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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열린 문화공간 '뽈리화랑'에서 힐링하는 시간
옛 초등학교 교실에서 전시회 보고! 초록빛 정원도 걷고!
2023-05-23 10:55:29최종 업데이트 : 2023-05-23 14:59:45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옛 소화초등학교 건물 1층에 자리한 '뽈리화랑(Polly Gallery)'

옛날 소화초등학교 건물 1층에 자리한 '뽈리화랑(Polly Gallery)'


수원 팔달구 정조로 842, '뽈리화랑'이 자리한 이곳을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개다. 북수동 성당, 천주교 수원 성지, 성지 순례지, 옛 소화 초등학교, 등록문화재 제697호까지! 그 이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원의 역사가 있다. 갤러리의 이름인 뽈리는 북수동 성당 4대 주임신부였던 '뽈리 데시데라도' 신부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 이름은 '심응영', 그래서 지금은 자연스레 '심뽈리'라고도 불린다. 재직할 당시 수원 최초의 근대식 건물인 수원 성당이 만들어졌고, 수원 최초로 건립한 소화 초등학교 역시 그가 앞장서 만들었다고. 그래서일까?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소중한 문화재이자 마음의 쉼터가 되어 주는 문화공간이다.

북수동성당, 옛 소화초등학교, 뽈리화랑까지 3곳을 둘러 볼 수 있는 수원의 명소다.

북수동성당, 수원성지 및 뽈리화랑 등 볼 거리가 많은 수원의 명소다.


뽈리화랑을 방문하는 방법은 '북수동 성당'을 찾으면 된다.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성당의 모습이라 들어가기 전 잠시 주춤거리게 된달까. 여행지에서 사찰을 만나게 되면 반가움마저 느끼면서 잠시 들어갔다 나오기도 하는데, 성당이나 교회는 그런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이곳은 성당이기도 하지만 열린 문화공간이 있는 장소다. 문이 열려 있는 시간,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에는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소화 초등학교는 2002년 1월에 영통구 원천동으로 이전하였고, 전시공간이 된 건 2007년부터다. 학교 설립자인 뽈리 신부를 기리기 위해 뽈리화랑이 되었다.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 벽면을 따라 이곳의 역사를 먼저 살펴 보고 들어갈 것!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 벽면을 따라 이곳의 역사를 먼저 살펴 보고 들어갈 것.


갤러리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추억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40대인 나에게 있어 국민학교의 추억이란? 입학할 때는 분명 이름이 국민학교였는데 졸업할 때 갑자기 초등학교가 되어 버린… 이상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담긴 곳이다. 워낙 어릴 때라 의미도 모르고 괜히 투덜댔는데 이제 와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곳도 그러하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수원 최초의 사립 초등학교, 소화 초등학교는 문맹 퇴치와 독립운동의 뜻을 모두 담고 있다. 파리에서 온 신부가 우리나라 초등학교를 건립하는 데 앞장섰다니! 이런저런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1934년에 뽈리 신부가 소화 강습회를 만들어 교육을 시작했지만 6·25전쟁으로 인해 건물이 전소되어 다시 만들게 되었다.

재료와 구조를 살펴 보면 근대건축물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재료와 구조에서 근대건축물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밖에서 봐도 좋지만 전시장 안에서 바라 보는 풍경이 더욱더 멋진 곳!안과 밖에서 모두 보아야 문화공간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지금의 학교 건물은 1954년에 만든 것이다. 전쟁 중이라 자재를 구할 수 없기에 외벽은 돌, 내부는 목재로 지었단다. 그리하여 근대건축물의 특징을 오늘날에도 볼 수 있게 된 것. 한편 바로 옆에 있는 북수동 성당은 1930년대에 만들어져 고딕 건축물의 양식을 보이고 있다. 

여기 오면 수원의 역사를 알 수 있다고 말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성당 지붕에 있는 미카엘 대천사 조형물은 그 시절, 천주교 박해가 너무너무 심하여 천사가 지켜준다는 것을 뜻했다. 옛 소화 초등학교는 한글 공부가 금지된 일제강점기에도 공부하게 하려는 의지가 느껴지는 듯하다. 

눈으로 보면 그저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옛날 건물을 그대로 보존해둔 덕분에 우리들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을 수 있다. 역사적, 건축적, 지역적인 이야기가 담긴 뽈리화랑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문화공간과 쉼터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나무 바닥으로 만들어진 복도를 지나 교실 안으로 들어서면 특별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삐걱삐걱, 나무 바닥으로 만들어진 전시장에서 특별한 풍경을 만나는 시간!


뽈리화랑에서는 5월 24일까지 'YOU & I' 전시가 열린다. 천주교 수원교구 사진가회 동수원 지회에서 개최한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에 빠졌던 지난 시간을 반성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한 시간 동안 이웃과 나, 자연과 나의 관계를 돌아본다.

한 장 한 장 담긴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작가와 함께 그 순간 그곳으로 잠시 여행을 떠난 듯하다. 우리나라에 얼마나 좋은 곳이 많은지 새삼 깨닫게 된달까. 올해부터 곳곳에서 지역 축제가 다시 대면 행사로 열리게 되었는데 이 좋은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많이 다녀봐야겠다.

바깥은 여름! 초록빛 여름을 보며 쉬어가는 시간.

바깥은 여름! 초록빛 풍경을 보며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


교실 전시장에서 과거와 오늘을 여행하는 시간, 뽈리화랑은 전시가 없더라도 꼭 한 번 와볼 만한 곳이다. 활짝 열린 창문 사이로 보이는 초록빛 자연이 한 폭의 그림이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담겨 있는 잔디 내음을 맡고 있노라니 이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문득, YOU & I 전시의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서로 사랑하여라',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연과 나를 사랑하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뽈리화랑 안내>
○위치: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42
○운영시간 : 10:00 ~ 18:00 무료 관람
○문의 : 031-246-8844
○전시 : 'YOU & I' (2023. 5. 18.~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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