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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가"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인권 교육'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다
2023-07-04 10:08:11최종 업데이트 : 2023-07-04 10:08:07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의도적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자리를 만들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을 없애자고 정재승 뇌과학자는 말한다

정재승 뇌과학자는 "의도적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자리를 만들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을 없애자"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모든 사람은 그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도 차별받지 않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세계인권선언문 1조와 2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6월 29일, 영통종합사회복지관은 '2023년 복지관 이용자 인권 교육'을 주제로 '인권 교육 온다'의 김경미 상임활동가(이하 김 활동가) 강연회를 열었다. 강연을 들으려고 온 신청자는 40대에서 70대까지로 어르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 활동가는 공무원과 사회복지사 대상으로 인권 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그가 활동하는 '인권 교육 온다' 사무실은 화성행궁에 있다. "화성행궁에 오시면 사무실에 들러 주세요. 커피 한 잔 대접해 드릴게요."라는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어줬다. 

김 활동가는 존엄한 삶을 위하여 일상 속 '인권 감수성' 높이기로 강연회를 시작했다. 사람관계와 일상에서 인권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로 배움, 뭐든지 OK, 좋아 좋아, 맞아 맞아"로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 상임활동가는 존엄한 삶을 위하여 일상 속 '인권 감수성' 높이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 상임활동가는 존엄한 삶을 위하여 일상 속 '인권 감수성' 높이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인권이란 사람과 세상을 보는 시선으로 '어떤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가?'를 화두로 <어른이 되면>, <노인을 위한 나라> 영상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 늙으면 장애인이 되는 거야.'


<어른이 되면>은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18년간 시설에서 살았던 발달장애인 동생을 데리고 살면서 겪은 일상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발달장애로 경험한 차별, 사회로 나온 여동생의 일상 적응기, 사회에 여전히 만연해 있는 차별, 돌봄의 의미, 여동생의 NO를 존중하는 태도 등에 대해 조곤조곤한 어조로 들려준다. 다큐멘터리에서 장혜영 감독은 "10년 동안 살고 있는 익숙한 동네이고 공간인데, 여동생과 함께 살면서 이웃의 시선으로 낯선 공간과 동네가 되어 버렸다."라고 말한다.

많은 장애인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 여길 때 기분이 상한다고. 이웃이 장애인을 만났을 때 무엇이 필요한지 묻지 않고 뭔가 챙겨주어야 할 존재로 바라볼 때 슬프다고.

영상을 보고 난 후 조별로 각자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르신들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 늙으면 장애인이 되는 거야. 누구도 차별할 자격이 없어." 
"맞아. 요즘 무릎이 아파서 어제 저녁에 찜질했는데, 오늘은 한의원에 가서 침이라도 맞아야겠어요."
"저는 눈이 침침해져서 안경이 없으면 책 읽기가 힘들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도 다 맞아요. 자신의 소중함을 모르는 나 자신도 장애라고 생각해요. 저는."
노인도 장애인도 잘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다들 덧붙이셨다. 

어르신들은 우리 모두가 장애인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되려면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해 주셨다. '인권 감수성'의 시선이 열린 것이다. 

김 활동가는 "조카가 발달장애인이에요. 장애는 고쳐진다는 인식보다 장애를 느끼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 먼저예요."라고 말했다.
 
'안전하지만 노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하나도 없는 텅 빈 삶, 요양원
인간은 근본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갖고 싶어 한다'

얼마나 더 오래 사느냐보다 사람답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EBS1 TV <지식채널e-노인을 위한 나라> 중에서.

얼마나 더 오래 사느냐보다 사람답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EBS1 TV <지식채널e-노인을 위한 나라> 중에서.


이어서 참석자들은 EBS1 TV <지식채널e-노인을 위한 나라>를 감상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국가들이 노인을 위한 대책으로 내놓는 하나가 요양원이다. 시설을 잘 갖춘 요양원이 노인의 노후 문제 해결이 될까? 미국 노인 대부분이 여생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곳은 '집'이다. 하지만 노인 인구 75%가 실제 죽음을 맞이하는 곳은 병원 또는 시설이다. 요양원은 치매, 신체장애, 인지장애 노인을 위해 마련된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이지만 노인은 요양원에서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요양원을 병원 시설이 아닌 집 같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텔레비전 소리 대신 식물, 동물, 어린 아이들을 요양원의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2년 후, 요양원 노인들에게 특별한 변화가 생겨났다. 요양원 노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갖고 싶어 한다. 얼마나 더 오래 사느냐보다 사람답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상을 보고 난 후 어르신들은 "삶을 통제하는 안전한 격리시설보다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자유로움과 생명력이 있는 공간에서 살다가 죽고 싶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셨다. 

김 활동가도 "자기가 있고 싶고, 살고 싶은 공간에서 살다가 죽고 싶은 공간에서 죽는 것도 인권이다."라고 전했다.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인권 교육' 홍보 포스터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인권 교육' 홍보 포스터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과 함께 인권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 성별, 인종, 부, 연령 등에 대해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릴 권리를 잘 인식하고 인권을 존중하고 받으려면 인권 감수성이 높아야 한다. 인권 감수성은 교육, 훈련, 학습으로 형성된다. 정재승 뇌과학자는 "우리 뇌는 나 중심으로 생각하는 게 강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알게 모르게 범하고 있는 차별의 언어와 행동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곽기주님의 네임카드

인권, 인권 감수성, 차별, 노인을 위한 나라, 어른이 되면, 인권 교육 온다, 김경미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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