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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감상해야 하는 '현대미술 기획전《Norm(all)》'
수원시립미술관 1, 2, 3전시실에서 8월 20일까지 열려
2023-05-09 10:04:05최종 업데이트 : 2023-05-09 10:57:5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호
강태훈 작가'모한 중력 유모차, 나뭇가지, 100✕215✕120cm-2015

강태훈 작가 '모호한 중력 유모차, 나뭇가지'


봄의 기운이 가득한 5월 4일, 수원행궁 인근에 자리잡은 수원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오는 8월 20일까지 '2023년 현대미술 기획전《Norm(all)》'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방문한 이날 오후 2시부터 전시 작가들이 관람객 대상으로 작품 설명을 한다는 소식에 시간 맞춰 발걸음을 옮겼다. 
 수원시립미술관 전경

수원시립미술관 전경


전시 제목 《Norm(all)》은 '정상적인', '평범한'이라는 뜻의 '노멀(Normall)'과 '모두'를 뜻하는 '올(all)'을 결합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과 '정상 가족'이라는 관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어떠한 형태의 가족이라도 정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며,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그 어는 때보다도 사회가 다변화하는 오늘날, 전시를 통해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타파하고 원흉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전시 작가들은 말한다.

전시실 전경

전시실 전경

 
이번 전시는 정상 가족의 이념이 형성하는 타자화(他者化)된 가족 집단과 이들을 향한 차별을 적시함을 계기로 기획되었다. 전시 공간은 ▲제1부〈지극히 정상적인〉 ▲제2부〈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제3부〈가족을 넘어〉로 구성되었다.  
 
제1부〈지극히 정상적인〉은 정상 가족의 형태와 이념에 반문한다. 제1부 참여 작가는 강태훈, 박영숙, 박혜수, 장영혜이다. 작가들은 작품들을 통해 '정상 가족이란 이데올로기화된 관념이자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사상이지만 명칭만큼 반드시 정상적이지 않다'라는 것을 내세운다. 

강태훈 작가'모한 중력 유모차, 나뭇가지, 100✕215✕120cm-2015

강태훈 작가 '모호한 중력' 유모차, 나뭇가지, 100✕215✕120cm-2015'

 
강태훈 작가는 영상, 설치, 사진 등을 주 매체로 사회 내 지배 이데올로기를 폭로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정치, 이념, 역사, 철학 등 다각적인 시선으로 사회 내부의 문제를 조명한다. '모호한 중력' 작품은 유모차와 수유 용품을 활용해 결혼과 2세에 대한 압박과 사회적으로 일반화된 시선에 자조와 유희로 대응한다.

박혜수 작가의 영상 작품, '이런 YOU 영상 작품'

박혜수 작가의 영상 작품, '이런 YOU 영상 작품'

 
박혜수 작가는 사랑, 시간, 기억 등 사회집단에 내재된 보편적 가치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탐구한다. 그는 관찰과 기록, 설문조사와 같은 방대한 조사, 연구과정을 담은 영상 작품 '이런 YOU' 등을 선보였다.  
 
제2부 전시실 전경

제2부 전시실 전경


제2부〈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는 1전시실에서 전시중이다. 제2부 전시에는 문지영, 이은새, 치명타, 홍민키 작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정상'이라는 단어는 이분법적이다. 명확한 반대 급부를 지닌 이 글자는 정상의 범위에 부합하지 않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비정상으로 정의한다. 정상 가족이 생산하는 타자화된 가족 집단의 삶을 소환한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이들의 모습에서 정상 가족 이념이 차별을 구조화하고 수많은 비정상·비주류 가족을 파생함을 깨닫는다.
이은새 작가' '철봉이 있는 집' 캔버스에 유채, 145.5✕112.1cm-2019

이은새 작가 '철봉이 있는 집' 캔버스에 유채, 145.5✕112.1cm-2019
이은새 작가' '침대 위의 셋' 캔버스에 유채, 45.5✕53cm-2019이은새 작가' '침대 위의 셋' 캔버스에 유채, 45.5✕53cm-2019


이은새 작가는 회화를 매체로 작가 자신의 주변을 비롯한 일상과 온라인에서 목격한 삶의 파편을 포착한다. 때로는 극적이고, 도발적이며 유화적인 상황을 작품으로 연출했다. 자유롭고 감각적인 붓 터치, 흘러넘치는 듯한 물감 등 뜰에 얽매이지 않는 표현기법은 고정된 모습에 갇히지 않는 주체의식을 극대화했다. 그의 '철봉이 있는 집' 등 작품 12점이 전시중이다. 

