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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무, 풀과 함께하는 숲의 향연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숲 해설 프로그램
2023-05-03 16:17:56최종 업데이트 : 2023-05-03 16:17:54 작성자 : 시민기자   조창현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입구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입구


올해 5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관람의 문이 열렸다. 수목원 개장에 맞춘듯한 따사로운 날씨에 발걸음마저 산뜻하게 수목원으로 향했다. 수목원으로 걸어들어 가는 길은 꽤나 걸음이 필요했지만, 저 멀리서부터 풍겨오는 초록의 내음, 자연을 불어내는 각종 새 소리와 함께하는 그 길이 썩 운치있었다.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숲해설센터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숲해설센터


오전 관람은 10시부터 시작된다. 최소 5분 전까지 도착해서, 사전에 예약한 명단에 이름을 적고, 해설센터 옆에 위치한 화장실까지 다녀오면서 프로그램 참여 준비를 마쳐본다. 자꾸 반복하고, 또 반복할 것 같지만, 수목원 내에 풍겨오는 풀내음과 평화로운 소리, 자연이 주는 편안함에 젖어드는 기분이 썩 좋았다.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숲해설 시작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숲해설 시작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안내도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안내도


숲 해설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 두 타임으로 진행된다. 전창석 해설사가 진행을 맡은 이날, 오전에는 서편, 오후에는 동편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은 동편과 서편을 합쳐 66,000평 규모다. 이곳은 공식적으로 1986년부터 조성되었다고 기록되었지만, 실상 1907년부터 교육용으로 조성되어 100년 이상된 오래된 식물들이 대거 보존되어 있다.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서편 입구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서편 입구


본격적으로 수목원 서편으로 진입하니, 지나다니는 길 양옆으로 그야말로 초록의 향연이 펼쳐졌다.
수목의 이름을 하나씩 알지 못하는 무지한 나였지만, 그들이 어우러진 모습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꽃, 나무, 풀 어떤 것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여러분의 관심사에 따라서 맞춤 설명을 진행해 드릴까 하는데" 하는 해설사의 안내에 참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 좋아요~" 하며 열린 마음을 보였다. 이에 이날의 관람은 하릴없이 길을 걸으며 보이는 것 그대로를 짚어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루페

참가자가 수목 관찰에 쓰이는 돋보기 '루페'를 보이고 있다.
 

본격 관람을 시작하기 전, '루페'라고 불리는 수목 관찰에 쓰이는 돋보기를 하나씩 빌려볼 수 있었다. 큰 나무, 큰 꽃도 좋지만, 작은 꽃 하나하나, 잎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생리를 살펴보기 위한 해설사의 배려였다. 루페를 목에 메고 세상 편안하고 걱정 없는 발걸음으로 벚나무 잎, 오동나무 꽃, 긴 병꽃풀, 노린재, 봄까치꽃, 병아리꽃나무 등 크고 작은 꽃 잎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긴 병꽃풀을 해설하는 전창석 해설사

긴 병꽃풀을 해설하는 전창석 해설사
"이 작은 꽃 한번 보세요, 루페로 잘 관찰해 보면 얼마나 이쁜지"


땅바닥에 오밀조밀 피어있는 작은 꽃. 필자로서는 평생 관심 없던 이 보랏빛 꽃에 멈춰선 전창석 해설사는, '긴 병꽃풀'의 해설에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참여자들도 이 꽃을 관찰하며 하나 둘 감탄을 자아냈다. 꽃을 이런저런 각도에서 보니 하얗고, 보란색에, 암술과 수술이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 작은 것이 갖춘 아름다움이 참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벚나무의 밀성을 설명하는 전창석 해설사

벚나무의 밀성을 설명하는 전창석 해설사


벚나무 앞에서는 식물이 갖춘 생명력,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신비로운 섭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나뭇잎을 루페로 잘 관찰하니, 잎 윗쪽에 작은 몽우리 같은 것이 있었다. 그 몽우리는 바로 밀성, 꿀이 담긴 곳이었다. "왜 나뭇잎에 꿀이 달려있는가"라는 전 해설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한 답은 바로 '생존'에 있었다. 나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비롯한 양분과 광합성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 광합성을 하는 역할은 초록색을 띈 나뭇잎들이 하게 되는데, 이 나뭇잎에는 항상 진딧물이나 벌레 등 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는 병충해가 자리하기 일수다. 나무 스스로가 그들을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 한계를 극복하고 병충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밀성'의 역할이다. 여기에 담긴 꿀은 개미를 유인한다. 개미는 밀성의 꿀을 향해 오고 가면서 나무에 붙어있는 각종 병충해 또한 그들의 먹이로 가져가면서 나무의 생명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듯 벚나무가 갖춘 신비로운 생명 유지의 방법에서 자연의 조화와 섭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은사시나무를 설명하는 전창석 해설사

은사시나무를 설명하는 전창석 해설사


2시간 가량 이어지는 숲 해설 안에서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식물 이야기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쁜 꽃에 멈춰서서 만난 오동나무 앞에서는 딸을 낳을 때 심어 시집가던 16세에는 장롱을 짜주고, 악기나 관을 짤 만큼 빨리 자란다는 이야기가, 그 이름 때문에 불리기가 살짝 민망하다는 큰개불알꽃이 졸지에 봄까치꽃으로 개명된 이야기, 광대분장을 한 것 같다고 해서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나물,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혀진 불두화 등 재미와 지식이 꽉 찬 시간임에 틀림이 없었다.


민들레 씨 날리기

민들레 씨 날리기


해설 마지막에는 동심으로 돌아가 민들레 씨를 날리면서, 두 시간가량 이어진 숲 해설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사실 이런 공간이 수원에 있는지 그간 알지 못했다. 역사문화도시 수원에 이렇듯 자연까지 살아 숨 쉬니, 그야말로 조화로운 도시라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수목원 관람이었다. 

해설사에 의하면, 올해는 4월이 유난히 갑자기 더워 꽃이 피었다가 많이 지는 바람에, 5월 관람에는 꽃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연은 자연스러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 그 자체를 즐기기에는 일말의 부족함도 없었다. 비행장의 비행기 소리가 꽤 크게 들리기도 했지만, 그때는 잠시 해설을 멈추고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었기에 그 또한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다. 

 

<관람 안내>
●예 약 :수원시홈페이지(http://www.suwon.go.kr)-통합예약-서울대수목원 신청하기를 통해
          사전 예약한 경우에만 입장 가능하다.
          학술 및 자원보전을 위한 공간으로 개별 자율탐방은 허용되지 않는다. 
●운영시간 : 월~금 오전 10:00, 10:30 / 오후 14:00, 14:30
●단체관람상담 : 031-228-4510
●주  차 : 별도 주차장 없음, 가급적 대중교통(88번, 88-1번, 720-2번 : 경기기숙사 하차 도보 약 350m)
●비  용 : 무료

수목원, 산림욕, 서울대학교수원수목원, 숲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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