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조선 시대 수원 유수, 우리 곁에 오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수원 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테마전’
2023-05-22 10:22:29최종 업데이트 : 2023-05-22 10:28:11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조심태 초상화. 채제공과 함께 정조를 도와 신도시 수원 건설을 이뤘다.

조심태 초상화. 채제공과 함께 정조를 도와 신도시 수원 건설을 이뤘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있다. 사실 우리의 삶은 시간이 조금씩 덧대어 변했지만, 결국 지키고 있는 큰 가치는 그대로다. 과거의 모습이 '날카롭게 혹은 무디게' 변해왔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박물관에 가고 고궁에 간다. 거기서 과거에 말을 건다. 말을 걸면서 당면한 문제를 고민하고, 길을 묻기도 한다. 


정조가 채제공에게 내린 전령. 정조는 수원도호부를 유수부로 승격시키고, 장용외사와 행궁정리사를 겸하게 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정조가 채제공에게 내린 전령. 정조는 수원도호부를 유수부로 승격시키고, 장용외사와 행궁정리사를 겸하게 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수원의 과거에 말을 걸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수원 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테마전 수원 유수 납시오!'다.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5월 19일 부터 8월 6일까지다. 국왕의 전령, 사사로운 편지, 수원 유수의 초상화, 관리들의 부임 그림 등 생생한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 

  전시내용은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수원 유수부 설치 관련 자료다. 정조는 수원도호부를 유수부로 승격시키고, 장용외사와 행궁정리사를 겸하게 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 채제공에게 내린 전령이 있다. 국왕이 내린 문서답게 전령의 글씨나 크기가 자못 위엄이 있다. 벼슬을 하면서 국왕에게 임명장을 받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재제공도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수원 유수의 직책은 정조가 특별히 여긴 자리다. '오직 대신과 무장 중에서 반드시 특지를 내려 직접 임명'한다고 했으니 책임감도 크게 따랐을 것이다. 


정조가 수원 판관에게 보낸 편지. 수원 판관은 종5품의 벼슬이다. 정조는 이렇게 낮은 벼슬아치와 직접 소통할 정도로 수원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정조가 수원 판관에게 보낸 편지. 수원 판관은 종5품의 벼슬이다. 정조는 이렇게 낮은 벼슬아치와 직접 소통할 정도로 수원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정조는 수원 유수에게 판관을 두어 보좌하게 했는데, 이와 관련된 유물도 있다. 정조가 판관에게 보낸 편지다. 수원 판관은 종5품의 벼슬이다. 정조는 이렇게 낮은 벼슬아치와 직접 소통할 정도로 수원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런 관심이 토대가 되어 오늘날 수원의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역대 수원 유수. 수원 유수는 다른 유수들보다 한 품계 높은 정2품의 관직으로 임명했다.

역대 수원 유수. 수원 유수는 다른 유수들보다 한 품계 높은 정2품의 관직으로 임명했다


  3대 수원 유수를 지낸 조심태 자료도 있다. 채제공이 초대 수원 유수로 수원의 기틀을 다졌다면, 조심태는 수원화성 축성을 완성하는 등 수원의 성장과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 더위에 고생하는 조심태에게 정조는 '경처럼 뚱뚱한 사람이 어떻게 견디겠는가'라며 자상한 마음을 전한다.


미디어아트 <평안감사향연도>는 그림을 영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연광정, 부벽루, 대동강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 <평안감사향연도>는 그림을 영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연광정, 부벽루, 대동강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2부는 지방관 부임과 환영 행사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지방관 부임은 본인에게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 지역 백성들도 기대가 큰 행사였다. 특히 조선 시대 관료들에게 지방관 부임은 평생 기억될 만큼 특별한 일이었다. 지금도 이런 특별한 일상은 인증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듯, 조선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림으로 기록을 남겼다. 미디어아트 <평안감사향연도>는 그림을 영상 시각 매체로 표현했다. 감사부임과 화려한 환영 잔치 등이 묘사된 현대식 영상이다. 그림으로 봐도 연광정, 부벽루, 대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짐작할 수 있다. 당대의 인물과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평안감사를 환영하는 그 잔치에 신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 모습이 사실적이다. 


<화성전도> 일부. 수원 유수의 부임 행렬과 군사훈련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장안문 등 성곽의 시설물이 사진으로 찍은 듯 섬세하다.

<화성전도> 일부. 수원 유수의 부임 행렬과 군사훈련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장안문 등 성곽의 시설물이 사진으로 찍은 듯 섬세하다.


  <모당 홍이상 평생도>, <담와 홍계희 평생도> 등에는 지방관 부임 장면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당시 유교 사회에서 양반들이 국왕의 임명장을 받고 지방 관리로 나가는 것은 가문의 남는 영광이다. 


<석지 채용신 평생도>. 채용신의 지방관 부임 관련 장면이다. 아전들과 상견례 하는 모습 등이 있다.

<석지 채용신 평생도>. 채용신의 지방관 부임 관련 장면이다. 아전들과 상견례 하는 모습 등이 있다.


  3부는 수원 유수의 부임과 군사훈련을 주제로 하고 있다. 수원 유수부는 도성 방어를 위해 중요 군사 거점 도시에 설치한 특별 행정 기구다. 따라서 수원 유수는 수원에 주둔한 장용외영의 군사들을 지휘하고 훈련을 주관했다.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화성전도>는 수원 유수의 부임 행렬과 군사훈련 장면 등이 담겨 있다. 화성행궁과 장안문 등 성곽의 시설물이 사진으로 찍은 듯 섬세하다. 군사들의 훈련 장면을 보는 백성들은 군사훈련 장면에 위엄을 느끼면서도 위풍당당한 수원 유수의 부임 행렬을 보고 기대가 컸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채제공 초상화(흑단령포본)와 조심태 초상화(유지초본과 시복본)를 볼 수 있다. 채제공 초상화는 수원화성박물관 소장이고,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조심태 초상화는 처음 공개된다. 이는 수원화성박물관 김세영 학예연구사가 이번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삼성 일가가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수집품('이건희 컬렉션') 속에서 찾아냈다. 채제공과 조심태는 정조를 도와 수원 건설을 이룬 사람이다. 한참 동안 초상화 앞에서 눈 맞춤을 했다. 살아 있는 듯한 눈매를 보니 그들의 집념이 느껴진다. 정조, 채제공, 조심태 이렇게 세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오늘날 수원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원화성 축성 공사 참여자에게 노고를 위로하는 장면. 축성 과정에서 일꾼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위무하는 호궤가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수원 유수 조심태는 이런 행사 전반을 관리하고 지휘했다.

수원화성 축성 공사 참여자에게 노고를 위로하는 장면. 축성 과정에서 일꾼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위무하는 호궤가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수원 유수 조심태는 이런 행사 전반을 관리하고 지휘했다.


  최근 지속 가능한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도시 개념이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누적이다. 무턱대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만 기댈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방은 변방이 아니라, 지역민의 자부심이 드러나는 중심 공간이다. 전시회 관람을 하면서 수원은 태생부터 특별한 도시였음을 느낀다. 21세기 도시의 시대에 수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수원, 수원_유수, 수원화성, 채제공, 정조, 조심태, 평안감사, 화성전도, 윤재열

연관 뉴스


추천 1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