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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그려지는 대한민국’ 공연, 감동의 무대
수원SK아트리움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문화 누려
2023-06-26 15:44:48최종 업데이트 : 2023-07-03 17:40:23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공연 후 배우들이 관객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공연 후 배우들이 관객과 인사를 하고 있다.


"멀리 가지 않고 동네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는 게 좋다."
"공연이 어렵지 않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춤과 노래였다."
"수준 높은 공연이다. 가성비 최고다."

  6월 24일(토) 오후 2시에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예술로 그려지는 대한민국' 공연이 있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온 관객이 동네에서 공연을 보는 즐거움을 말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는 설문조사에 공연이 어렵지 않아 좋다고 썼다고 했다. 공연 배우 중에 친구가 있다고 밝힌 젊은이는 수준 높은 공연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예술로 그려지는 대한민국'은 IT-SHOW(잇-쇼)라는 부제를 달았다. 여기서 IT-SHOW는 IT 기술의 IT와 잇(it)를 의미한다. 이는 공연의 기술적 맥락과 닿아 있다.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한 홀로그램 및 미디어아트, LED 기술이 힙합, DJ, 스트리트 댄스 등과 다양하게 섞인다. 전통 음악과 무용에 미디어가 결합하는 새로운 공연을 추구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울러 전통을 '잇'는 다는 중의적 의미도 다가온다. 언어 감각이 돋보이고 유행에 민감한 시도다. 
 
공연장에 관객들이 기대감을 갖고 입장하고 있다.

공연장에 관객들이 기대감을 갖고 입장하고 있다.


  공연은 제목에 맞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조선 왕실의 모든 행사가 글과 그림으로 기록되는 외규장각 의궤가 있다. 역사적으로 1928년 이후에는 더 기록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연 내용이 왕실의 행사는 아니지만, 의궤 안에 새로운 내용을 기록하려는 시도다. 시대에 맞게 새로운 전통예술로 기록을 이어간다는 의도가 다소 허무맹랑한 듯하지만, 전통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각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을 기록한다. 먼저 경기도 민요를 홀로그램으로 만난다. 영상과 소리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전통을 지키고, 새롭게 해석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아티스트들이 관객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겠다는 고민의 흔적이 무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강원도는 도깨비 이야기다. 도깨비 탈을 쓰고 춤을 추는데 LED 퍼포먼스로 눈을 현란하게 한다. 화려하고 멋진 레이저쇼는 음악과 함께 눈을 뗄 수가 없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환상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큰 감동을 주는 순간이다. 
  전라도 산조, 남도 민요, 경상도 오방신장무 등으로 의궤의 역사를 이어간다. 수궁가의 사설은 어린아이들도 집중한다. 토끼와 별주부, 용왕의 사설을 소리꾼이 입체적으로 불러댄다. 소리꾼의 음에 슬픔과 기쁨의 감정이 담겨 있다. 경상도 오방신장무는 열광적이다. 청, 황, 흑, 백, 적색의 복장을 한 다섯 춤꾼이 현란한 영상과 어우러져 환상의 세계를 만든다. 열정이 넘치는 춤에 관객들이 탄성과 함께 박수가 절로 나온다. 민요는 인생살이 고뇌의 한이 전해온다. 국악과 가요를 함께 부르는 데 미세하고 고운 서정이 느껴진다. 거기에 랩으로 풀어내는 흥겨움이 더해져 배우와 관객이 하나 되는 즐거움에 젖는다.
공연장에서 티켓 수령 장면.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았다.

공연장에서 티켓 수령 장면.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았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때 형식에 얽매인다. 하지만 우리는 전통적으로 마당에서 공연했다. 마당은 자유로움이다. 마당에서 배우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한바탕 신나게 논다. 오늘 공연도 무대의 배우와 객석의 관객이 하나가 됐다. 이것이 관객과 소통해 온 전통의 형식이다. 전통문화도 변하고 있다. 옛것에 현대적 의미가 더한다. 오늘 가수와 배우들의 한복 의상도 우리 옛 옷과 다르다. 시대와 환경에 맞게 재해석되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고유성에 새로운 멋을 추구하고 있다. 지나치게 상업화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전통의 변화로 공감력을 확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과정은 세계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변화다. 
공연에 앞서 관객들이 포스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연에 앞서 관객들이 포스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연 마지막에는 외규장각 의궤 역사를 소개했다.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의 방화로 강화도 외규장각은 소실되었고, 그때 의궤를 비롯한 도서 340여 권도 약탈당했다. 이후 1세기가량 방치되어 있던 의궤는 파리국립도서관에 근무하던 박병선에 의해 발견되어 지금은 영구 임대 형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선생은 도서관의 비밀을 발설했다는 이유로 사직을 권고 당했다. 이후에도 도서관 이용자로 외규장각 도서 열람을 신청해 한 권씩 목차와 내용을 정리했다. 파리에 머물며 한국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등 생을 마칠 때까지 한국 역사와 문화적 진실을 밝혀내는 데 헌신했다. 공연 내내 현란한 조명이 춤추던 무대와 막에 외규장각 의궤와 박병선의 이야기가 담백한 조명과 함께 나온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공연을 이끈 배우들은 '공연계의 준비 된 아티스트들' 이란 모토로 2014년 설립된 '느낌 커뮤니케이션'이다. 공연기획 및 연출 제작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 온 종합예술지향 단체로 미디어아트와 IT융합 공연을 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입촌식 공연의 주제공연 연출 및 진행 등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해 왔다. 2020년 한국 문화예술회관 연합회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에 선정된 실력 있는 단체다. 
이번 공연은 수원문화재단이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의 하나로 한 것이다. 후반기에도 두 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수원문화재단이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의 하나로 한 것이다. 후반기에도 두 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수원문화재단이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의 하나로 한 것이다. 6월에 연극<별이네 헤어살롱>에 이어 오늘 공연을 했다. 앞으로 광대 탈놀이<딴소리 판>(8.20), 뮤지컬<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12.2)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방방곡곡 문화 공감 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서 지방 문예회관 운영 활성화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우수단체를 선정하여 문예회관을 배정하고 초청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티켓 가격은 전석 2만 원이며, 수원시민의 경우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원 시내 문화 취약계층을 위한 50% 할인과 객석 나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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