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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구 부국원 전시장 탐방
전시장 돌아보니, 전쟁의 비참함이 가슴에 맺친다
2023-06-07 13:44:54최종 업데이트 : 2023-06-07 13:44: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호
구 부국원 전경

구 부국원 전경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 4일 부국원에서 열린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전시회를 찾아갔다. 
이곳에서 6.25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 수원에서 벌어진 한국 전쟁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그 당시 사진과 영상, 전시물을 통해서 역사의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은 1916년 설립되었다. 이곳은 주로 일제강점기에 농작물의 종자와 종묘, 농기구, 비료 등을 판매했던 회사였다. 해방 이후에는 수원법원, 수원시 교육지원청 등 관공서, 병원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역사적 건물이다.
 
2000년대에는 '한솔 문화사' 인쇄소로 사용되었지만 개발 사업으로 인해 철거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수원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건물을 보존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복원공사를 거쳐 1923년 설립 당시의 원형으로 복구, 1917년 10월 국가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되었다. 2018년 11월 근대문화 공간으로 개관하면서 현재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오는 6월 30일까지 휴전 70주년과 수원 시정연구회의 수원 학술총서 「한국전쟁: 그 기억의 파편을 모은다」 발간을 기념하여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전시가 열린다.
 
한국전쟁 중 수원은 북한과 중국군 그리고 남한과 유엔군 사이에서 총 4차례에 걸쳐 번갈아 가며 점령과 탈환이 일어난 치열한 전투지역이었다. 한국전쟁 초기에는 수원에 한강 방어를 위한 남한과 유엔군의 연합군 지휘 본부가 있었다. 수원에 위치한 수원비행장은 전쟁 중 중요한 작전지역이었다.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은 1부 '한국전쟁, 그날'과 2부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으로 구성되었다. 전시회는 수원지역과 수원비행장을 중심으로 긴박했던 전쟁 과정이 담긴 영상과 당시의 시대상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1층 전시장 전경

1층 전시장 전경
수원비행장 군수품 수송기 전경수원비행장 군수품 수송기 전경

 
1층에 위치한 1부 '한국전쟁, 그날' 전시 구역에서 영상을 만날 수 있다. 큰 스크린 영상을 통해 전쟁 당시의 모습이 날짜별로 생생하게 재현되었다. 첫 번째 영상은 1950년 6월 25일, 그날로부터 시작된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당시, 한국군을 지원하는 포탄을 실은 비행기가 수원비행장에 도착한다.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맥아더 장군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맥아더 장군

수원역의 전방배치를 기다리는 국군 모습수원역의 전방배치를 기다리는 국군 모습


이어서 다음 날, 6월 26일 서울의 모습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맥아더 장군이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장면, 활주로에 설치된 방공포, 수원역에서 대기 중인 군인의 모습 등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빠르게 펼쳐진다. 수원에는 비행장이 있었기에 전쟁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6.25 당시 장안문 전경

6.25 당시 장안문 전경


수원역에 피난민이 몰려들어 남쪽으로 이동하려는 모습, 전쟁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파괴된 장안문, 수원 학생들의 통일 촉구 거리행진 등 영상의 시작과 끝은 전쟁의 참혹함과 무서움을 알리고 있다. 중간중간 시민의 비참한 모습이 자꾸만 눈에 떠오른다.
 
현재의 수원 모습과는 너무 상반된 모습이다. 불과 70여 년 전 전쟁에 휩쓸린 안타까운 수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당시의 영상과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연합군 경찰과 한국인 아이 모습
연합군 경찰과 한국인 아이 모습
수원역 피난민 모습

수원역 피난민 모습
수원의 학도병 훈련 기념사진(1기수원의 학도병 훈련 기념사진


2부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에서는 수원역에 모여든 피란민의 모습, 수원의 학도 의용대 훈련생들의 모습, 수원에 도착한 맥아더 장군과 파괴된 장안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었다. 상상할 수 없는 당시 전쟁의 파편들이 짙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전쟁을 겪으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수원 시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영상, 사진, 음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정치적 이념 대립을 떠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당시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2층 전시장 전경

2층 전시장 전경
망포동 고대감 집 손녀 고숙자 글망포동 고대감 집 손녀 고숙자 글
근, 현대 수원 이야기근, 현대 수원 이야기


2층 한쪽에는 한국전쟁을 겪었던 수원 시민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글로 펼쳐있다. 예를 들어 보자. 서울 수복 후 돌아오던 미군들이 밥을 주지 않는 마을 사람들을 공산세력으로 오해하여 마을에 불을 지르고 집을 압수 수색을 했던 사건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등 근·현대 수원 이야기가 많았다. 
 
이어서 전쟁 당시 학생 또는 청년들의 인터뷰를 글, 사진, 영상 자료로 볼 수 있다. 전쟁 이후 1990년대까지 수원과 수원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 밖에도 한편에서는 작은 서가, 스탬프 투어, 옛날 교복 체험하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종자·종묘에 대한 설명

종자·종묘에 대한 설명

 
또한 농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종자·종묘에 대한 설명, 부국원 개관과 운영 당시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 부국원은 본래 수원역 앞에서 영업을 시작했는데 1923년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여 옮겨졌다는 설명도 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우리의 삶과 매우 멀게 느껴지는 6·25 때의 전쟁 참사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전시회를 통해 우리 조상들과 지역 사회가 겪어낸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근대문화 공간이란 어떤 곳인지 살펴보고 한국전쟁의 참상까지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이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수원역에서 산책 겸 걷거나 버스로 이동해도 좋다. 전용 주차 공간은 없지만 가까운 곳에 교동 공영주차장이 있어 유료로 주차가 가능하다.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주 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 130
관람 시간 : 화~일요일 9:30~18: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관람료 : 무료
문 의 : 031-228-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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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보훈의 달, 구 부국원,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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