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미디어센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GV에 다녀왔어요
공기 같은 돌봄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
2023-05-01 14:02:18최종 업데이트 : 2023-05-08 14:19:28 작성자 : 시민기자   임리나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포스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포스터


지난 4월 28일(금) 오후 7시 <수원미디어센터>의 은하수 홀에서는 다큐멘타리 영화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상영과 함께 이 영화 공동 감독인 박홍열, 윤다은 감독과 평론가 홍은화씨의 사회로 GV가 열렸다.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는 제목 그대로 '마을 방과후 교사'의 이야기이다. 배경이 되는 곳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 있는 성미산 마을의 25년차 공동체 마을이다. '도토리 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교사, 아이, 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곳으로 초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 60여명의 아이들과 5명의 교사가 학교가 끝난 후부터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먹고 놀고 배우는 곳이다. 

현재 한국에서 돌봄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린이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수업은 1시 전후로 끝나게 되고 그 이후부터 맞벌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이 있을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학원 뺑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혹은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초등학교에서 7시까지 돌봄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전에 학원으로 집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영화에 나오는 '도토리 마을'처럼 자생적으로 마을 공동체 '방과후'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고, 그곳에는 '선생님들'이 있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선생님들에게 주목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아이들이 있으니 누군가는 돌봐야 하고 그 돌보는 사람이 '방과후교사'라고만 막연히 생각할 따름이었다. 영화는 이렇게 주목하지 않았던 '마을 방과후 교사'를 카메라로 담고 있었다.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상영회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상영회



영화를 보는 동안 필자는 의문이 생겼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도토리 마을' 공동체가 선생님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보통의 다큐멘타리라면 아이들을 돌보는 이렇게 좋은 마을 방과후가 있다는 것과.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이것을 교육적 대안처럼 방송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왜 이 영화에선 이런 부분을 부각시키지 않았나 궁금했다.

GV때, 박홍열 감독은 필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하고 싶었던 건 우리 사회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소수의 돌봄노동자 '마을 방과후 교사'를 주목하고 싶었고 그들을 호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교사들의 회의 장면이 자주 나온다. 보통 회의라면 하는 사람도 지루한데 남의 회의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회의가 '방과후 교사'의 고민과 노동의 현장을 잘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아이들을 인위적으로 연출하거나 해서 아이들을 도구화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감독의 설명을 들으니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공기처럼 숨어 있는 돌봄노동자들이 많다는 것과 또 아이들은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에도 마을 공동체 방과후가 있다고 한다. 이 날도 그곳의 부모와 아이들이 영화를 보러 왔다. 이런 의미를 가진 마을 공동체가 늘기는 커녕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는 얼마 전에 국회 상영을 했고, 돌봄 노동자에 대한 처우에 대한 개선에 대해서 영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기대한다.
왼쪽부터 박홍열 감독, 황다은 감독, 사회를 맡은 평론가 홍은화

왼쪽부터 박홍열 감독, 황다은 감독, 사회를 맡은 평론가 홍은화

이 영화를 공동 연출한 박홍열, 윤다은 감독은 부부로 아들 둘을 도토리마을 방과후에 8년간 보내고 졸업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의 고충을 잘 모르고 있다가 '여기 있다가는 장가를 못 갈 것 같아요.'라는 말에 현실을 느끼고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마을 방과후 교사는 몇 십년을 일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경력은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금방 떠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영화의 끝도 현실을 반영했다. 논두렁이라는 남자 교사의 퇴사가 결말부분이었고, 그 후 까만 스크린 위에 교사들이 차례로 퇴사했다는 자막이 올라가며 엔딩 크레딧이 나온다.

영화에서는 교사들이 쌀을 씻고, 밥을 안치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장면이 마치 의식처럼 반복되어 나온다. 돌봄과 교육이란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는 누군가가 갓지은 밥냄새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만 같았다. 

'마을 방과후 교사들'이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 그에 맞는 처우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나아가 마을 방과후 교사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고, 감독님들과의 GV였다.

영화 상영과 GV를 진행한 <수원미디어센터>에서는 시민들을 '상영회'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표할 수 있는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미디어센터>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1
전화번호:  031-290-3600
홈페이지: https://www.swmedia.or.kr/
 
임리나님의 네임카드

나는마을방과후교사입니다, 박홍열, 윤다은

연관 뉴스


추천 5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