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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같은 무예24기 무예인들 자랑스러워
이원일, 배국진 무예인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출간
2023-06-21 12:59:54최종 업데이트 : 2023-06-21 08:41:5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무예24기 시범 장면

무예24기 시범 장면, 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1653년 대사성 이일상이 "수원의 군병은 훈국에 견주어 더욱 성대하고 그 사람들은 무사에 익숙한데 쓰여지기를 좋아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니 효종 임금은 "수원은 본디 무향(武鄕)으로 과연 경의 말과 같다"라는 효종실록 기록이 있다. 1831년 편찬한 화성지 '풍속' 편에 보면 "수원사람들은 무술을 좋아하고 농사짓는 데 힘쓴다. 인물들은 질박하고 꾸밈이 적다"라고 했다. 무예24기 상설공연이 매일 화성행궁 앞에서 펼쳐지는 것이 우연이 아닌 것이다. 무예24기 전통은 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790년 정조대왕이 직접 편찬의 방향을 잡은 후 규장각 검서관인 실학자 이덕무, 박제가, 장용영 무사 백동수에게 명해 '무예도보통지'라는 무예 훈련 교범을 간행하였다.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24가지 무예를 무예24기라고 하는데 맨손 무예 1가지, 도검 무예 10가지, 창봉 무예 7가지, 마상무예 6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무예24기는 장창, 죽장창, 기창, 당파, 기창, 낭선, 쌍수도, 예도, 왜검, 제독검, 본국검, 쌍검, 마상쌍검, 월도, 마상월도, 협도, 등패의 요도와 표창, 권법, 곤봉, 편곤,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로 구성되어 있다. 무예24기는 조선 고유의 무예와 중국, 일본의 우수한 무예를 수용해 24기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당대 최강의 무예였다고 할 수 있다.

무예도보통지는 1598년 편찬한 '무예제보'와 1759년 간행한 '무예신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훈련 종목을 더해 한문본 4권과 언해본 1권으로 간행한 종합무예서로서 무예의 동작을 그림과 글로 해설한 실전 훈련서이다. 이 책은 2017년 북한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저자, 왼쪽 이원일, 오른쪽 배국진 무예인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저자, 왼쪽 이원일, 오른쪽 배국진 무예인



무예도보통지를 간행한 목적은 당대의 무예를 집대성해 병사들에게 실용적인 무예를 익히게 해 국방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있었지만, 진정한 목적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만든 책인 것이다. 정조대왕은 무예도보통지 서문에서 "무사들은 저마다 무예를 익혀 날쌘 맹수와 같이 되어 국가에서 계속하여 인재를 양성하려고 하는 본래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억만년을 두고 닦아가야 할 군사 교육과 분명하게 일러준 내 뜻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정조대왕의 수원화성 축성 정신인 "단지 보기만 아름답게 하고 견고하고 치밀하게 쌓을 방도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진실로 옳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보기에 아름다운 것도 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병법은 먼저 남의 기(氣)를 꺾는 것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성루(城樓)가 웅장하고 화려해서 보는 자로 하여금 기가 꺾이게 하는 것도 수성(守城)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무예24기는 연중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에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상설공연을 펼친다. 수백 명의 관람객 속에서 허공에 울려 퍼지는 기합 소리와 함께 칼과 창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번쩍인다. 무예24기 시범단이 열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무예24기 시범단 소속 이원일, 배국진 상임단원이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이라는 책을 출간해 직접 만나봤다. 20년 이상 무예24기를 수련하면서 현장 무예인의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펴낸 국내 최초의 무예 실기 이론서이다. 이원일 사범은 '우리 칼 뒤집기, 예도'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국내 최초의 무예 실기 이론서이다.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국내 최초의 무예 실기 이론서이다.



'우리 칼 뒤집기, 예도'에서는 무예도보통지의 직자(直刺)는 찌르기를 말하는 것이고, 자법(刺法)은 찌르기가 아닌 손을 내지르는 행위이며 손을 내지를 때 칼이 어떻게 있는가에 따라서 그 칼의 형태가 바뀐다는 것을 밝혔다. 자법(刺法)을 이해함으로써 좌회, 우회, 좌우전 등 본국검의 동작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본국검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이후 새로 만들어진 신검이다. 본국검은 앞과 뒤를 향한 공격 비율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존의 싸움 형식이 아닌 발전된 기술을 갖고 있다. 다른 검법과는 다르게 회전이 많고 움직임이 활달해 검무를 연상할 수 있지만, 무예도보통지의 무예는 군사 무예이기 때문에 신체 단련용이 아닌 전투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칼싸움의 실전 기법과 난전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진정한 칼싸움의 보를 보여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두 무예인이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가 있다. 20년 이상 무예를 익히고 수련했는데 실전에 적용하다 보면 무예의 동작이나 움직이는 동선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무예도보통지를 공부하고 언해본과 한문, 그림의 해설을 무예인의 동작과 시선으로 분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예도보통지는 한문과 당대의 언해본으로 간행되었는데 무예의 동작이 그림과 글로 해설되어 있다. 현대에 와서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한 언해본도 있다. 당연히 당대의 언어와 현대 언어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한문본인 화성성역의궤를 현대에 우리말로 번역했는데, 이 번역이 제대로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18세기의 한글로 편찬된 한글본 정리의궤가 발견되면서 현대의 번역이 상당 부분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무예는 몸으로 말한다"라고 두 무예인은 힘주어 말한다. 무예를 익히지 않고 이론만을 가지고는 무예도보통지를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무예인은 화, 목요일 저녁 7시 30분 화성행궁, 토요일 아침 7시 동장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예24기를 가르치고 있다. 화성행궁 앞에서는 매일 무예24기 시범이 펼쳐지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수원특례시의 보배 같은 무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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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24기, 이원일, 배국진, ’우리 칼 뒤집기, 본국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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