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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능력으로 도움을 주는 통역사가 되고 싶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아주대학교 유학생 추이윈 씨의 수원 생활
2023-06-02 13:50:07최종 업데이트 : 2023-06-02 13:53:56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언어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통역사가 되고 싶다는 추이윈 학생을 아주대학교 도서관에서 만났다.

언어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통역사가 되고 싶다는 추이윈 학생을 아주대학교 도서관에서 만났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활동하는 국제기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후원금 문제가 아닌 의사소통 부재입니다. 언어적 문제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 언어 능력으로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꿈을 꾸고 있습니다. 통역사가 될 계획입니다."

지난 29일 수원 아주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유학생 추이윈(국어국문학과 2학년) 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왔다. 그녀는 공식어인 말레이어,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구사한다.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아 경희대학교 어학당에서 1년간 고급한국어를 배웠고,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불어를 복수 전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독학으로 공부한 한국어 실력은 뛰어났다. K팝을 좋아하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가사와 드라마 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사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유튜브와 한국 드라마로 수준 높은 어휘와 표현을 익혔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대사를 따라 하면서 발음을 교정했어요. <옥탑방 왕세자>, <궁>, <대장금> 등 시대극을 주로 봤는데, 처음에는 한국은 말투가 다 이런가라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어요(웃음). 한국어 자막과 중국어 자막이 같이 나와서 비교하면서 공부하기 좋았어요"라며 "K팝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같이 한국어를 배우자고 의기투합했는데, 다들 포기하고 저만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단어가 조금씩 들리는 게 신기해 공부하다 보니 이제는 사전 없이 드라마, 유튜브도 볼 수 있을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한국어로 말하는데 의사소통이 돼서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존댓말을 잘 몰라서 한국 학생과 친해지기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유학 생활에서 크게 느낀 문화 차이는 높임말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는 높임말이 없다. 그래서 상대에게 실례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친해지기 전에 높임말 때문에 거리가 느껴지고 실수하는 것 같아요. 한국 친구와 가까이 지내고 싶은데, 아는 사이는 많으나 친한 사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학기에는 팀별 과제를 하면서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학기 말에는 밥 먹자고 먼저 권할 예정이에요."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유학생의 날 행사에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을 선보인 추이윈 씨의 모습이다.

지난 5월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유학생의 날 행사에서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을 선보인 추이윈 씨의 모습이다.


전공 수업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추이윈 씨는 "문학 수업이 어려워요. 춘향전, 홍길동전 같은 책을 읽어야 해서 저에게는 도전이에요. 그렇지만 교수님이 친절하시고 연구실에서 따로 가르쳐 주셔서 따라가기 괜찮아요. 팀별 과제를 할 때는 한국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주고요. 유학생만을 위한 별도 수업도 있어서 교수님이 더 쉽게 강의를 해 주시는데, 덕분에 즐겁게 공부하고 있어요."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졸업 후 계획을 물었더니 아프리카 케냐에 가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추이윈 씨는 "케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에게 들었는데, 가장 큰 문제가 언어래요. 돈보다 소통이 안 되서 힘들어한다고 해요. 거기에 가서 통역하면 언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봉사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거라 생각해요. 자원봉사 활동 계획을 세우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추이윈 씨는 10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명절에 보육원과 요양원에 음식을 만들어서 방문했다. 보육원과 요양원에 가서 말벗도 되어주고 게임도 같이하면서 놀았다. 어머니는 주말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보육원에 가서 배드민턴 같은 운동도 가르치고 같이 하고 이야기와 책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추이윈 씨도 그럴 때마다 같이 방문했는데 봉사활동에 의미를 두기보다 친구와 논다는 기분으로 방문했다. 앞으로 진로도 언어로 사람과 사람을 잇고 도움을 주고받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유학생의 날 행사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카야잼 바른 토스트를 판매했다.

유학생의 날 행사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유명한 카야잼 바른 토스트를 판매했다.


그녀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요리를 못해서 아침은 주로 배달 음식과 라면을 먹는다. 학교에 와서는 학생 식당을 이용한다. 수업 후에는 도서관보다 강의실이 있는 건물 로비에서 공부하기를 좋아한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조금만 소리를 내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적당한 소음이 있는 로비가 집중이 더 잘 되어요. 가장 편한 데는 집이고요. 집에서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거나 책을 읽어요."라고 말했다. 

추이윈 씨는 요즘은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틈틈이 시간이 나면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어서 만족하는 아르바이트라고 한다. 가끔 외국인이라고 반말하거나 술에 취해서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야간 근무를 낮 근무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도 친절한 수원 사람이 대부분이라서 참 좋아요. 서툴게 계산해서 시간이 걸려도 불평 한마디 안 하고 기다려 주시는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요. 친절하게 말씀을 해주셔서 따뜻한 도시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시간이 나면 광교호수공원에 산책하러 간다고 한다. 잘 정리된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유학 생활에 활력이 될 에너지가 쌓인다고 말한다. 

그녀는 한국 음식에 거부감이 없이 뭐든 잘 먹는다며 "내장 빼고 수원갈비, 계란찜, 여러 고기 음식을 다 즐겨요. 말레이시아에 있는 한국 식당 음식과 맛이 전혀 다른, 수원에서 먹는 한국 음식이 훨씬 맛있어요"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시간이 날 때는 행궁동에 있는 수원시립미술관을 자주 찾는데, 문화의 날에는 무료 관람이라서 문화의 날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관람을 한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미술관 관람료가 비싼데 한국에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있어서 좋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 도와가며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일조하고 싶은 계획을 세운 그녀의 한국 유학 생활을 응원한다. 
곽기주님의 네임카드

통역, 자원봉사,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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