차명타 작가 '종이 아래' 아크릴락, 수채, 콩태, 51✕36cm(12점)-2022

차명타 작가 '종이 아래' 아크릴락, 수채, 콩태, 51✕36cm(12점)-2022

 
치명타 작가는 사회가 배제하는 소수자에 대한 논제를 중심으로 영상, 도로잉, 회화 작업으로 차별을 공고히 하는 세상의 이면을 폭로한다. '종이 아래'와 '실바니안 패밀리즘'은 사회 곳곳의 문제를 재인식하고, 소수자 관련 작품으로, 혐오와 차별이 없는 공동체를 향한 연대를 제안한다. 작가는 '종이 아래'의 소수자에 대한 작품 '새와 여자', '엄마와 딸'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제3부 〈가족을 넘어〉는 2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제3부 참여 작가로는 안가영, 김용관, eobchaerk 등이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가족을 제시하고 혈연을 넘어선 이종(異種)과의 공존을 도모한다. 나아가 세상의 모든 다양한 가족과 개발자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기를 바라며 예술로서 발언한다.

안가영 작가의 '반려종 허용 테스트'웹 기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20분)

안가영 작가의 '반려종 허용 테스트' 웹 기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20분)

 
안가영 작가는 인간종과 비(非)인간종의 공존에 관한 사유를 토대로 이중과의 공생 방안을 심사숙고하는 작업을 지속한다. '회화 연작'은 가상공간을 반영한 작품으로 현실 세계에서 가상세계로 확장되는 시작을 알린다. '공생의 춤'과 '반려 종의 허용 테스트' 작품에서 인간 중심적 사고를 탈피하여 인간종과 비 인간종 사이의 수평적•횡단적 관계 형성을 제안한다.

또한 혼인이나 혈연, 법이나 제도로 맺어지지 않더라도 서로 돌보고 지지할 수 있는 관계가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미래를 전개한다. 동시에 가족의 의미가 확대되어 다른 종을 포함해 더 많은 존재를 포용하는 세계를 제시한다. '반려종 허용 테스트' 등 5점을 전시하고 있다.
 무지개 조각 작품 전경

무지개 조각 작품 전경


"반원의 무지개를 거울에 비추면, 둥근 원이 되지 않을까요? 거울은 타인을 반사하며 마음에 타인을 품어요" 작가의 설명대로 서로 비추고 함께 원을 그리며 모두가 무지개의 일원이 되는 상상을 했다. 다양한 성 정체성, 성적지향, 다채로운 가족 구성원을 꿈꾸며 만든 작품 '그래픽 연작'이 전시되어 있다.
 
작가의 설명을 들으니 작가의 의도 및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기 수월했다. 또한 작가들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참고한 서적 '가족의 기원', '근대가족의 성립과 증언', '이상한 정상 가족', '바보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고요!', '가족과 통치' 등도 한켠에 전시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현대미술 기획전《Norm(all)》'은 현대사회의 '가족'에 관한 전시를 통해 소외계층과 소수자 등에 대한 넓은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머리보다 마음으로 감상하며 사회적 의미에 참여하고 싶은 전시다. 
 
〈관람 정보〉
○ 현대미술 기획전《Norm(all)》
○ 전시 기간 : 2023년 8월 20까지
○ 전시 장소 : 수원시립미술관 1, 2, 3전시실(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
○ 관람 시간 : 화-일요일(10:00-19:00)
○ 관람료
  - 일반(만19세 이상 65세 미만) : 4,000원
  - 청소년(만 13세 이상만 19세 미만) : 2,000원
  - 어린이(만7세 이상만 13세 미만), 군인 : 1,000원
    ※ 만 7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 문의 : 031-228-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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