 떠들면 바로 제지당할 텐데 그때는 낭만이 있었다"라고 말하자 또 다른 김모씨는 "대학교 입학하고 주말에 경춘선 타고 대성리나 강촌으로 많이 놀러 다녔다. 낭만이 있는 일탈이었다. 미팅도 하고 부킹도 하고... 그때 미팅에서 만나 같이 사는 친구도 있다"라고 말해 다른 수강자들은 놀라워했다.

'누이'나 '묵호' 등 작품을 읽고 박모씨는 "나는 시나 산문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시절에는 시나 수필을 가르쳐주는 데도 없었고 혼자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 결혼하고는 현실이 감성을 잡아먹더라. 예전에 오늘처럼 문학작품에 대하여 쉽게 얘기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하자 다른 수강자들이 "100세 시대, 아직도 늦지 않았다"며 꿈을 응원했다. 

 

 


천모씨는 "<낭희라는 말속에 푸른 슬픔이 들어있다>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고 이야기하면서 한층 시에 가까이 간 것 같다. 난해한 말들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던 작품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면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음을 이해했다. 잊고 있었던 추억을 꺼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라고 프로그램 참가 후기를 말했다. 

힐링~어서오세~휴(休)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 시(詩)'는 수원시 여성문화공간 휴 시나브로 강의실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서 4시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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