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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를 만날 수 있었던 행궁동 경기서적 
‘작별’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게 하는 일 
2023-07-13 10:03:44최종 업데이트 : 2023-07-13 10:57:2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신경숙 작가와의 만남이 이뤄진 '경기서적 행궁점' (강의 시작 전에 준비하는 모습)

신경숙 작가와의 만남이 이뤄진 '경기서적 행궁점' (강의 시작 전에 준비하는 모습)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데뷔 38년 차 글쟁이인 신경숙 소설가의 강연이 경기서적 행궁점에서 7월 12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었다. 연작소설 ≪작별 곁에서≫(창비·1만5,000원)를 출간하고 독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 책은 총 세 편의 중편소설로 되어 있는데, 예기치 않은 일들로 삶의 방향이 바뀌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간체 형식으로 풀어낸다. 절묘하게 연쇄되는 이 세 통의 편지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작별과 사랑, 생의 의미를 사려 깊은 문장으로 사유하며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읽는 듯한 문체로 인해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다. 

장맛비가 소강상태였던 후덥지근한 여름밤, 경기서적 행궁점의 한옥의 마당에 앉아 소설가의 삶의 한 자락을 엿보는 듯한 시간은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 되었다. 소설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시민들 중 대다수가 신경숙 작가의 팬인 듯했다. 오래전 출간한 책을 들고 와서 사인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영어로 번역된 신 작가의 오래된 책을 갖고 온 독자도 있었다. 이번 행사는 출판사 및 전국의 서점들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구미 '삼일문고', 대전 '계룡문고', 충주의 '책이있는 글터', 전주의 '호남문고', 강릉의 '지앤지오 말글터', 일산의 '한양문고' 그리고 수원 '경기서적'이 함께하는 행사였다. 신경숙 작가는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책 일부를 낭독하기도 했다. 관객들이 함께 질문하고 책의 구절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옥서점에서 경험한 여름밤 소설가와의 만남은 이색적인 시간이었다

한옥서점에서 경험한 여름밤 소설가와의 만남은 이색적인 시간이었다


"저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책을 읽는 건 아름다운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 책 속에 있었어요. 산업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준 국어 선생님이 계셨고, 제가 쓴 반성문을 보고 소설가 되는 것을 권유하셨어요."

작가는 '소설은 해답이 아니고, 질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소설을 읽는 것은 어떤 결론이나 결말을 향해 나가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다. 영웅적 서사가 아니라 어쩌면 패배하고 외롭고 잘 풀리지 않는 인생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면서 예기치 않은 일들로 우리 인생이 향해 간다는 것을 알게 한다. 작가는 1985년 발표한 단편 소설 <겨울 우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올해 60세를 맞이하였지만 여전히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는 것은 막막한 일" 이라고 말하면서 겸손함을 표현했다. 한편 신경숙 작가의 히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엄마를 부탁해'의 경우 구상을 하고 소재를 생각한 이후 30년이 지나서야 쓸 수 있었다고 한다. 

독자들의 질문과 낭독 등으로 다채로웠던 시간

독자들의 질문과 낭독 등으로 다채로웠던 시간


이번에 출간한 책 ≪작별 곁에서≫의 경우 '작별 곁에 서 있는 이들을 위로하는 소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같은 주제의 다른 이야기인데, 나이가 들수록 만남이 아니라 작별을 생각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돌아갈 수 없는 사람, 떠나간 사람, 헤어지는 관계 등 그리움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별'은 완전한 헤어짐 같은 뉘앙스지만 '작별'은 언젠가 다시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신경숙 작가는 "이 세 통의 편지가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 주길..."이라고 사인을 해 주었다. 소설을 읽는다는 건 알 수 없는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자,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숙 작가의 책에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신경숙 작가의 책에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강연이 끝난 후에도 질문이 끊이지 않았던 시간이었으며 늦은 시간까지 사인회도 이어졌다. 보이지 않는 인연으로 연결된 독자와 작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 시간이었다. 경기서적의 선국규 대표는 "비가 올까 봐 정말 걱정했어요. 지난번 박 준 시인과의 만남에도 그랬고 오늘 신경숙 소설가의 강연 역시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여름밤 특별한 추억이 되시길 바랍니다" 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조명실 님은 "수원에서 다양한 인문학 강좌, 좋아하는 작가님과의 강연 소식 등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성숙 님은 "저와 나이가 비슷한 신경숙 작가의 글에 매우 공감하고,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시는 모습에 자극이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서적 행궁점의 다음 북토크는 7월 29일 오후 6시 '황인찬 시인'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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